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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랄라스윗 "밝아진 우리 노래, 들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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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라스윗 박별(왼쪽), 김현아(사진=해피로봇레코드 제공)

 

여성 듀오 랄라스윗(김현아, 박별)의 음악 색깔이 달라졌다. 발랄하고 달콤한 분위기의 사랑 노래를 들려줄 것만 같은 팀명과 달리, 그간 이들이 선보인 멜로디와 노랫말은 꽤 진중한 면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발표한 신곡 '오늘의 날씨'는 이전 곡들과 결이 다른 느낌이다. 건반을 맡고 있는 박별이 직접 만든 멜로디, 그리고 보컬 김현아의 목소리는 한층 밝고 '스윗'해졌다. 비온 뒤 맑게 갠 하늘이 인상적이었던 어느 봄날,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따끈한 신곡을 들고 돌아온 랄라스윗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신곡 소개를 부탁한다.
박별(이하 '박') : '사랑만 하기에도 부족한 봄'을 주제로 한 곡이다. 봄이라는 계절이 짧지 않나. 정작 날씨가 좋은 날도 얼마 되지 않고. 연인들이 사랑만 하기에도 짧은 그 봄에 다투지 말고 행복한 나날을 보냈으면 한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음악 색깔이 확 달라졌다.
박 : 올해 데뷔 8년 차가 됐다. 오래 음악을 할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고, 지금까지 쭉 해왔던 걸 계속하기보다 다양한 음악적 변화를 시도하며 더 성장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

김현아(이하 '김') : 더 많은 분이 음악을 들어주시면 팀의 수명도 길어지고, 해볼 수 있는 것도 늘어날 거라는 생각이다. 작업 방식을 완전히 바꾼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와 다르게 해보려고 이런저런 시도를 해봤다. 그렇게 작년 가을부터 차근차근 곡을 쌓아두었고, 올해 4~5곡 정도를 발표하려고 한다.

-벌써 8년 차라니, 홍대씬 여성 듀오 1세대라고 봐도 되나.
김 : 최고참은 아니지만, 오래 하긴 했다. 뭣도 모르고 대학가요제 나가고 나서 바로 활동을 시작했으니까.

박 : 2008년 대학가요제에 출전하고, 그해 말부터 홍대 클럽씬에 발을 들였다. 그땐 여성 듀오는 드물었다. 옥상달빛 분들이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활동을 시작했었던 걸로 기억한다.

 

-다시 음악 이야기로. 밝은 노래를 하겠다고 다짐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김 : 화창한 날이었다. 차에서 우리 노래를 듣는데 괜히 짜증이 나더라. (웃음). 기분이 우울할 때 들으면 공감이 될 수 있겠지만, 드라이브를 하거나 나들이 갈 때는 축축 처질 수 있겠구나 싶었지. 기분 좋은 사람을 더 기분 좋게 만들 수 있는 것도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능력도 갖추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박 : 간단하게 말하자면, 고인물이 되고 싶지 않았던 거다.

-이번 신곡을 접한 팬들의 반응은 어떤가.
박 : 사실 조금 걱정했다. 지금까지와는 굉장히 다른 변화를 시도한 거라 '변절자'라는 반응도 나올 것 같았다. (웃음). 그런데 생각보다 좋은 댓글이 많아서 놀랐다. 역시 밝고 긍정적인 노래가 지닌 힘이 있는 것 같다.

김 : 저희는 엄청 다르다는 느낌인데, 주위 반응은 꼭 그렇지도 않더라. 우리가 그동안 엄청나게 우울한 노래만 한 팀도 아니긴 하니까.

-'봄 시즌승'을 노린 것 같기도 한데.
박 : 노린 게 맞다. 하하. 제목에 '봄'을 넣을까도 생각했었으니까. '오늘의 날씨는 봄'이라는 구체적인 제목도 나왔는데, 너무 작위적인 것 같다는 생각에 봄은 빼기로 했다.

김 : 날씨에 대한 노래를 만들었으니, 당분간 날씨가 화창했으면 좋겠다. 황사 바람이 불 때 들으면 왠지 이질감이 느껴질 것 같잖아. (미소).

-그동안 계절을 주제로 한 곡을 자주 불렀다. 봄에 듣기 좋은 랄라스윗 노래 3곡을 꼽아달라.
랄라스윗 : 첫 번째는 '말하고 싶은 게 있어(Spring Ver.)'. 고백을 할까 말까 망설이는 순간을 노래한 곡인데, 들어 보시면 봄의 설렘을 느끼실 수 있을 거다. 다음은 '오월'. 밝은 곡은 아닌데, 제목 때문인지 5월에 자주 들어주시더라. 희망을 이야기하는 곡이라 들어 보시면 푸릇푸릇한 이미지가 떠오르실 거다. 마지막으로 '밤의 노래'. 봄에 듣기 가장 좋은 곡이다. 특히, 비가 그친 날 밤에 듣기 좋다.

-신곡 활동 계획이 궁금하다.
박 : 랄라스윗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6월 11일 오후 6시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으로 오시면 저희를 만날 수 있다. 콘서트에 앞서 뷰티풀민트라이프 무대에도 오를 예정이고, 라디오 등 방송 활동도 열심히 할 계획이다.

-그간 꾸준히 공연을 열었는데,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
박 : 2014년 '다녀왔습니다'라는 타이틀의 공연이었다. 당시 슬럼프를 겪어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었는데, 공연에 찾아와 준 관객분들에게 엄청나게 큰 힘을 얻었다. 특히 거제도에서 서울로 올라오셨던 팬이 기억에 남는다. 공연이 끝난 이후 홈페이지에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공연을 보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다는 글을 남겨주셨다. 뿌듯하고 뭉클했던 기억이다.

김 : 난 소극장 공연 때가 기억에 남는다. 무대와 맨 앞에 있는 관객의 거리가 1m밖에 안 되는 곳이었는데, 시작하자마자 우는 분이 있었다. 그분을 보며 저도 왈칵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간신히 참았다. 사실 우리 공연 보면서 눈물을 쏟는 분들이 많다. '우리 다같이 힘내자'고 말은 못 해도 힘든 사람들끼리 같은 공간 안에서 공감과 위로를 얻는 느낌이랄까. 그게 우리 공연의 매력인가 싶기도 하다.

-랄라스윗을 하나의 키워드로 표현하자면.
박 : '위로'라고 표현하고 싶다. 위로와 위안을 줄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게 목표다. 누군가에게 음악으로 힘을 줄 수 있다는 건 기쁜 일이니까. 나 역시 좋아하는 뮤지션들의 노래를 들으며 암울한 시기를 견뎠고.

김 : '공감'이다. 우리가 하는 위로 방식이 '괜찮아 잘될 거야'가 아니라 '나도 지금 그래' 같은 느낌이다. 똑같이 힘든 사람을 보면 위로가 되는 부분이 있지 않나.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랄라스윗 : 우리 노래를 다른 사람과 작업해본 적이 많지 않다. '오늘의 날씨'는 아이오아이 '드림걸스', 제시 '센언니'를 작업한 편곡자 분과 함께 했는데, 전혀 다른 느낌의 곡을 했던 분과 시간을 보내며 많은 걸 배웠다. 앞으로도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번 경험을 계기로 양질의 곡을 들려드릴 테니 기대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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