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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에 관한' 코미디 연극 '옆방에서 혹은 바이브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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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행길 창단 10주년 기념공연…성·성욕을 사랑·행복 관점에서 풀어내

 

극단 행길 창단 10주년 기념해 사라 룰(Sarah Ruhl)의 원작 '옆방에서 혹은 바이브레이터 플레이'를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토니상과 퓰리처상 최종 후보작에 오르는 동시에 미국 외 다양한 문화권에서도 높은 흥행기록을 올려 예술성과 대중성을 두루 겸비한 문제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바이브레이터가 의료용 기구로 발명되어 사용되었다는 역사적 사실에서 소재를 취한다.

1880년대 미국 뉴욕 근교의 기빙스 박사는 진료실을 겸하는 자신의 집에서 전기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하여 자궁과 항문마사지를 함으로써 남녀 히스테리 환자를 치료한다.

기빙스 부인은 옆방인 진료실에서 이루어지는 치료 도중에 들리는 묘한 소리와 환자들의 만족감 사이의 연관관계에 호기심을 느끼게 되고, 남편이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을 바이브레이터 치료로 행복하게 해준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어느날 남편의 남성 환자인 화가 레오에게는 남편에게 느끼지 못하는 로맨틱함을 느끼는 기빙스 부인은 그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레오에게 고백하지만, 오히려 레오는 기빙스 부인의 아기를 보살피는 유모 엘리자베스를 사랑한다고 고백하며 파리로 떠난다.

유모 엘리자베스를 통해 자신이 바라는 행복이 바이브레이터 치료가 아니라 남편과의 (성)관계를 통해서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기빙스 부인은 남편인 기빙스 박사와 진정한 사랑을 위한 소통을 시도하고 기빙스 박사는 그 사랑의 고백을 축복으로 받아들인다.

연극은 짐짓 불쾌하거나 자극적일 수 있는 성과 성욕의 문제를 특유의 감각과 아이디어로 진지하고도 유쾌하게 대면할 수 있도록 한다.

성적 모티브는 대담하지만 그저 야하고 노골적이기만한 '섹스' 코미디가 아닌, '섹스에 관한' 코미디를 지향한다.

위트 있는 대사와 재치 있는 희극적 상황으로 성(性)과 성욕의 문제를 유쾌하게 다루지만, 주제 의식은 진지한 '하이 섹스 코미디'를 표방한다.

인간이라면 그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성과 성욕을 사랑과 행복의 관점에서 풀어내어, 관객으로 하여금 연극이 끝나는 시점에 인간의 존재와 관계에 대해 성찰할 수 있게끔 하는 공연이다.

제38회 서울연극제 공식 선정작이다. 유지수·최진석·김나미·진남수·송영숙·이은지·김동곤이 출연한다. 27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R석 5만원. S석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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