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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식당 열풍' 왜 시청자들은 가짜 현실에 열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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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꿈은 있지만 힘든 노동은 없는 '리얼리티'예능.. 가짜 쇼의 심리학

- 가장 적극적으로 현실을 얘기하지 않는 방송이 '리얼리티' TV 프로그램
- 멋진 휴양지에 내 가게를 낸다? 실제론 불가능한 꿈, 그래도 엿보고 싶다!
- 자영업자들이 공감할 윤식당의 사장, 윤여정.. 하지만 밥벌이의 지겨움은 화면에 없어
- 가짜 현실에 위로받는 시청자들..예능 보는 방식이 바뀌어야 진짜 삶도 바뀔 수 있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7년 4월 25일 (화)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택광 교수 (경희대)

◇ 정관용> 문화비평가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와 함께하는 일상다반사. 우리의 문화적인 현상을 조금만 다른 시각으로 비평하는 그런 시간이죠. 오늘은 최근에 방영되고 있는 TV프로그램 가운데 아주 폭넓은 인기를 끌고 있는 윤식당이라는 프로그램 여러분 아십니까? 여기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 어서 오십시오.

◆ 이택광>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어떤 프로그램이죠?

◆ 이택광> 사실 우리 한국에 있는 예능 프로그램 중에 하나고요. 한국에서 예능이라고 그러면 외국에서는 리얼리티TV 또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리얼리티TV라고 할 수 있는데. 그중에 하나죠.

◇ 정관용> 지금 어디서 방송되죠?

◆ 이택광> 지금은 TVN에서 지금 방송 중이고요. 2017년 3월 24일부터 방영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나영석 PD가 만든. 저도 한두 번 본 적 있네요. 윤여정 씨가 나오죠?

◆ 이택광> 그래서 윤식당이라고.

◇ 정관용> 또 누구누구 나옵니까?

◆ 이택광> 신구 선생님하고 이서진 씨 그리고 정유미 씨 출연을 하고요. 인도네시아 길리라고 하는 섬이라는 섬이 하나 있습니다. 거기 해변에 가서 식당을 열고 한식당이라고 돼 있지만 사실은 퓨전식당이죠. 거기에 주로 불고기 요리를 윤여정 선생이 해서 고객들에게 파는 그런 프로그램입니다. 그러니까 삼시세끼하고 여러 예능 프로그램의 장르가 섞여 있다고 볼 수 있고. 최근에 튀김만두, 만두라면 또 한국의 대표적인 치맥 이런 걸 팔기 시작했죠.

◇ 정관용> 삼시세끼는 연예인들이 어디 외딴 곳에 가서 자기들끼리 식재료 구해서 해 먹는 거고. 이건 음식을 만들어서 아무래도 외국 관광객들에게 파는 거고. 그런 또 변화로군요.

한림대 정관용 교수(좌)와 경희대 이택광교수(우)(사진=시사자키 제작진).

 


◆ 이택광> 길리 섬이 아마 프로그램을 보신 분들 아시겠지만 특히 외국 관광객들로 아주 붐비는 곳입니다. 아주 유명한 곳이고요. 한국에는 별로 안 알려져 있지만 주로 외국 관광객들이죠. 미국이나 유럽에서 온 관광객들이라서. 거기에 한국 불고기 요리를 먹고 굉장히 좋아하는 그런 모습들이 방영이 되죠.

◇ 정관용> 시청률이 상당히 높다면서요.

◆ 이택광> 그렇습니다. 사실 그렇게 기대를 안 했다고 저는 들었는데. 처음에는 6.2% 안 나왔었었어요. 지금은 거의 13.3%이고요. 이건 삼시세끼가 최고 시청률을 찍었을 때가 14.2%였습니다. 벌써 13.4%라면 앞으로 훨씬 더 시청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뜻하죠. 그래서 아마 TVN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1위를 탈환하지 않을까 이런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오늘 이 윤식당이라는 프로그램에 대해서 뭘 얘기하고자 하는 겁니까?

◆ 이택광> 사실 예능프로그램이라는 게 현실과 동 떨어지는 얘기를 하는 거죠. 리얼리티TV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를 하는 프로그램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리얼리티가 아니죠, 사실은.

◆ 이택광> 그렇죠. 리얼리티TV라고 하지만 사실은 리얼리티TV가 아니죠. 이런 프로그램을 왜 시청자들이 좋아하는가. 이게 오늘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고요. 사실 윤식당만 보시더라도 물론 거기에서 한국 시청자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이 다 들어 있습니다. 리얼 프로그램쇼라는 한국 예능의 특징들이 다 녹아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좋아하지 않을 요소가 없지만 거기서 한 번 더 생각을 해 보시면 사실 아무나 그런 인도네시아의 작은 섬에 가서 그런 한식당을 운영할 수 없잖아요.

◇ 정관용> 당연하죠. 돈이 있어야 되고.

◆ 이택광> 운영하고 싶더라도 그렇게 할 수 없잖아요.

◇ 정관용> 또 면밀한 시장조사도 해야 되는 것이고.

◆ 이택광> 그러니까 덜렁 떠나서 거기에다 식당을 열고 거기에서 이렇게 관광객들을 상대로 해서 장사를 해서 돈을 많이 벌고 아니면 또 거기에 정착해서 살고 이런 꿈은 누구나 갖고 있지만 선뜻 실현할 수 없거든요.

◇ 정관용> 이건 전혀 다른 거죠. 저도 이 프로그램 한 번인가 봤는데 거기에서 딱 일주일만 장사한다고 하던대요. 일주일 장사하는 모습을 찍어가지고 쭉 내보낸다면서요. 사실 면밀한 의미로 보면 장사가 아니죠.

◆ 이택광> 그렇죠. 그런데 왜 좋아하냐는 거죠, 시청자들이. 사실 저는 청소년들도 굉장히 저는 좋아한다는 정보를 접했고요. 청소년들이 보면 시청 소감을 많이 남겨놨습니다. 젊은 세대들도 마찬가지고. 중장년층도 좋아하고요. 그런데 이분들 특징이, 대부분 심사평이 정말 저런 곳에 가서 장사를 한번 해 보고 싶다라는 생각. 그리고 또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굉장히 한국 음식을 사랑하는 그런 관광객들의 모습, 외국 관광객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한국 음식에 대한 자부심, 한식에 대한 자부심을 느꼈다, 이렇게 말을 하는 시청평들도 많이 있었어요.

그래서 상당히 저는 왜 그러면 이런 우리가 뻔히 알고 있는 이건 꿈이고 실현 불가능한 것이고 그리고 사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지만 리얼리티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시청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즐겨 볼까, 왜 이 프로그램이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인가이고요. 사실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특징들, 리얼 버라이어티쇼라는 것은 아주 예전부터 구축이 됐는데요. 이게 서양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랑은 다른 것이죠.

◇ 정관용>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리얼리티 프로그램 <빅브라더>(사진=자료사진)

 


◆ 이택광> 서양 리얼리티TV로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네덜란드의 <빅브라더>입니다. 이건 젊은이들을 넣어놓고 한 장소에 집어넣어서 말 그대로 수감입니다, 수감. 감옥처럼 넣어놓고 관찰 카메라를 가지고 그 사람들 행동을 관찰하는 거예요. 그게 전문가들이 나와서 거기에 대한 논평을 하고 이 사람들이 왜 이렇게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분석을 하고 이런 즐거움을 주는 것이었다면 한국의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이런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훨씬 더 약간 엔터테인먼트를 집어넣은 거죠.

그래서 직접 가는 겁니다. 갇혀 있는 게 아니라. 그런데 이 윤식당 같은 것을 보시면 가기는 갔지만 어쨌든 그 안에 섬에 갇혀 있는 거잖아요, 갇혀 있고. 거기에서 윤여정 선생님이 요리를 하는데 요리를 굉장히 열심히 하시죠, 보면. 옆에서 이서진 씨와 또 신구 선생님과 정유미 씨가 돕고 있습니다. 그런 단란한 모습들이 보여줘요. 그래서 저는 여기에서 한 네 가지 정도를 지목해 볼 수 있다고 봅니다. 왜 시청자들이 윤식당을 좋아하는지요. 당연 리얼 버라이어티 쇼니까 좋아한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안에 요소가 있습니다.

첫 번째가 '해외로 자유롭게 가서 거기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라는 코스모폴리탄이 있어요. 한국에 머물지 않고 자유롭게 어딘가를 가서 정착할 수 있다는 코스모폴리타니즘이 있고.

◇ 정관용> 배경이 일단 외국이다.

◆ 이택광> 외국이고 굉장히 아름다운 파라다이스죠, 낙원이고. 두 번째가.

◇ 정관용> 나영석 PD의 꽃보다 할배.

◆ 이택광> 다 섞여 있죠.

◇ 정관용> 그런 데서 입증됐던 바죠. 아름다운 곳을 여행하는 것.

◆ 이택광> 사실 네 분, 정유미 씨를 빼고는 세 분 다가 그 전 프로그램에 나왔던 분들이잖아요.

◇ 정관용> 거기 출신들이죠.

◆ 이택광> 그래서 그걸 가지고 복합적 삼시세끼라는 다른 장르의 특징을 녹이는 건데. 그래서 하니까 엉뚱한 게 나온다고 보는데 하나가 코스모폴리탄이라고 하면 하나 재미있는 게 민족주의죠. 한식을 팔거든요.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인기를 끈 요소가 처음에는 아주 조마조마, 1회에 보시면 조마조마 그 메뉴들을 고르고 연습하고 또 과연 고객들이 좋아할까, 말까 이런 걸 논의하는 장면이 나와요. 정말 조마조마한 마음에서 첫 요리를 해서 내놓는데 첫 번째 손님이 정말 맛있게 먹습니다. 심지어는 와서 김치 있느냐고 막 그래요. 돌발상황이죠. 거기에서 오는 한식에 대한 자부심, 이건 민족주의라고 볼 수 있잖아요.

이게 뭘 보여주냐고 그러면 사실 한국에서 보면 코스모폴리타니즘은 민족주의하고 대립하는 거 같죠, 우리 사회에서 보면. 예를 들면 예전에 그런 말 있지 않습니까? 밥 한 공기값보다 더 비싼 커피를 마시면서 이렇게 어떻게 보면 돈을 낭비한다, 이런 식의 이야기들이 있는데 즉, 그런 이야기들 속에 들어 있는 게 코스모폴리타니즘에 대한 민족주의에 들어 있는 불편한 시각이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이러니하게도 이 두 개가 굉장히 조화롭게. 사실은 보니까 전혀 충돌하지 않고 잘 어울려 있는 거죠. 그쪽에 가는 것과 민족주의적인 어떤 그런 것들이 어울려가지고 같은 공존하고 있다는 것.

◇ 정관용> 너무 과잉해석하시는 거 아니에요?

◆ 이택광> 그런데 그 두 개가 충돌을 일으키지 않잖아요.

◇ 정관용> 인도네시아 어떤 섬에 가서 식당 차려서 한식을 판다, 그걸로 민족주의?

◆ 이택광> 그런데 그게 이론적으로 맞는 이유가 사실 민족주의가 있어야지만 코스모폴리타니즘이 가능해집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더 어려워져요. 그냥 쉽게 간단하게 볼 수 없어요?

◆ 이택광> 쉽게 말해서 국경을 넘어가는 이야기죠. 국경을 넘어가서 내가 자유롭게 살고 싶은 욕망이 우리 젊은 세대한테는 다 가지고 있죠. 장년층들은 모르겠어요. 하지만 지금 젊은 세대들이 큰 꿈은 해외를 자유롭게 그렇게 여행하면서 사는 것이죠.

◇ 정관용> 맞아요. 그리고 어디 치앙마이 이런 데 가서 커피숍이나 이런 생각을 하는 게 많이 있습니다.

◆ 이택광> 많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생각들이 코스모폴리탄적인 생각이죠. 왜냐하면 내가 국경을 넘어가서 자유롭게 살고 싶으니까 코스모폴리탄이 되죠.

◇ 정관용> 자유를 동경하는 거 아니에요?

◆ 이택광> 코스모폴리탄, 코스모폴리탄 하니까 거창하게 들리는데 코스모폴리탄이 그런 거죠. 이 우주를 배회하며 사는 존재이기 때문에 칸트 같은 철학자가 나오니까 어려울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경계를 넘어가서 자유롭게 살고 싶잖아요. 쉽게 말해서 글로벌 인재가 되고 싶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글로벌 인재가 되기 위해서 뭐가 필요합니까? 이걸 보여주는 거죠, 이 프로그램이. 바로 한식이라는 우리의 정체성. 나의 정체성이 있어야지 된다는 거죠. 바로 그 연관성을 보여준다는 거죠.

tvN<윤식당(사진=화면>

 


◇ 정관용> 가장 한국적인 것이 한국 세계적이다?

◆ 이택광> 그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그 두 개가 공존한다는 걸 보여준다는 거죠. 그런데 저는 사실 이 두 가지는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꿈이에요, 이건. 이건 실현이 되기가 굉장히 어려운 또는 우리의 존재를 부정하고 있는 정체성이기 때문에 꿈에 가까운 것이죠.

◇ 정관용> 하지만 맞는 말이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고 이런 전략으로 열심히 노력했을 때 성공한 경우들이 생기는 거고.

◆ 이택광> 그게 '노오력'이잖아요. '노오력'을 하라는 것이 결국은 코스모폴리탄이 되라는 건데. 그런데 저는 이런 꿈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에, 이 프로그램에 있는 반면에 또 하나 우리를 붙잡고 있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고 봅니다. 그것이 뭐냐 하면 바로 노동이죠. 그런데 이 노동이 여기에서는 아름답게 그려집니다, 굉장히 아름답게. 윤여정 선생님이 요리사를 하시죠. 사장임과 동시에 요리사입니다. 자영업자이자 동시에 요리를 하는 그러니까 지금 한국에 가장 많은 경제적인 포지션이 자영업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자영업자분들이 봤을 때 상당히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굉장히 열심히 일을 하시죠.

그런데 그 일을 하는 것이 본인이 지금 현재 한국에서 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굉장히 아름답게 그려지는 거예요. 물론 굉장히 열심히 하시지만 그 노동의 어떤 진실이 드러날 쯤 되면 갑자기 카메라가 드론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서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아름다운 섬의 전경을 보여줘요. 그러면서 힐링이 되는 거죠. 그래서 노동이 표현되지만 아름답게 표현된다는 거죠.

◇ 정관용> 식당노동의 힘듦, 그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 이택광> 감춰주는 거죠.

◇ 정관용> 하긴 또 이분들도 딱 일주일만 할 텐데 뭐 그렇게 힘들게 하겠어요? 안 그렇습니까? 또 옆에 스태프들이 많이 도와줄 거고요.

◆ 이택광> 그렇죠. 그건 현실이죠. 그건 또 다른 노동인데 그것과는 좀 다르게 시청자들이 보는 분들은 그걸 잘 모르잖아요.

◇ 정관용> 아주 재미있게 요리하는 잠깐 하는 모습 나오고 그다음에 풍경이 나오고.

◆ 이택광> 그건 약간 삐딱하게 보시면 그런 거고 일단은 보시는 분들은 동감을 하면서 동질감을 느끼면서 보는 겁니다. 윤여정 선생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거죠, 시청자들이. 그래서 정말, 힘들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는데. 그 힘듦이 어떻습니까? 드론 촬영을 통해 아름다운 풍경을 통해서 감춰지게 되는 거예요. 힐링이 되는 거죠. 그러면서 나도 저런 데서 일을 해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노동의 도피가 구현이 돼 있죠. 물론 이것은 진짜 노동의 현실을 감춘다는 효과가 또 있습니다. 어두운 측면이 있는 거죠. 그다음에 마지막으로는 그분들이 모여서 거기에서 오손도손 아주 티격태격하기도 하지만 아주 조화롭게 어울려서 자기 역할들을, 자기 소임들을 다 하는 그런 굉장히 아름다운 공동체가 있는 거죠.

◇ 정관용> 출연자 4명의 공동체.

◆ 이택광> 가족일 수도 있고. 이 두 가지는 사실 우리 현실에서 우리들이 꼭 필요로 하는 것들이잖아요. 그걸 보고 있는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그래서 그런 꿈이 있고 그런 현실이 있을 때 그 현실 역시 굉장히 아름답게 그려지는, 이런 모습이 보여지는 거죠. 하지만 이제 현실로 돌아와서 생각해 보면 비딱하게 본다면 말씀하셨던 것처럼 이건 다 가짜입니다. 우리 현실과는 관계없는. 여기에서 질문이 나오는 거죠. 왜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는 그걸 모르고 이걸 보고 있을까. 과거 같으면.

◇ 정관용> 다 쇼라는 거 알죠.

◆ 이택광> 그렇죠. 그러니까 쇼라는 것을 밝혀주면 시청자들이 안 볼 거다라고 예전에는 생각했다면 지금은 이분들이 쇼라는 걸 알면서 본다는 겁니다. 이 심리가 뭐냐는 거죠. 당연히 재미있으니까라고 말씀을 하실 거예요. 이때 이 재미있으니까라고 말씀을 하실 때 이 상태가 뭐냐, 이게 바로 현실에서 우리가 왜 세상을 바꾸기가 힘든가 하고 생각을 해 보게 만드는 그런 상태거든요. 일종의 체념일 수도 있고. 허무주의일 수도 있고 또는 냉소주의일 수도 있고, 또는 탈정치일 수도 있고. 이런 것들이 예능 프로그램을 즐기는 감정 속에 들어 있는 겁니다.

사실 현실을 똑바로 보고 현실에 있는 문제점들을 개선해 나가는 방향으로 우리가 의지를 모으자라고 한다면 이런 프로그램을 아예 처음부터 만들지 않았겠죠. 다른 프로그램을 보겠죠. 아니면 이런 시사자키를 열심히 들으신다거나.

◇ 정관용> 이런 시사프로그램도 듣고 윤식당도 볼 수 있는 거 아니에요? 지금 이택광 교수가 굉장히 위험한 발언을 했기 때문에. 왜냐하면 윤식당을 보는 청년들이 당신들은 체념, 허무, 냉소, 탈정치요라고 말한 거 아니에요?

◆ 이택광> 그렇게 오해를 하시면 안 되고요. 그런 마음이 들어 있는, 그러니까 이런 시사프로그램을 들으시면서도 윤식당을 보는 것처럼 생각하실 거라는 거죠. 내가 이걸 듣고 열심히 하지만 세상이 뭘 바뀔까라고 생각한다는 거예요. 제가 오늘도 지금 택시를 탈 일이 있어서 택시를 타고 어디를 이동을 하고 있었는데. 거기에 있는 기사 선생님이 재미있는 말씀을 하셨어요. 이분은 평소에 신문을 많이 읽으시고 이런 프로그램을 많이 들으시고 그러면서 나름대로 의식이 있는 그런 발언을 많이 하셨는데. 기사 선생님 말씀이 나는 우리 기사조합에 가면 왕따야라고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 정관용> 왜요?

◆ 이택광> 바른 소리만 한다는 거죠. 그러면 다른 분들이 야, 왜 세상을 그렇게 비딱하게 봐냐. 좀 바로 봐라, 정상적으로 봐라 이런 얘기를 한데요. 저는 이걸 왜 말씀드리냐 하면 사실 우리가 뭔가를 즐기는 방식들을 바꾸지 않으면 사실 우리 자신을 바꿀 수가 없고요. 우리 자신들을 바꾸지 않으면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는 겁니다. 우리가 이런 예능프로그램을 보면서 즐기는 그런 방식들. 저는 물론 예능프로그램을 보지 말아라고 말씀드리는 게 아니라 이런 프로그램을 보는 방식을 바꿔야지만 세상도 바뀔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하는 거고요.

그래서 그게 저는 비평의 역할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여기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예능이라는 프로그램이 아무리 현실을 감추고 싶더라도 현실을 드러낸다는 겁니다. 윤식당만 하더라도 그 아름다운 장소에 가서 처음에는 멋진 장면을 찍으려고 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런데 뜻하지 않게 거기 철거를 당해요. 그런 장면들이 막 나오고 그래요.

◇ 정관용> 그 얘기는 다음 주에 좀 더 이어서 하죠.

◆ 이택광>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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