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기술 개발·규제 당국 설득 등 난제 산적"실리콘 밸리에만 '플라잉 카' 개발 기업 6개, 에어버스·우버 등도 곧 시험비행 계획 집 마당으로 나가서 자동차를 타고 곧바로 하늘을 날아가고 싶은 꿈은 더는 공상 과학의 영역이 아닐 수 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불리는 개인 항공기의 첫 프로토타입(원형)이 모습을 드러냈다.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가 미래 기술 개발을 위해 설립한 X 랩이 후원하는 '키티호크'라는 작은 스타트업이 최근 미 캘리포니아주의 한 호수에서 1인승 플라잉 카 원형의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들이 24일 보도했다.
키티호크의 우주항공 엔지니어인 캐머런 로버트슨이 직접 조종한 이 플라잉 카 원형은 8개의 소형 프로펠러를 통해 수직 이착륙을 할 수 있고 자동차의 운전대와 같은 컨트롤러로 방향을 틀거나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호수 위 15피트 상공을 돌며 5분간 비행을 마친 키티호크 플라이어는 안전하게 착륙장으로 되돌아 왔다.
래리 페이지는 이 비행이 끝난 후 성명을 통해 "우리 모두 손쉽게 날고 싶은 꿈이 있다"며 "나는 언젠가 내 키티호크 플라이어를 타고 빠르고 쉽게 개인 비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키티호크는 아직 이 개인용 항공기의 가격을 책정하지는 않았지만, 시범 운행 등록을 위해 100달러(11만 원)를 내면 연말께 시범 운행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책정될 가격에서 2천 달러를 할인받을 수 있는 특혜를 줄 예정이라고 NYT는 전했다.
이들은 조종사 면허가 필요 없는 초경량항공기 운항이라는 미 연방항공청의 특수 규정하에서 레크리에이션 비행으로 시범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꿈은 구글과 키티호크만 꾸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실리콘밸리에만 비슷한 유형의 개인 항공기를 개발 중인 스타트업이 6개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프랑스에 본사를 둔 에어버스는 지난달 제네바 국제모터쇼에서 수직이착륙 기술을 이용해 지상과 공중에서 운행할 수 있는 '팝업'을 개발 중이라고 공개했고, 연말 이전에 시험비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두바이 정부도 중국 기업인 '이행'과 제휴해 올해 7월 자율비행 택시를 시험 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우버 역시 25일 개최되는 댈러스 콘퍼런스에서 '도시의 기동성에 대한 미래 비전' 프로젝트로 비행 택시에 대한 개발 계획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대 관건은 정부의 규제다.
드론에 대해서도 아직 명확한 규제 조항을 설정하지 못하고 있는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인간이 직접 타고 날아다니는 개인용 소형 항공기에 대해 얼마나 우려하고 있을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NYT는 "드론 상용화에 대해서도 엄청난 저항이 존재하고 있다"면서 "개인용 항공기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국가의 완전히 새로운 항공교통 제어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년 전부터 무인 항공기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비행 물질을 관리하기 위한 항공교통관제 시스템 개발을 시작했다. NASA의 한 직원은 NYT 인터뷰에서 "2019년에는 시스템의 시험 가동이 이뤄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구글의 한 관계자는 "규제 당국의 우려는 합리적이며, 새로운 기술이 어떻게 사회의 미래를 형성할 것인지 이해하기 위해 모두가 협력해야 한다"며 "미 연방항공청과 지속적인 대화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술적인 문제도 적지 않다.
우선 소음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그리고 하늘을 나는 소형 항공기의 무게와 기능에 부합하는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큰 문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안전 문제가 가장 크다.
MIT 대학의 컴퓨터 과학 및 인공지능 연구소의 존 레오너드 박사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일반 차량은 긴급 상황 시 갓길로 급히 주차할 수 있지만, 비행 차량은 그것이 불가능하다"며 "실리콘 밸리는 매우 똑똑한 사람들로 가득 차 있지만, 항상 이들이 물리의 법칙을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중력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의 무서운 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