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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북풍·색깔론에 격화되는 文-安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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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지지율 격차 더 벌어지는 기제될지 주목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22일 부산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롯데 응원문화의 상징인 비닐봉지를 쓴 뒤 미소짓고 있다. 박종민기자

 

19대 대통령 선거를 16일 앞두고 과거 참여정부가 유엔(UN)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전에 북한 측 반응을 먼저 타진했다는 정황이 담긴 일명 '송민순 메모지'를 둘러싸고 각 후보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표결 기권 결정은 이미 내려졌고, 해당 결정이 '주권 사항'임을 북에 알렸을 뿐이라는 입장인 반면, 문 후보를 바짝 뒤쫓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과 범보수 진영에서는 문 후보가 '역색깔론'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역공했다.

특히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를 자처한 안 후보 측은 문 후보가 계속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고 있다며 '신(新)색깔론'에 바짝 불을 당기는 모양새다.

안 후보는 21일 부산 유세에서 "(문재인 후보가) 직접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민주당에서는 이를 안보장사, 색깔론이라고 비판하는데 이 문제는 지도자의 정직성에 대한 부분"이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22일 봉하마을을 찾은 자리에서는 "안보 정책 검증 철저히 하되 안보를 선거에 이용해서는 안된다. 진흙탕 경쟁이 아니라 비전과 정책이 경쟁하는 선거가 돼야한다"며 색깔론 공세를 비껴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대신 공격수들을 총출동시켜 문 후보의 안보관을 흔들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에서 생선을 들어보고 있다. (안철수 캠프 제공) 이한형기자

 


안 후보 선대위의 양순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문 후보는 '왜 거짓말을 하느냐'는 송 전 장관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 책임을 묻겠다'고 겁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 후보는 '제2의 NLL 북풍 공작 사건'이라며 오히려 역(逆)색깔론을 들고 나왔는데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문 후보의 역색깔론이 바로 낡은 구태다. 송민순 전 장관의 고언을 경청하고 진실을 밝혀 달라"고 공세의 고삐를 바짝 조였다.

손금주 수석대변인 역시 "(문 후보 측) 박광온 공보단장은 진실을 밝히라는 안 후보의 요구를 색깔론으로 뒤집어씌웠다"며 "어떻게든 존재감을 회복하려 혈안인 홍준표 후보와, 홍 후보가 안 후보의 표를 뺏어가기를 바라는 문 후보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반면 문 후보는 전날에 이어 22일에도 김대중 정신을 언급하며 안 후보 측의 북한인권결의안 진실규명 요구를 색깔론으로 규정했다.

문 후보는 이날 부산 서면의 한 백화점 앞 유세에서 자신과 같은 부산 출신으로 부산을 다녀간 국민의당 안 후보를 직접 겨냥했다.

문 후보는 "선거 때가 되니 또 색깔론, 종북몰이를 하는데 지긋지긋하지 않냐"며 "여권 후보들에게는 선거 때마다 도지는 고질병이라고 치더라도 야당 후보까지 색깔론에 가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 손으로는 김대중 정신을 말하면서 호남표를 받고자 하고, 다른 손으로는 색깔론으로 보수표를 받고자하는 후보를 믿을 수 있겠나"라고 반문하며 "이번 대선은 준비된 국정운영 세력과 불안한 세력 간의 대결이다. 국회의원이 40명도 안 되는 미니정당은 연정을 하든 협치를 하든 몸통이 아니라 꼬리밖에 안 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대표인 추미애 상임선대위원장도 이날 전주를 찾아 "정치도 양심을 가지고 해야 한다"며 "민주당을 걷어차고 나가신 어떤 대표는 자신이 DJ 적자라고 하면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장 피해를 보았던 지역주의와 종북몰이를 하고 있다"고 안 후보와 박지원 대표를 정조준했다.

추 상임선대위원장은 "과연 김기춘과 박근혜가 했던 짓을 안철수 후보가 한다면 우리 호남이 용납 할 수 있냐"며 "안보관이 확실한 대통령한테 북한이 주적이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볶아대는 박지원, 안철수야 말로 DJ 적자라고 할 수 없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에 따라 23일 열리는 두번째 스탠딩 토론회에서는 지난 19일 열린 첫번째 토론회에 이어, 문 후보와 안 후보를 포함한 나머지 후보들 간의 대북인권결의안 '진실론'을 둘러싼 뜨거운 공방이 예상된다.

또 안 후보가 "북한은 우리의 주적이 맞다"고 거듭 강조한 만큼, "대통령이 말한 사안은 아니다"라고 맞선 문 후보와의 2라운드 격전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이날 토론회 주제가 외교·안보 등을 포함한 '정치' 분야여서, '주적', '국가보안법', '송민순 메모'를 둘러싸고 선두를 달리는 문 후보와 안 후보는 건곤일척의 승부를 버릴 것으로 보인다.

'색깔론'이 어느 후보에게 유리한 지는 현재까지 다소 견해가 갈린다.

하지만 여론조사전문업체 갤럽이 첫번째 스탠딩 토론회 날을 포함한 지난 18일~20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지율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25%)에서 문 후보(41%)는 안 후보(30%)를 11%p 차이로 따돌리며 격차를 벌렸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안 후보 입장에서는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색깔론' 프레임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을 어떤 방식으로 극복하며 문 후보의 안보론을 공격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과제를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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