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늦은 오후, 평소 여장(女裝) 취미가 있던 A(24) 씨는 이날도 치마와 후드티 차림으로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러던 중 호기심에 이끌려 은평구에 위치한 B 여고로 들어갔다.
복도를 거쳐 회관까지 들어간 A 씨는 짜릿함을 느꼈고, 급기야 여고 화장실까지 들어갔다.
A 씨의 행세를 본 여학생들이 수상하다며 웅성거리자 위기를 인식한 그는 부랴부랴 학교를 빠져나왔다.
신고를 받고 순찰차가 출동하자 A 씨는 도주하던 중 골목에서 다시 남성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하지만 며칠 뒤,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도주경로를 파악한 경찰에 끝내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건조물 침입 혐의로 A 씨를 불구속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조사에서 A 씨는 "여장을 하고 돌아다니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마침 여고가 보여 나를 알아보는 사람 있을까 해서 들어갔다"면서 "앞으로 병원치료를 받을 생각이다"라고 진술했다.
해당 사건 이후, B 여고에는 허술한 출입관리를 지적하는 학부모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