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3주기 기억식이 진행되는 안산 세월호참사 합동분향소 (사진= 구민주 기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3년이 된 16일 오후 '기억식'이 열린 경기 안산에는 노란 물결이 일었다.
한 손에는 노란색 꽃을 심은 화분과 한 손에는 노란 풍선을 든 시민들이 안산 시내 곳곳을 행진 한 후 합동분향소로 모였다.
합동분향소를 향한 추모객들의 발길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4.16 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안산 합동분향소 앞에서 1만여 명의 시민이 모인 가운데 '기억식'을 진행했다.
이날 기억식에는 대선 주자인 문재인,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후보와 함께 남경필 경기도지사, 제종길 안산시장, 이재정 경기교육감 등도 참석했다.
기억식은 오후 3시 안산시 전역에 울린 추모 사이렌에 맞춰 묵상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후 "잊지 않을게. 끝까지 함께 할게"라고 외치는 지난 3년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나오자 시민들은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세월호 3주기 기억식이 열리는 안산 세월호참사 합동분향소 (사진= 구민주 기자)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은 "잊을 수 없는 4월 16일이다. 저희 가족들과 함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만들기에 함께 해 준 국민여러분께 감사하다"며 "이 자리까지 함께해 주신 분들이 있었기에 세월호가 마침내 뭍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그러면서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책임자를 처벌하고, 안전에 대한 국가적 개선이 이뤄질 때 참사로부터 회복될 수 있다"면서 "어둠은 빛을,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우리는 서로의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4명의 대선 주자들도 미수습자의 수습과 진실 규명,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입을 모았다.
안산에 4.16 안전공원을 만들기 위한 유가족들의 호소도 이어졌다.
세월호 3주기 기억식이 열리는 안산 세월호참사 합동분향소 (사진= 구민주 기자)
유가족들은 영상을 통해 안전공원 추진 과정을 보여주고 "아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4.16 안전공원을 만들어 온 국민이 안산에 꼭 한번 와보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 달라"며 "유가족들의 욕심이라 생각하지 말고, 애들이 어떻게 커왔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달라"고 했다.
전 위원장은 "안전공원 건립을 통해 안산이 안전교육의 도시로 국민권리 회복의 시사점이 될 것"이라며 "안산이 기나긴 슬픔을 지나 새로운 회복으로 지실을 찾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이루는 시발점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 함민복 시인의 시 낭송과 시민과 함께하는 뮤지컬 배우들, 노래패 우리나라, 가수 안치환의 추모 노래가 합동분향소에 울려퍼졌다.
3년 만에 화창한 추모일을 맞은 이 날 추모객들은 미수습자 귀환을 기원하며 진상규명과 함께 안전사회로의 진전이 이뤄지길 바랐다.
이날 기억식을 찾은 김지민(40‧여)씨는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라 마음이 많이 아프고 위로가 돼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진상규명되고 책임자들이 처벌받고 하는 게 돌아가신 분들과 가족에게 큰 위로가 아니겠나. 다시는 이런 일이 안생겼으면 좋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서울에서 온 한 50대 남성은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 녹아서 조금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회가 움직여야 되지 않겠냐"며 "다만 좀 늦더라도 그 안에 있어서 3년을 기다린 부모에게 돌아오길 바랄뿐이다"고 말했다.
기억식에 앞서 오후 1시부터는 참가자들이 꽃화분과 노란손수건, 손 팻말을 들고 안산 중앙역과 안산역, 와동체육공원 등에서 합동분향소까지 걷는 '안산 봄길행진'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