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와 한국기자협회가 공동으로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 가진‘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통신 기본료를 폐지하면 통신사들은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이는 중소 판매점들에겐 직격탄이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유통시장이 더 어려워진다"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가계통신비 절감 대책의 공약으로 내건 '통신 기본료 폐지'에 대해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DMA)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KMDA는 1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 후보의 기본료 폐지 공약은 "현실성 없는 포퓰리즘 공약"이라면서 "만약 현실화된다면 요금제 조정으로 소비자들은 역으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문 후보는 지난 11일 "매달 1만 1000원씩 내는 기본료를 완전 폐지해 기업에 들어가는 돈을 어르신과 사회 취약계층에 다시 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3사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기본료 월정액 1만 1000원을 일률적으로 인하하면 이통3사의 영업이익 감소액은 2014년 기준 약 7조 5000억원이다. 이를 그간 영업이익에서 빼보면 기본료 폐지로 인한 적자 규모는 최대 5조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KDMA에 앞서 알뜰폰 업계도 기본료 폐지는 실현 불가능하고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을 고사시킬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노충관 KDMA 사무총장은 "(기본료 폐지는) 실효성이 없어 폐기된 사항인데다 자칫하면 포퓰리즘으로 공격당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면서 "통신사들이 상당한 영업이익을 내지만 실행되면 즉각적인 통신사 영업익 감소가 나올 것이고,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역으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것보단 저렴한 데이터 요금제를 활성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요금 감면 효과를 통신사에 요구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창직 알뜰폰협회 사무국장은 "만약 문 후보의 공약이 현실화되면 기본료 폐지의 주 대상이 되는 2G와 3G에 집중되기 때문에 알뜰폰 업체들의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면서 "알뜰폰 고객의 80% 정도는 2G와 3G 고객"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KDMA는 "스마트폰 소매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 청년들의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지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일선 휴대전화 대리점이나 판매점 등 통신 기기 소매업을 중기업종 지정 시 현재 휴대폰 소매업에서 6만명으로 축소된 고용인원을 12만명을 늘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자랜드나 하이마트, 홈쇼핑 6개사 등 대기업이 휴대폰 판매 시장에 진출하면서 휴대폰 소매업에서 청년 일자리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게 KDMA 측 설명이다.
또 대리점‧판매점에서 일하던 청년이 대거 대기업 유통망으로 넘어갔지만, 계약직을 전전하는 등 고용의 질은 더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KDMA측은 소비자 서비스 만족도도 대기업 유통망보다 대리점, 판매점이 더 높다고 강조했다.
박희정 KDMA 연구기획실장은 "서울시와 휴대전화 소매업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매장 만족도는 대기업 유통점이 높았으나 상담 만족도나 친절도, 사후 관리 등에서는 대리점과 판매점이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KDMA는 지난달 15일 동반성장위원회에 통신 기기 소매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신청했다.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합의를 통해 특정 분야에서 대기업의 진출을 제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