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가기 위해 인천 남동경찰서를 나서는 피의자 모습. (사진=자료사진)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초등학교 2학년 여학생을 유괴해 살해한 10대 소녀가 조현병(정신분열증)으로 최근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A(17)양의 단독범행으로 결론짓고 이번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살인 및 시신유기 혐의로 구속한 A양을 이번주 6~7일쯤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A양은 지난달 29일 낮에 인천시 연수구의 한 공원 내 놀이터에서 휴대전화를 빌리려던 B(8)양을 유괴해 인근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살해한 뒤 시신을 아파트 옥상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A양의 병원 진료 기록을 확인한 결과, 최근까지 우울증과 조현병으로 주기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나 입원한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양은 우울증으로 치료받다가 질환이 악화해 조현병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아파트 엘리베이터 CCTV 화면을 토대로 이번 사건을 A양의 단독범행으로 결론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공범이 확인된 게 없어, 단독범행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이 확보한 CCTV에 따르면, A양은 사건 당일 낮 12시 49분쯤 B양을 데리고 자신의 집으로 들어간 뒤 오후 3시쯤 아파트를 나갔다가 곧바로 다시 들어갔다. 이후 오후 4시 9분쯤 겉옷을 갈아입고 외출한 뒤 귀가하지 않았다.
경찰은 오후 1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 살인부터 시신유기까지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A양의 부모는 사건 당일 저녁 7시 40~46분 차례로 귀가한 것으로 확인됐고, A양은 다음날 새벽 0시 40분쯤 아파트 주변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피의자가 미성년자인 점을 고려해 현장검증을 하지 않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검증은 증거관계가 불명확할 때 보강하기 위해서 하는 것인데 이번 사건의 경우 피의자가 미성년자인 데다 살인 혐의도 시인하고 있어서 현장검증까지 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양으로부터 "집에 있던 태블릿 PC 연결선으로 피해자의 목을 졸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A양은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진술하지 않고 있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 분원에서 이뤄진 부검 결과, B양의 사인은 끈 종류에 의한 목졸림사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