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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강사, 스타작가의 막말 대잔치…'나도 갑질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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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회에서 관객 모독한 한병철의 기행…억울하면 출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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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질 할 수 있는 권위에 대한 욕망…'나도 저렇게 자유롭고 싶다'는 부러움으로 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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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세주의의 또 다른 그늘…1kg에 70원 받는 폐지 줍는 할머니가 朴 안타깝다며 눈물 흘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7년 3월 21일 (화) 오후 19:05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택광 교수 (경희대)

◇ 정관용> 문화비평가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와 함께하는 일상다반사 시간인데요. 피로사회라는 책으로도 유명한 철학자 한병철 교수, 최근에 타자의 추방이라고 하는 새로운 책을 냈습니다. 그걸 계기로 강연회를 열었는데 강연회가 아주 화제입니다. 말 없이 피아노연주를 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관객들한테는 참가비 줄 테니까 받아가라, 아주 무례에 가까운 그런 일들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런 스타 작가의 일종의 기행, 이걸 바라보는 일반 관객들의 시선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좀 짚어보겠다고 하네요. 이택광 교수 어서 오십시오.

◆ 이택광>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철학자 한병철 교수, 어떤 분이죠?

◆ 이택광> 금방 말씀하셨던 것처럼 이분의 성함은 못 들어보셨더라도 피로사회라는 책 이름은 아마 들어보셨을 겁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이택광> 피로사회는 이런 거죠. 아무리 성공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회에서는 본인 스스로를 착취하는 그러한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하는 책이고요. 이 책이 독일에서 어마어마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게 됩니다. 이걸로 이제 한병철 교수가 이제 굉장히 명성을 얻게 되고요.

◇ 정관용> 이분이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죠?

◆ 이택광> 그렇죠. 이분이 재독 철학자고요. 베를린예술대학의 교수로 지금 재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분은 사실 학자나 교수로서보다도 이런 피로사회라든가 또 에로스의 종말 같은 이런 철학적 주제를 대중적으로 풀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저자 중의 한 분입니다. 그러니까 한국에서 사실 책이 번역돼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수준에 머물지는 않죠. 제 친구가 스페인에 있는데 스페인에서 한병철 선생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해요.

◇ 정관용> 그 정도로.

◆ 이택광> 스페인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고 최근에 나온 에로스의 종말 같은 책은 영문판에 알랭 바디우 같은 저명한 프랑스의 철학자들이 서문을 써줄 정도로 나름대로 명성을 구축하고 있는 분이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타자의 추방이라는 새 책이 나오면서 상당히 기대를 모았고 많은 분들이 특강을 기대하고 가셨던 것 같은데.

◇ 정관용> 어떤 일들이 벌어진 거예요, 강연회에서.

◆ 이택광> 특이한 퍼포먼스를 기획 했던 것 같아요.

◇ 정관용> 퍼포먼스입니까, 뭡니까? 좀 소개해 주세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 이택광> 출판사 측에서 밝힌 거를 보면 피아노를 치고 자유롭게 이렇게 대화를 나누는 것들이 기획이 됐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피아노를 갖다놨겠죠. 교보에서 했었는데 보통은 그런 장소에 피아노가 있지 않지 않습니까? 그렇죠?

◇ 정관용> 강연회장에 피아노.

◆ 이택광> 그런데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피아노가 너무 안 좋다 불평을 했어요. 그러면 이제 피아노를 안 치시면 되는데 피아노를 계속 치시면서 불평한 거죠.

◇ 정관용> 피아노 치고 피아노 욕하고.

◆ 이택광> 그러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그 앞에 있는 관객들에게 태도가 무례하다, 이렇게 말한다든가.

◇ 정관용> 관객들 태도가 무례하다?

◆ 이택광> 무례하게. 도대체 지금 하고 있는 퍼포먼스의 의미가 뭐냐 이런 것을 관객들이 화가 나서 물어보니까 무례하다는 식으로 물어보고.

◇ 정관용> 그러니까 왜 강연 안 하시고 피아노만 치십니까, 그걸 물어봤다는 거죠?

◆ 이택광> 그리고 또 심지어 강연장에 늦게 나타나셨어요. 그런 여러 가지 지금 일들이 겹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또 그런 식으로 퍼포먼스를 하니까 관객들은 특강을 들으러 왔는데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다라고 판단하셔서 아마 물어보셨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참가비 돌려 줄 테니까 돌아가라. 물론 참가비는 없는 특강이었고요.

◇ 정관용> 그런데 1000원을 돌려줬다는 건 무슨 말이에요.

◆ 이택광> 1000원 내고 오지 않았냐 이런 식으로 1000원을 돌려줬다고 그러고. 또 기행이 뭐가 있었냐 하면 그러면서 벌떡 일어나면서 독일어책을 읽어주셨어요. 본인이 쓴 독일어 책을 읽고.

◇ 정관용> 독일 말로.

◆ 이택광> 독일어로 읽었죠, 아무런 통역도 없이. 그리고 또 불어 책을 읽었는데 그 불어 책은 롤랑 바르트라는 철학자가 쓴 책을 읽었습니다.

◇ 정관용> 불어로.

◆ 이택광> 아무 사전설명도 없이 갑자기 읽은 거죠. 그래서 어떻게 생각하면 본인 나름대로는 퍼포먼스를 했다고 볼 수도 있는 거예요. 왜냐하면 관객 모독 같은.

◇ 정관용> 그런 연극도 있죠.

◆ 이택광> 그런 연극도 있죠. 그러니까 또 그 자리에서 출판사에 대한 불만을 또 마구마구 얘기했습니다.

문학과 지성사에 올라온 한병철 강연회 사과문

 


◇ 정관용> 출판사에 대해서?

◆ 이택광> 그렇습니다. 타자의 추방을 출간한 출판사를 또 비난하면서.

◇ 정관용> 뭐라고요?

◆ 이택광> 그렇게 대중들에게 인기 있는 책만 번역하느냐. 정말 내가 학문적으로 심혈을 기울인 책은 번역하지 않는다. 여기까지는 또 그렇습니다. 여기에 또 번역자 선생님이 와 계셨는데 그분에게 이제 독일어 테스트를 했어요. 본인의 개념을 말씀하고 번역을 해 봐라 그러면 그분이 번역을 하면 그게 잘못됐다.

◇ 정관용> 자기 책을 번역한 사람에게.

◆ 이택광> 그분에게 이렇게. 말 그대로, 한 마디로 무례함을 연출을 하셨는데.

◇ 정관용> 피아노부터 비판하더니.

◆ 이택광> 그렇습니다.

◇ 정관용> 관객도 비판하고 출판사도 비판하고 심지어 번역자까지?

◆ 이택광> 그리고 이제 한국사회 전체를 비판을 했죠. 한국에 와서 공기가 너무 나쁘다, 또 말씀도 하셨고. 또 한국에 와서 보니까 담배를 못 피우게 하더라 이런 이야기도 하셨고. 한국에서 태어나신 분인데 이번에 와서 한국에 와서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다, 이런 얘기를 계속하셨어요. 그래서 이런 행동을 보면서 이제 관객분들 중에서 강연을 들으러 오신 분들 상당수가 또 갔습니다, 떠나셨어요.

◇ 정관용> 중간에 나가고.

◆ 이택광> 중간에 나가고 일부는 남아있고 그랬던 것 같은데요. 그래서 특강을 보신 뒤에 많은 청중들 중에서 블로그나 또 인터넷에 이런 내용들에 관련된 본인들의 의견을 많이 올리셨죠. 그것이 상당히 이제 조금 흥미로웠다는 것이 지금 오늘 드리고 싶은 말씀의 핵심이고요.

◇ 정관용> 관객들의 반응이 좀 대비됩니까?

◆ 이택광> 그렇죠. 상당히 무례한 행동이었는데 의외로 이제 굉장히 인상깊었다, 좋았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 정관용> 인상깊었다, 좋았다? 어떤 점이요?

◆ 이택광> 이번에 발간된 신간의 내용이 타자의 추방입니다. 타자라는 게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타자를 추방함으로써 어떤 안정적인 사회를 꿈꾸지만 그것이야말로 지옥이다, 이런 이야기예요. 그러니까 사르트르의 그런 주제들. 프랑스 철학자들 중에서 유명한 실존주의 철학자가 '타자는 지옥이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 거기에 대한 변주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만 어쨌든 그런 내용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있던 일부 관객들은 이분이 이제 관객을 타자화 해서 추방하려는가 보다 이렇게 생각을 하셨대요.

◇ 정관용> 관객을 타자화 해서 추방한다?

◆ 이택광> 꿈보다 해몽이 좋은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 .

◇ 정관용> 너무 심오한데요?

◆ 이택광> 하여튼 이분이 심오하신 분이니까. 그렇게 관객들이 생각하시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고 봅니다. 그래서 그런 분들은 또 굉장히 좋게 봤습니다. 그래서 피로사회에 가담하지 않으시려고 하는구나, 본인 스스로가. 그리고 본인 스스로가 타자화를 해서 여기서 추방하려고 하는구나 이런 식의 해석들이 많이 나왔어요. 그런데 일반적으로는 이런 행동들이 뭔가 조금 과잉이다라는 이제 생각들을 할 수밖에 없죠. 그리고 이분이 내뱉었던 여러 가지 말들,이른바 막말이라고 부를 수가 있는데 특히 여성 관객이 한병철씨의 행동에 질문을 하자 '왜 땍땍거리냐' 이런 표현을 썼다고 하더라고요.

◇ 정관용> 땍땍거린다?

◆ 이택광> 이런 식으로 관객을 향해서 있는 그대로의 표현들을, 막말을 했다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죠. 그래서 그런 어떤 행동들에 대해서 대개는 이제 불쾌하다, 내가 거기 앉아 있었던 것 자체가 부끄럽다 치욕스러웠다 이런 반응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전체적으로 보면 크게 두 가지 정도로 나뉘는 거 같았어요. 그러니까 무례하다, 그리고 한병철 교수가 사과해야 한다, 이런 식의 태도가 있는 반면에 금방 말씀드렸던 것처럼 한병철 교수의 어떤 예술적 퍼포먼스를 다른 관객들이 이해하지 못했다. 이런 반응들도 있었거든요. 이 두 가지 표현으로 나눌 수 있다고 보는데. 한 가지 흥미로운 거는 한병철 교수가 무례했고 한국을 깔봤고 또 이렇게 여성혐오적인 발언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교수가 그런 행동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은 부럽다. 심지어는 이제 그거를 자유로움이라고 표현하시는 분도 한 분 계시더라고요.

정관용 진행자(좌)와 경희대 이택광 교수(우)(사진=시사자키 제작팀)

 


◇ 정관용> 자유로움? 그러니까 관객들 앞에서 그렇게까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그 자유로움이 나는 부럽다.

◆ 이택광> 그렇습니다. 만약에 저 같으면 그렇게 못 했을 것 같아요. 저는 베스트셀러 작가도 아니고 한국에서 교수를 하고 있고. 어쩔 수 없이 한국에 살아야 되는 사람이잖아요, 그렇죠? 저는 이게 그 자유로움에 대한 동경. 물론 저는 그런 표현을 쓰신 관객의 어떤 그런 생각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왜 우리가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가 하는 것이 궁금한 거죠.

그러니까 분명히 한병철 교수의 그런 기행에 대해서 굉장히 불만을 가지신 분입니다, 그렇죠? 또 무례하게 느끼고 치욕스럽게 느꼈다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행동이죠. 그리고 그분이 실행했던 그런 여러 가지 내용들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 모르지만 어쨌든 실패한 건 명백하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관객들 입장에서 이런 이런 것은 잘못됐다라고 지적은 할 수 있겠지만 그 지적을 함과 동시에 그런 어떻게 보면 갑질인데, 저자의 갑질을 보고 자유로워서 정말 부럽다라는 말이, 이런 얘기가 나온 것은 우리가 한국사회를 헬조선이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그만큼 그런 한국을 떠나고 싶은 마음들. 젊은층이라든가 또는 심지어는 그런 어떤 한병철 교수의 책을 읽는 분들 사이에도 있지 않느냐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런 분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생각들이 결국 우리가 너무나도 지쳐 있는 일상에서, 특히 노동환경들 같은 데서 오는 그런 스트레스들을 사실 어떤 교양이나 이런 것을 통해서 한번 풀어보고 싶었던 그런 것을 통해서 조금 삶의 어떤 지침들을 얻고 싶었던 그런 분들의 좌절감 이런 것들이 반영된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러니까 이런 거죠, 그러니까. 독일 여권이 원래 표지가 빨간색입니다. 색깔이 다르죠. 우리는 녹색이잖아요. 우리는 녹색 여권을 가진 사람들인 거죠. 그러니까 그 여권을 바꿀 수 없는 사람들인 거예요. 그런데 그분은 당연히 독일 국적을 가지고 있으니까 빨간 여권을 가지고 있는 겁니다. 이런 식의 어떤 자유로움, 다시 말하면 국가의 경계를 넘어서서 자유로운 존재. 사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글로벌사회에서 세계적 인재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들이죠.

◇ 정관용> 몇몇밖에 없죠?

◆ 이택광> 그렇죠. 상위 1% 정도 들어갈 수 있는.

◇ 정관용> 0.01%.

◆ 이택광> 비즈니스클래스를 탈 수 있는, 마음대로. 그런데 그러한 분들이 사실은 우리 삶의 표상이 되어 있는데 우리는 그렇게 되기가 힘들다는 거죠.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뭐 금수저니 흙수저니 기록남이니 이런 어떤 표현들을 쓰고 있는데 한병철 씨 같은 경우에는 사실 글로벌 기록남인 거 아니에요. 한국에서 태어나서 자랐지만 사실 지금은 독일에 가서 그런 어떤 유럽에서도 강대국인 그런 국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이자 또 그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에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입니다.

출판사들이 이분의 원고를 받기 위해서 줄서서 기다리는 그런 어떤 사람인 거죠. 그러니까 설령 한국출판사에 와서 갑질을 하더라도 출판사들이 꼼짝을 할 수 없는 그런 사람이라는 거예요. 이런 식의 사람이 되고 싶은 열망이 우리 관객들에게 있는 거 아니냐, 우리에게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이런 사람들이 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을 하지만 안 되는 현실에 대한 어떤 그런 좌절감 이런 것들이 한병철 교수의 어떤 그런 특강을 통해서 빚어진 그런 해프닝에 대한 그런 관객들의 반응 이런 것을 낳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좀 들어요, 그러니까.

◇ 정관용> 그의 자유로움이 부럽다라는 단어에서 여기까지 쭉 왔는데. 그런데 그게 과연 옳은 거예요? 그렇게 세계적인 스타가 되면, 이렇게 마음대로 해도 되는 거예요?

◆ 이택광> 사실 그렇지 않죠. 저도 이제 그걸 또 이야기하고 싶은 것인데, 결론은 사실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윤리라고 부르는 것들을 포기하도록 만드는 그런 출세주의가 있다는 겁니다. 이게 그냥 우리가 자유로움을 참 동경하고 부러워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그 자유로움이나 동경이라는 게 사실 그러한 갑질의 지위를 얻을 수 있는 권위에서 오는 거잖아요. 그 권위에 대한 동경으로 변질될 수 있는 것이고요. 그리고 그런 권위에 대한 동경이라는 것은 결국 출세하면 된다라는 거예요. 무슨 짓을 하더라도 출세하면 된다라는 그런 생각들과 또 연결이 되어 있는 거죠.

그러니까 자유로움을 동경하는 행위 자체는 잘못된 게 아닙니다. 하지만 그 자유로움을 동경하고 그 자유로움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을 해 보면 사실 그건 권위에 대한 동경인 거거든요. 그러한 어떤 갑질을 할 수 있는 지위에 가 있는 것. 옛날 대한항공에서의 그런 갑질이라든가. 마치 그런 어떤 비즈니스나 퍼스트클래스를 탔을 때 드디어 내가 뭔가 이제 그런 자유로운 존재가 된 것 같은 물질적인 어떤 차원에서의 자유로움, 여기에 국한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거고요. 그러다 보니까 출세하면 무조건 이제 그런 갑질을 해도 되는 것처럼.

◇ 정관용> 용서되는?

◆ 이택광> 이야기가 변질이 돼버리는 거죠, 논리가.

◇ 정관용> 문제가 있는 거죠, 그건.

◆ 이택광> 결국 출세라는 것은 남의 어떤 그런 배려를 하지 않는, 남의 어떤 상태를 배려하지 않는 극단적 개인주의를 보여주는 겁니다. 이게 제가 생각할 때는 아시아적 자유주의라고 부를 수 있는 것 같아요. 원래 자유주의라는 것은 잘 아시겠지만 공동체라는 것이 전제가 된 뒤에 개인의 자유로움이 보장되는 것이잖아요. 이 두 가지의 어떤 사상들이 실질적으로 갑론을박 하면서 발생하는 게 자유주의 역사인데 우리는 이 공동체 부분이 사실은 완전히 지워져 있는 상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개인적 자유주의?

◆ 이택광> 개인의 출세 갖고 뭔가를 해결하는. 경제적 패러다임에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1명의 천재가 100명을 먹여살린다든가 이런 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고. 그런 식의 어떤 뛰어난 사람들을 위해서 역량을 몰아주자, 자원을 몰아주자 이런 것들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왔는데 결론적으로 그것이 낳은 것은 출세지향주의였다는 거죠. 그래서 누구 한 사람만이 자유로운 것이 아니라 자유로움이라는 것을 나눠 갖는. 더 많은 사람들이 나눠 갖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그 자유로움을 독점하도록 만드는 그런 구조를 만들어버렸다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요즘에 정치인이든 스타 강사 등 나와서 출세만 하면 되는 거예요. 자기들이 뭔가 그런 이름을 얻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해도 되는 그런 상황들을 만들어놨다는 거죠.

유명 사교육 강사 설민석·최진기 씨가 '댓글알바'를 고용했다는 의혹으로 학부모단체로부터 고발당했다. (사진=페이스북 화면 캡처)

 



◇ 정관용> 하긴 요즘 박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집회에 나오시는 많은 분들은 대통령은 그 정도는 해도 되지 뭐 크게 그렇게 잘못이야, 이런 얘기 나오는 게 비슷한 맥락 아닌가요?

◆ 이택광> 그렇죠. 제가 저희 동네에 조금 어처구니없는 경험을 제가 했는데 폐지를 주우시러 다니는 할머니가 한 분 계세요. 그분이 이제 식사도 하시고 그러는데 식당 옆에서 이렇게 폐지를 줍고 계시다가 TV에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돼서 가는 그런 장면이 방영이 됐습니다. 그거 보면서 우시는 거예요.

◇ 정관용> 울어요?

◆ 이택광> 진짜 진심으로. 정말 이제 안됐다. 그게 정말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폐지를 줍는 할머니는 1kg가 70원인가 그렇거든요.

◇ 정관용> 참 힘들게 사시죠.

◆ 이택광> 그분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많은 재산을 갖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공감할 수 있는 그런 게 있을 수는 없거든요. 그런데 왜 그럴까 생각을 해 보니까 결국 그거죠. 저분은 그래도 나름대로 그런 불행, 개인적 불행을 딛고 성공을 했다, 대통령이 됐으니까. 그런데 그 사람조차도 저렇게 이제 안 되는, 어떻게 보면 불행한 삶으로 떨어지는 것들을 보면서 뭔가 이렇게 본인의 처지와 서로 연결되어서 슬픈 감정이 생긴 거 아닌가, 공감이 일어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보니까. 그래서 이런 것들도 어떻게 보면 출세주의가 만들어낸 그늘과 같은 것이죠. 사실은 폐지를 줍는 할머니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사실은 동등한 개인이죠.

◇ 정관용> 동등한 개인으로서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윤리 이런 부분을.

◆ 이택광> 지켜야 되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 거죠.

◇ 정관용> 그런 것이 딱 깔려 있는 사회가 돼야 하는데 우리는 출세만 하면 다 용서되는 식의, 나그리고 그것을 부러워해서 나도 빨리 출세하고 싶고 그 출세하는 데는 비윤리적 방법을 써도 된다는 식의 사회 이게 문제다 그 말이군요.

◆ 이택광> 결국 그게 문제죠, 결론은 버킹검인데. 그런데 사실은 우리가 선하다고, 우리 자신에게는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것들이 사실은 악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우리가 정말 싫어하고 근절해야 된다라고 생각하는 것과 우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 연결될 수도 있다는 거죠.

◇ 정관용> 여기까지 합시다. 수고하셨어요.

◆ 이택광> 감사합니다.

◇ 정관용>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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