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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수로 쓰는 4대강, 시궁창에 사는 실지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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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 열어 4대강 녹조 개선하겠다는 정부…"수질개선 효과 기대 못 해"

- 재난 수준인 4대강 수질.. 정권 바뀔 때 되니 이제야 문제 제기?
- 금강, 한강, 낙동강…식수로 쓰는 게 불법인 수준
- 펄스(Pulse) 방류로 수질개선 하겠다는 정부…"현실과 맞지 않는 탁상공론"
- 수문을 일부만 열어 무릎까지 쌓인 퇴적토…악취에, 시궁창에 사는 실지렁이까지 나와.
- 날이 따뜻해지면 퇴적토가 끓어올라 '메탄'이 공기 방울처럼 올라올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7년 3월 21일 (화) 오후 18:30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 정관용> 정부가 4대강의 녹조를 줄이기 위해서 올 봄부터 보의 수문을 열 계획이다,지난달 저희 시사자키 프로그램에서도 전해 드린 뉴스입니다. 그런데 바로 어제 정부가 조금 더 구체적인 수질개선계획을 발표했어요. 정부 스스로 4대강 사업의 실패를 인정한 것이다, 이런 지적이 나오네요. 4대강에 대해서 이분만큼 현장에서 가까이 지켜보면서 오랫동안 취재하신 분 또 없죠. 오마이뉴스에서 4대강을 취재하고 계신 시민 기자, 김종술 기자 안녕하세요.

◆ 김종술>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어제 환경부, 국토부, 농림부 이 세 개 부처가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는데. 4대강 사업이 용수 확보에는 기여했지만 수질은 악화시켰다, 이런 결론이죠?

◆ 김종술> 사실 이 문제도 좀 맞지 않는데요. 용수확보라는 게 보를 세우게 되면 당연히 물이야 차는 건데 쓸모없는 물이었죠. 그리고 수질 문제는 아주 심각하게 발생한 거고요.

◇ 정관용> 어쨌든 정부 스스로 수질 악화라고 하는 면은 공식적으로 인정한 거네요?

◆ 김종술> 그렇죠, 인정은 했는데 하필 왜 이 시기인지 저는 좀 의심이 많이 갑니다.

◇ 정관용> 왜요, 어떤 의심이세요?

◆ 김종술> 지금 정권이 사실 좀 바뀔 시기가 되니까. 좀 줄타기를 하는 거 아닌가 현장에서 하는 저로서는 그렇게 느껴집니다.

◇ 정관용> 진작 공식적으로 인정했어야 되는데 이제서야 한다?

◆ 김종술> 사실 4대강 수질문제는 재난 상태를 선포해도 될 정도로 악화가 된 상태거든요. 그런데 지금까지 지켜만 보다가 이제 와서 이런 식으로 하겠다라는 게 수질 문제에 문제가 있다, 인정하는 거 자체가. 4대강 사업 이후 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하는 게 조금 저는 의심스러울 뿐입니다.

김종술 시민기자. (사진=시사자키 제작팀)

 


◇ 정관용> 그래도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가 한 거고.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는 감사원도 문제 있다고 지적을 하는 등.. 박근혜 정부는 4대강에 대해서는 약간 비판적이지 않았었나요?

◆ 김종술> 박근혜 정권도 처음에 4대강 사업을 정확하게 검증하고 밝히겠다고 했죠. 그랬는데 감사원에서 일부 지적은 나왔지만 거기에 대해서 전혀 달라진 것은 사실 하나도 없잖아요.

◇ 정관용> 근본적 차이는 없었다, 이명박 정부가.

◆ 김종술>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지금까지 아무튼 눈치를 보느라 수질 악화를 인정 안 하다가 이제서야 했다?

◆ 김종술> 그렇죠. 4대강의 수질이 지금 최악이잖아요, 사실 금강 같은 경우, 낙동강 같은 경우는 일부 식수로 낙동강은 사용이 되고 있고 금강도 마찬가지고 제가 한강에도 다녀왔는데 한강도 마찬가지거든요. 굉장히 수질 악화가 됐거든요. 사실 환경부 물정책으로만 따진다고 한다면 지금 이 물을 식수화 하는 거 자체가 사실 불법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악화되어 있는 상태인데 지금까지 방치해 왔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거죠.

◇ 정관용> 어쨌든 정부는 어제 이제 4대강 녹조 발생 줄이기 위한 댐, 보, 저수지 연계 운영 방안이라고 해서 네 가지 시나리오를 내놨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이거 자료를 읽어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 네 가지 시나리오 어떻게 한다는 겁니까?

◆ 김종술> 그러니까 보의 수문을 열어서 펄스(Pulse) 방류라고 해서 조금씩 열어서 이렇게 수질을 개선하겠다, 그런 문제인데요. 그 문제에도 약간 좀 현실과 맞지 않는 거죠. 그건 그냥 늘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탁상행정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겁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네 가지 시나리오가 전부 다 어쨌든 보, 수문 열어서 물을 흘려보낸다, 그냥 그 내용이에요?

◆ 김종술> 그렇죠. 이게 이제 시범적 운영이라고 하는 거죠. 시범적 운영이라고 하는 건데. 이게 시범적 운영이 아니에요. 이게 지금 사실 4대강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잘못됐던 게 초창기부터 국토부가 이명박 정권 하에서 그냥 국민들의 여론도 없이 그냥 일반적으로 밀어붙였던 게 문제잖아요. 그 이후도, 지금도 마찬가지잖아요. 지금도 정권이 바뀔 것 같으니까 거기의 눈치를 보면서 일방적으로 지금 밀어붙이고 있는 문제잖아요. 사실은 강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라든가 강에서 계속해서 강을 모니터링해 오는 분들이 상당히 많이 있거든요.

◇ 정관용> 우리 김 기자님이 대표적인 경우이고.

◆ 김종술> 그런 강의 지킴이라고 하는 분들하고 사실상 단 한 번도 공감적인 이야기,단 한 번도 이야기를 나눠본 적도 없으면서. 일방적으로 계속해서 밀어붙인다는 것 때문에 사실 이런 시범적 운영, 이런 방법에 국민들의 혈세가 계속 낭비되어야 하는지. 좀 문제가 많다라고 생각합니다.

낙동강 달성보 하류에 짙게 핀 녹조띠. (사진=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제공)

 


◇ 정관용> 그러니까 김종술 기자가 보시기에는 이렇게 보의 수문 열어서 펄스 방류 등 무슨 방류든 그런 식으로 해서든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보세요?

◆ 김종술> 그렇죠.

◇ 정관용> 왜 그렇습니까?

◆ 김종술> 제가 사실은 오늘도 강에 다녀오고 어제도 다녀왔는데 지금도 현장에 있습니다, 아직 집을 못 들어가고 강에서 막 나온 상태인데요. 금강 같은 경우는 세 개의 보가 있습니다. 그랬는데 이제 최상류 쪽에 세종보가 있는데 그 수문을 이번에 2차 개방을 해서 수문을 열어놓은 상태입니다. 2차로 열다 보니까 강 바닥에 쌓인 미세 퇴적토들이 굉장히 많이 씻겨내려가고 있습니다. 이 방식이 잘못된 거죠. 모든 수문이 16개가 한꺼번에 열려야 이 퇴적토가 바다로 하구둑까지 같이 열려야 깨끗하게 쓸려가고 이런 문제점들이 해소가 되는데. 제일 위쪽에 있는 수문 하나만 열다 보니까 상류에 있는 퇴적토들이 중간에 다 쌓이는 거예요, 지금.

◇ 정관용> 중간 보 문은 안 열었기 때문에.

◆ 김종술> 그렇죠. 그리고 지금 공주보, 백제보 그 아래쪽에 계속해서 퇴적토가 쌓이고 있고 그런 문제가 발생되는 거죠.

◇ 정관용> 그러네요. 공주보, 백제보 근처에 가보셨죠?

◆ 김종술> 오늘 방금 다녀오는 길입니다.

◇ 정관용> 어느 정도나 퇴적토가 쌓여 있고 상태가 어때요?

◆ 김종술> 세종보 1차 수문 개방했을 때 제가 들어갔다 나왔는데요. 깊은 곳은 한 2m까지 쌓였어요, 뻘이. 그리고 평균적으로 그냥 무릎 정도까지 푹 빠진다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리고 쌓인 뻘에는 굉장한 악취가 풍기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악취.

◆ 김종술> 그래서 오늘도 들어갔다 나왔는데 같이 동행했던 분들이 제 차를 타고서 같이 못 타겠다 할 정도로 제 몸에 심한 악취가 풍기고 있거든요. 그런데 아직 기온이 상당히 좀 낮은 상태인데. 지금 상태에서 이렇게 악취가 풍긴다라고 하면 여름에는 더 심각하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그러니까 이게 퇴적토, 이렇게 표현하셔서 그렇지 사실상 거의 시궁창 수준인가요?

◆ 김종술> 그렇죠. 오늘 제가 SNS에서 올리기는 했었는데요. 그 퇴적토를 이렇게 손으로 파헤치니까 환경부에서 수생태 오염 지표로 잡아놓은 게 있습니다. 1급수부터 4급수까지. 최하 지표종인 4급수에 사는 실지렁이, 붉은깔다구를 그냥 흔하게 아무 곳이나 뻘만 파헤치게 되면 다 이렇게 확인되는 걸 발견했습니다. 거기에다가 제가 일부 동영상도 찍기는 했는데 아마 대한민국 최초의 동영상일 것 같습니다. 실지렁이들이 그냥 이렇게 수없이, 수만 마리가 나와서 예전에 시궁창에서 흐느적거리는 그 모습을 금강이 지금 그렇게 보이고 있습니다.

◇ 정관용> 수만 마리가 뒤엉켜 있어요?

◆ 김종술> 네.

◇ 정관용> 그리고 냄새도 심하고?

◆ 김종술> 그렇죠. 그래서 지금 사실은 식당에 가야 되는데,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가야 되는데 제가 가지 못할 정도로 옷 때문에. 그리고 이제 죽은 물고기들이 지금 산란기이지 않습니까? 사실은 3월에는 강이 깨어나는 시기입니다. 강의 생명들이 깨어나는 산란기 시절인데 하필 왜 이때 수문을 이렇게 정부에서 이 시기에 이렇게 열려고 하는지 그것도 좀 상당히 문제가 있다라고 생각됩니다.

◇ 정관용> 조금 아까 지금 그래도 기온이 쌀쌀한 편이다, 이런 지적하셨는데 지적이 올라가면 그 뻘들이 어떻게 될까요?

◆ 김종술> 퇴적토가 계속 쌓이고 쌓이다 보니까 보글보글 끓죠.

◇ 정관용> 끓어요?

◆ 김종술> 아래에서 온도가 높습니다. 사실은 제가 온도계를 갖다가 이렇게 측정을 해 보면 물 표면과 물 바닥층 또 뻘 속에 온도 차이가 상당히 납니다. 그래서 보통 5도 정도 차이가 나는데요. 뻘 속에서 부글부글 끓다 보니까 우리가 쉽게 얘기해서 메탄이라고 하죠. 물 밖으로 그냥 보글보글 그러니까 가랑비가 내리듯이 뻘에 공깃방울이 올라오고 있는 상태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김 기자 보시기에는 만약 보의 수문을 열려면 16개 보 수문을 동시에 일제히 다 열어서 상류부터 쌓여져 있는 그런 각종 뻘 퇴적토들이 바다로까지 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말씀이군요?

◆ 김종술> 그렇죠. 사실은 수문을 여는 게 100% 대안이냐. 저도 사실 수문을 요구하고 있는데 대안이라고 얘기했을 때는 제가 요즘 강을 가보면서 좀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 정관용> 어떻게요?

◆ 김종술> 워낙 그 바닥 층에 쌓인 뻘들이 너무 많다 보니까 과연 이 뻘들이 일시적으로 다 바다로 흘러가고 하류로 흘러갔을 때 문제가 없을까.

◇ 정관용> 글쎄요, 그것도 걱정이네요.

◆ 김종술> 사실 그런 문제도 좀 두렵기도 하고요. 그리고 지금 한강 같은 경우는 85톤 예전에 준설한 모래들이 상당히 많이 쌓여져 있지 않습니까? 그런 모래들을 강으로 되돌려주는 운동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 정관용> 그렇게 아무튼 종합적으로 더 연구하고 현장 지킴이들과 토론하고 해서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놔야 하는데 그냥 임시방편, 탁상행정 그냥 그렇게 보인다?

◆ 김종술> 그렇죠. 이게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사업에 문제가 있다는 거죠. 4대강 사업이 딱 그 점이었는데 지금도 강에는 여러 사람들의 의견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의견들, 일반인들의 의견 아니면 강에서 계속 활동하는 분들의 의견을 좀 들으면서 좀 같이 이야기하고 토론하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게 더 좋은 방법이 있을 수 있는데. 그냥 일반적으로 시범운영이다라는 식으로 그냥 혈세만 낭비되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제발 김 기자 말 좀 정부가 제대로 들었으면 좋겠네요. 오늘 고맙습니다.

◆ 김종술> 고맙습니다.

◇ 정관용> 오마이뉴스에 김종술 시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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