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사진=옥포조선소 홈페이지)
유동성 위기로 존폐 기로에 선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바쁘게 뛰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현재 '채무 재조정 후 신규 자금 지원' 방안에 무게를 두고 대우조선해양의 채권자들과 정치권, 여론에 대한 설득작업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16일과 17일 잇달아 시중은행의 여신 담당 임원들을 불러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지원을 당부했다.
금융당국은 채권은행들이 빚을 줄여주고 새로 돈을 빌려주는 데 동참해 달라고 설득했지만 은행들은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결국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현재 예상되는 대우조선해양의 부족자금 3조 원 가량을 나눠서 지원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두 국책은행이 지난 2월말 현재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지원한 여신은 산업은행이 4조 9천억 원, 수출입은행이 9조 3천억 원 규모다.
신규 지원을 두 은행이 맡게 된다면 이런 채권비율에 따라 수은측 부담이 더 많아질 지 공평하게 절반씩을 부담할 지를 결정해야 해 두 기관간에 논란이 예상된다.
신규 자금 지원의 규모와 방식외에도 당장 대우조선해양의 발등에 떨어진 불은 다음달부터 내년 4월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1조 3천 5백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어떻게 막느냐는 것이다.
채권자들이 만기연장이나 상환 유예 등의 조치를 취해주지 않을 경우 대우조선해양은 부도 위기를 맞게 된다.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는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등 기관투자자가 70%를 가지고 있고 나머지는 개인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이들이 만기연장이나 원금 상환유예 등으로 대우조선해양을 돕도록 당국과 산업은행이 설득작업에 나서고 있으나 결과는 미지수다.
금융위원회는 시중은행 등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게 되면 오는 23일 '조건부 자율협약'에 가까운 유동성 대책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채무 재조정에 들어가기 위해 채권자회의를 소집할 계획이다.
임종룡 위원장은 오는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지원 필요성에 대해 보고할 예정이어서 주말과 다음 주초 채권단 접촉과 대우조선해양 실사 결과 그리고 이를 토대로 한 향후 계획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이 '채무 재조정 후 추가 자금지원'을 받을 경우 분명히 회생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한 상태여서 정치권이나 채권자들이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정부와 산업은행이 설득에 실패할 경우 대우조선해양은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이 높고 이렇게 되면 퇴출될 가능성도 커진다.
수출입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지원은 할 수 있지만 미봉책이 돼서는 안된다며 "원칙에 입각해 제대로 된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