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은 각자가 정해진 위치에 후보의 이름을 적었다.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부산의 한 기초의회 의장단 선거에서 여당 의원들이 부정 투표를 한 사실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진경찰서는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사전 모의를 통해 부정투표를 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부산진구의회 A의장 등 의원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의원 등은 지난 2014년 7월 초 전반기 의장 선거에 앞서 A의원을 의장으로 추대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이탈표를 방지하기 위해 약속대로 투표를 했는지 여부를 구분할 수 있도록 각 의원에 따라 투표용지 상하좌우에 기표 위치를 정해 놓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들은 합의서까지 만들어 A의원을 의장에 당선시키는 것이 실패하면 참여 의원들은 부의장이나 상임위원장직을 맡지 않겠다는 서명까지 했다.
선거 결과 A의원은 전반기 의장에 당선됐으며, 상임위원장 한 자리를 제외한 부의장과 3개의 상임위원장을 이들이 차지했다.
여당 의원들은 선거를 하기 전 특정 후보를 의장으로 추대하기 위해 합의서를 만들었다.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한편, 부산진구의회는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도 금품 살포와 업무추진비 유용 등의 의혹 등으로 경찰의 수사를 받았다.
이와 함게 12대 7의 여·야 구성비에도 불구하고 여당 의원들이 의장과 부의장, 4개의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하면서 야당 의원들이 의회활동을 보이콧 하는 등의 파행을 겪었다.
경찰 관계자는 "의장단에 주어지는 활동비와 권한 등 특권 때문에 그동안 기초의회의 감투 나눠먹기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장단 선출 방식에 대한 입법적 개선 조치를 통해 의장직 담합 등 비민주적 행위가 근절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