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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팀도 걱정하는 강원 홈 경기장의 열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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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톤에 달하는 엄청난 눈을 걷어낸 강원도 평창의 알펜시아 스타디움은 기대 이하의 잔디 상태와 예상 못한 퇴비 악취로 경기장을 찾은 양 팀 선수단과 프로축구 관계자는 물론, 5천명이 넘는 축구팬에 큰 실망을 안겼다. 평창=오해원기자

 

“축구장의 잔디 상태가 아니었다(This is not Football Ground.)”

11일 강원도 평창의 알펜시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강원FC와 FC서울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라운드를 마친 뒤 결승골을 넣은 서울 공격수 데얀이 경기장에서 처음 경기한 소감을 묻자 가장 먼저 대답한 내용이다.

데얀의 말처럼 이날 평창 알펜시아 스타디움의 잔디 상태는 축구장이라고 부르기에는 민망할 정도의 수준이었다. 알펜시아 스타디움은 지난달 16일까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테스트이벤트가 열렸던 탓에 1만 톤에 달하는 눈이 그라운드를 뒤덮고 있었다.

강원은 강원도개발공사와 대한스키협회의 협조를 얻어 스키점프장을 축구장으로 바꾸는 작업은 지난 한 달 가까이 진행했고, 결국 이날 2017시즌 홈 개막전을 치를 수 있었다. 하지만 경기는 치렀지만 알펜시아 스타디움은 상당한 문제를 노출했다. 지난 시즌 2부리그 K리그 챌린지에서 4경기를 소화했을 때는 전혀 알지 못할 수밖에 없던 새로운 문제였다.

강원도에서도 고지대에 속하는 평창에 자리한 알펜시아 스타디움은 시즌 초반과 막판에 그라운드 컨디션 확보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문제를 노출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도 경기 당일 아침까지 경기를 진행할 수 있을지 걱정했을 정도로 그라운드가 꽁꽁 얼어 경기력 저하는 물론 부상 우려가 컸다.

눈 속에서 힘겹게 생명을 이어온 알펜시아 스타디움의 잔디는 녹색이 아닌 누런 흙 빛으로 2017시즌을 시작했다. 더욱이 눈을 긁어내는 과정에서 중장비에 손상된 부분은 모래를 덮어 그라운드의 경기장 구분을 위해 그려놓은 흰색 페인트도 제대로 구별되지 않을 정도였다. 평창=오해원기자

 

1만톤에 달하는 무거운 눈에 짓눌려 있던 잔디가 살아있다는 것만도 다행스러웠다. 하지만 잔디 보호를 위해 눈으로 덮기 전 잔뜩 쌓아뒀던 퇴비 탓에 이날 경기장을 찾은 양 팀 선수와 관계자, 그리고 성인 기준 최소 9000원, 최대 5만원의 입장료를 낸 5098명의 축구팬은 예상하지 못한 ‘후각 테러’에 시달려야 했다.

경기 후 만난 데얀은 “축구 경기를 하기에 정말 좋은 날씨였다. 산속에 있는 경기장이라 신선한 공기가 축구를 하는 데 최적화된 환경이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데얀의 칭찬은 딱 여기까지였다. 그는 “그라운드는 끔찍했다. 축구장의 잔디 상태라고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모두가 느꼈겠지만 경기장에서 이상한 냄새도 났다”면서 “원정팀인 우리보다 강원 선수들이 더욱 아쉬워할 부분이다. 분명 강원 선수들이 잔디 상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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