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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는 누구 손 들어줄까…정치권, 폭풍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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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면·기각 결정에 따라 정치 운명 좌우…가장 극적 변화는 박 대통령

(사진=자료사진)

 

D-0, 운명의 날이 밝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결정할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 선고가 10일 오전 11시부터 이뤄진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가 박 대통령 탄핵소추를 의결한 뒤 92일 동안 온 국민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던 '탄핵 드라마'의 대미를 장식하는 날이다.

헌재의 탄핵 결정이 어느 쪽으로 이뤄지든 정치권은 폭풍의 소용돌이 속으로 직행하게 된다.

탄핵 인용시 60일 안에 대통령을 새로 뽑아야 한다. 기존 탄핵정국이 대선정국으로 공식 전환되는 것이다. 이미 정치권에선 탄핵 인용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조기대선 준비에 몰두해 왔다.

대선판에선 유력주자들이 포진한 더불어민주당 내 경선이 탄핵 드라마를 대신해 안방극장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두 굳히기와 안희정 충남지사의 뒤집기, 이재명 성남시장의 추격전이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선사하며 유권자들을 사로잡을 공산이 크다.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의 첨예한 신경전으로 아직 경선룰 조차 정하지 못한 국민의당도 탄핵 인용에 따라 어떻게든 경선룰 합의를 압박하면서 대선전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오는 28일 대선 후보를 확정하기로 한 바른정당이나, 주자들은 넘치지만 유력 후보는 없는 자유한국당도 어찌됐든 대선후보를 곧 확정하게 된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 여부가 범여권의 주된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경남지사의 출마도 예상된다. 황 대행과 홍 지사가 경선에서 맞붙을 경우 침체됐던 보수 진영에 다소간에 활력소가 될 수도 있다.

탄핵 여부를 지켜보고 있던 탄핵 찬성파 의원 30여명 가운데 일부가 바른정당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자유한국당에는 진박(眞朴) 의원과 비례의원들만 남게 돼 더욱 수구적 색채를 띨 가능성이 높다.

민간인 신분으로 바뀌는 박 대통령의 향후 거취도 관심사다. 탄핵이 인용된 직후 청와대를 떠나 삼성동 자택이나 대구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파면 당한 대통령이어서 경호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예우를 받을 수 없다. 무엇보다 검찰 수사를 거쳐 법정에 서는 운명을 피할 수 없다.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지만 탄핵이 기각 또는 각하될 경우의 파장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사실상 조기대선을 전제로 각 당이 움직여왔던 만큼 기각이나 각하될 경우 정치권은 일대 혼란에 빠지게 된다.

민주당은 대선체제에서 평시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대세론'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 비문(非文)세력의 대반격이 예상된다.

탄핵 가결 이후 움츠러들었던 자유한국당은 당의 상징인 횃불처럼 다시 기세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탄핵 기각시 의원직 사퇴의 배수진을 쳤던 바른정당은 창당 두 달여 만에 존폐의 위기를 맞게 된다.

가장 극적 변화를 겪는 것은 박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은 92일간의 '유폐' 상태에서 벗어나 국정에 복귀하게 된다.

정권 재창출을 위한 후임자를 발굴, 후원하기 위해 '조신한' 행보에 나설 수도 있지만, 권토중래의 여세를 몰아 강력한 국정 장악을 재시도할 가능성이 병존한다.

이럴 경우 공든 탄핵이 무산된 현실에 폭발한 성난 민심과 다시 충돌하며 예측불허의 혼란이 이어질 것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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