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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통계로 곤혹스런 韓銀…불통이 빚은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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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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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가 생명인 한국은행이 엉터리 통계를 발표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9일 한은은 지난 1월 상호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이 9천775억원 증가했다는 통계를 내놓았다. 이는 지난 2003년 10월 통계가 처음 작성된 이후 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다. 직전 최대였던 지난해 7월(5천924억 원)에 비해서도 65%나 늘어난 것이다.

최근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정책으로 은행 문턱이 높아지면서 2금융권 대출이 증가하는 풍선효과와 맞물려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 통계는 언론 보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잘못된 것으로 판명됐다.

1월 저축은행 대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통계방식의 변경에 따른 영향으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중앙회가 저축은행의 1월 가계대출 통계를 한은에 넘기면서 그동안 제외했던 영농자금 등 영리목적대출을 새로 포함시킨 것.

저축은행중앙회는 그동안 영농자금 등은 영리목적의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순수 가계대출에서 제외해 왔지만 실제 돈의 용처를 고려하면 이 같은 분류가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해 1월부터 가계대출에 포함시켰다. 

특히 1월 통계에는 새로운 기준에 따라 이전에 집행된  영리 대출까지 한꺼번에 반영되다 보니 그 금액도 4천692억원이나 됐다.

결국 1월에 늘어난 약 1조원 중 절반에 가까운  돈이 전월 대비 증가액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른 가계부채는 전 국민의 관심사이자 정부 정책의 핵심 과제이다.

또한 주로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2금융권대출은 신용불량자 양산 등과 관련해 특히 당국이 민감하게 들여다 보는 지표이기도 하다.

이런 중요성을 감안할 때 한은과 저축은행중앙회가 관련 통계에 너무 안이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사전에 좀 다른 방식으로 통보는 받았다”면서 “수치가 크다보니 왜 이렇게 많이 증가했는지 물었더니 이번에는 가계대출로 분류되는 것이 많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이를 시계열로 소급해야 하는지 등의 이야기까지 가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통계 변화에 큰 의미가 있는 사안에 대해)각주를 다는 게 맞고, 그쪽(저축은행중앙회) 담당자 쪽에서 명쾌하게 이야기를 해줬으면 우리도 이런 상황을 인지해서 각주를 달았으면 깔끔하게 해결되는 건데... 우리가 더 따져보지 않는 이상 그쪽 담당자와 기관의 신뢰도를 어느 정도 신뢰하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입장이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보완을 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감한 통계이고, 수치 변화가 워낙 크다는 점에서 당연히 의심해 봐야 하는 사안에 대해 너무 안이했다는 비판과 함께, 긴밀한 협의와 협조가 필요한 두 기관 간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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