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가는 거야' 인삼공사 선수들이 8일 동부와 원정에서 승리하며 정규리그 1위를 질주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원주=KBL)
안양 KGC인삼공사가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향해 순항했다. 1위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 선수들을 더욱 똘똘 뭉치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인삼공사는 8일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 원정에서 90-85 역전승을 거뒀다. 2연승을 달린 인삼공사는 1위를 굳게 지켰다.
32승15패가 된 인삼공사는 2위 서울 삼성(31승16패)과 격차를 1경기로 벌렸다. 3위 고양 오리온(30승16패)와 승차도 1.5경기로 벌어졌다.
178cm 외인 최단신 가드 키퍼 사익스가 4쿼터 12점 등 양 팀 최다 25점을 쏟아부었다. 토종 에이스 이정현이 23점으로 거들었고, 데이비드 사이먼(21점), 오세근(19점 11리바운드)이 골밑을 든든하게 지켰다.
하지만 경기 후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은 수훈 선수로 의외로 주장 양희종(194cm)을 꼽았다. 이날 양희종은 23분여를 뛰면서 도움 5개 2리바운드 1가로채기를 기록했으나 무득점이었다.
김 감독은 그러나 "사실 올 시즌 팀에 득점해줄 선수들이 많아 공격에서 양희종의 역할과 출전 시간이 줄어 본인도 고민이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그럼에도 얼굴 찌푸리지 않고 밝은 표정으로 벤치에서 응원을 해주는데 팀에 큰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4쿼터에도 잠깐이지만 나와서 수비에 일조했고, 도움까지 올렸다"고 덧붙였다. 이날 양희종은 슛 시도가 2번뿐이었고, 궂은 일에 집중했다.
'더 좋은 찬스를 위해' 인삼공사 주장 양희종이 8일 동부와 원정에서 속공 기회에서 동료에게 패스를 하고 있다.(원주=KBL)
인삼공사는 포워드 자원이 넘쳐 출전 시간 배분이 쉽지 않다. 지난 시즌 신인 드래프트 1, 2위 순위 문성곤, 한희원에 슈터 전성현까지 있어 국가대표 양희종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팀을 위해 묵묵히 감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이어 "최근 사익스가 4쿼터 출전 시간이 늘면서 사이먼도 불만이 있을 수 있다"면서 "외국 선수가 입이 나올 수도 있지만 군말없이 벤치에 있다가도 나가서 수비를 해주더라"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선수들이 삼성, 오리온과 상대 전적에서 뒤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이기려고 뭉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에이스 이정현도 맞장구를 쳤다. 이정현은 "사실 우승을 위해 이런 기회가 쉽게 오지 않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사익스의 최근 상승세에 대해서도 "사익스가 득점을 해주면 오히려 편하다"면서 "상대 수비가 몰리면 내게 외곽슛 기회가 오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인삼공사는 지난 2011-2012시즌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정규리그 성적은 2위였다. 아직 정규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적은 없다. 때문에 김 감독도 "4강 직행도 중요하지만 1, 2위는 차이가 크다"고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인삼공사의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의 고비는 10일 삼성과 안양 홈 경기다. 김 감독과 이정현은 "12일 울산 모비스전도 이겨야 하지만 일단 삼성과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라면서 "상대 전적(1승4패)에서 뒤지기 때문에 이날 이겨야 승차를 2경기로 벌릴 수 있다"고 전의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