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모습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우리 군 당국의 정보 분석이 계속 헛점을 드러내고 있다.
조선중앙TV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일대에서 4기의 미사일이 거의 동시에 발사됐다.
4기의 미사일이 한꺼번에 화염을 뿜으며 하늘로 솟구치는 모습의 사진이 실렸다.
사거리 약 1000km의 스커드-ER 개량형 또는 노동계열로 추정되는 4기의 미사일은 260여km의 최고 고도로 솟구친 뒤 10여분만에 최종 1000여km를 날아가 동해상에 떨어졌다.
하지만 군 당국은 지난 6일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10분 이내의 시간에 시차를 두고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동시에 발사돼 10분만에 1000km를 날아간 미사일을 10분 이내의 시간 안에서 시차를 두고 발사됐다고 분석한 것이다.
군 당국의 발표대로라면 1~2개의 미사일이라도 최소한 수십초의 간격을 두고 발사돼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일각에서 군 정보당국의 북 미사일 발사 관련 정보 수집과 공개가 신중함을 넘어서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군은 지난달 12일 발사된 중거리 미사일 북극성 2형에 대해서도 처음엔 노동급 미사일이라고 했다가 무수단 개량형으로 추정했고 최종 신형 중거리미사일이라고 거듭 수정해 대북 정보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더 큰 우려는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사전탐지가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 당국은 올들어 북한이 미사일을 쏜 지난 6일과 지난달 12일 모두 사전탐지를 못했고, 똑같이 두번 모두 발사 2분 뒤에야 탐지했다.
미사일 발사 뒤에야 미국의 적외선 감시 위성(DSP)과 그린파인 레이더가 포착한 것이다.
미사일 발사 탐지에 걸리는 시간 2분. 6일 발사된 미사일이 10분만에 1000km를 날아간 것을 감안하면 산술적으로 간단히 따져도 미사일이 최소 100km이상 200km 가까이 날아가야 레이더에 탐지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미사일 발사 뒤 2분 정도 돼야 레이더에 포착되는데 이는 지구의 자전 현상때문이라며 미사일이 일정 고도 이상 도달해야 레이더에 잡힌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연료주입 시간이 길었던 액체연료에서 고체연료로 진화되고 이동식 발사대 활용으로 사전탐지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결국 한·미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사전 탐지해 선제타격 한다는 개념의 이른바 '킬체인' 무력화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14일 국회에서 의원들이 고체연료 사용으로 인한 킬체인 무력화 우려를 제기하자 "킬 체인 계획과정에서 이미 연료의 주입 문제 등을 감안하고 했기 때문에 액체 연료에서 고체 연료로 간다고 해서 킬체인이 무력화 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연료주입이 아닌 미사일 이동 등 발사전후 움직임으로도 사전탐지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올들어 한·미 당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사전탐지했다고 밝힌 적은 없다.
사전탐지를 하고도 필요에 의해 탐지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것인지 아예 탐지를 못하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군 당국이 막강한 전략무기를 동원해 북한의 도발의지를 꺾겠다고 하는 것처럼, 실제 미사일 발사 사전탐지가 이뤄졌다면 상식적으로 당연히 이것도 공개돼야 북한에 경고의 신호를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사실상 사전 탐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구심이 드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