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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박한 '사드' 후폭풍…끝나지 않은 롯데의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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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 보복 관측…내달 15일 'D데이' 되나

 

롯데그룹이 경북 성주군 롯데스카이힐골프장(성주골프장)을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로 제공하기로 최종 확정하면서 중국의 보복 여부와 수위가 초미의 관심사다.

관광, 면세점, 화장품 등 관련 업계, 특히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는 숨을 죽이고 중국 당국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미 롯데에 여러 차례 경고를 보냈다. 중국 롯데 전 사업장에 대한 세무조사 등 실시, 3조 원이 투입된 '롯데월드 선양' 공사 중단, 중국 온라인쇼핑몰 텐마오의 롯데 플래그숍 퇴출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중국 신화통신 등 관영언론까지 "롯데가 불장난을 하고 있다", "중국을 떠나라"며 위협에 가세했다.

그럼에도 롯데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김정남 암살 사건 등 안보여건 변화 속에 사드부지 제공을 결정하고 28일 정부와 토지 교환 계약을 맺기로 하면서 중국의 보복은 초읽기에 들어간 형국이다.

중국 외교부 겅솽 대변인은 27일 “단호히 필요한 조치를 취해 우리의 안전이익을 지킬 것이며, 이에 따른 모든 결과는 한미 양국의 책임"이라고 고강도 보복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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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매운동' 보복 유력…“항의도 제소도 못하는 최악의 방식”

롯데는 국가안보상 불가피하게 협조했지만 중국의 보복을 생각하면 앞이 깜깜하다.

롯데의 중국내 매출은 연간 3조 원을 넘는다. 또 지난해 6조 원에 이른 롯데면세점 매출의 70% 이상은 중국인이 올려줬다. 중국의 작심 보복이 치명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본격 보복에 나선다면 롯데의 중국 관련 사업 피해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고 우려했다.

현재로서는 롯데가 보복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한 한중 관계 전문가는 "중국 당국이 롯데를 본보기로 삼아 다시 한 번 사드 문제에 강력한 경고를 보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보복의 형태로는 '불매운동' 등 간접 방식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중국 정부가 민간기업을 상대로 직접 보복에 나설 경우 한국 정부 등 국제사회에 역공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즉각 여론몰이에 나섰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해외판은 "롯데의 행위가 많은 중국인의 분노를 초래했다"며 불매운동을 부추겼다. 이에 중국 일부 네티즌들은 "롯데를 보이콧하자"라는 댓글을 달며 동조했다.

소비자를 앞세운 불매운동 형식의 보복이 일어날 경우 한중 FTA 위반으로 중국 정부에 항의할 수도, WTO에 제소할 수도 없다.

중국에선 지난 2012년 8월 일본이 영토분쟁 지역인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국유화한 것에 반발해 희토류 일본 수출 금지와 별개로 대규모 반일시위가 벌어졌다. 도요타 칭다오 공장은 시위대 공격으로 불에 탔고 중국내 일본 기업들의 매출은 반토막이 났다.

한 중국 전문가는 "'불매운동'은 롯데로서는 가장 최악이고, 중국 입장에서는 '손 안대고 코 푸는' 식의 가장 효율적인 보복이 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반발할 대상이 없어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D데이는 3월15일?

보복의 디데이는 중국 '소비자의 날'인 3월15일이 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중국 CCTV는 이날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인 '3.15 완후이(晩會)' 방송하는데 그동안 까르푸, 맥도날드, 애플, 니콘, 폴크스바겐, 닛산, 벤츠 등 주로 외국 기업이 표적이 돼왔다.

이번에는 롯데가 제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방송을 통해 고발된 기업은 신뢰 추락과 매출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중국 타이어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다 2011년 방송 이후 내리막을 걷게된 금호타이어가 대표적 사례다.

롯데의 경우 백화점과 마트, 영화관 등 소비자와 밀접한 사업이 많아 충격파는 더욱 직접적이고 신속하게 나타날 수 있다.

중국내 사업장과 함께 면세점도 초긴장 상태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의 절반에 이르는 5조972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중 70% 이상이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이 올려준 것이다. 중국인 매출이 사라진다면 1조8000억 원이 증발하게 된다.

지난달 5일 재개장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서 만난 유커들은 대부분이 "사드에 대해 잘 모르고 별다른 생각도 없다"고 웃어넘겼다. 하지만 역시 대다수가 "사드가 실제로 배치된다면 완전히 다른 얘기가 될 것"이라고 정색했다.

 

◇ 中 일각 '신중론' 힘 얻을까

일각에서는 중국이 무차별적으로 보복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롯데가 중국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고 수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신중하게 대응할 것이란 기대다.

최근 관영 인민일보의 영자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는 "중한 양국이 불가분의 교역관계이기 때문에 보복은 중국에 양날의 검과 같다"며 "한중 간 날카로운 대립 뒤에서 제3자(미국)가 이득을 취하도록 내버려두면 안된다"며 냉정한 대응을 촉구했다.

또 일부 네티즌들의 보복 주장에 대해서도 "롯데가 중국에서 얻어가는 이익만을 생각하고 이로 인해 중국에서 발생하는 일자리 등 이득을 간과하고 있다"며 "제재로 인한 중국측 손실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상기시켰다.

롯데는 1994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시네마·롯데케미칼‧롯데알미늄 등 24개 계열사가 중국에 진출했다. 중국 내 매출은 연간 3조2000억 원, 현지 직원은 10만 명이 넘는다. 유통의 경우 약 120개 점포(백화점 5개·마트 99개·슈퍼 16개)가 운영 중이다.

선양(瀋陽)에선 테마파크·쇼핑몰·호텔·아파트 등을 아우른 롯데월드 선양을, 청두(成都)에는 연면적 57만㎡ 규모의 복합상업단지 '롯데월드 청두'를 건설 중이다.

그러나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일부 중국 언론이 신중론을 제기한다고 해서 사드 부지 제공에 대해 적당히 넘어갈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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