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 남을 이해할 순 있어도 소유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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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삶을 안다는 것: 나는 누구이며 왜 사는가에 대한 물음'

 

'사람, 삶을 안다는 것: 나는 누구이며 왜 사는가에 대한 물음'은 삶을 살아가면서 '뭣이 중한디'를 한 번쯤 돌아보게 하고, 동서양 고전과 사상에서 배울만한 점들을 제시한다.

저자 박명우는 고통, 시간, 믿음, 사랑, 태도 등에 대해 깊이 있고 핵심을 찌르는 해석을 하면서도 철학,문학, 영화 등에서 풍부한 예시를 들며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태도를 다루는 장에서 레비나스 이론을 끌어들인다. "타자에 대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러 타자는 내 속으로 들어올 수 없으며, 자아는 타자를 단지 이해하는 것, 묘사하는 것, 그리고 교감하는 것 까진 가능해도 그를 소유할 수는 없다."

"레비나스의 주된 목적은 자아의 태도, 즉 '나'의 태도가 상대, 즉, 타자에게 읽히는 방식으로써 어떤 윤리를 목표로 한다. 쉬운 말로 자아가 타자를 만날 때 화장으로 떡칠한 얼굴을 내미는 것이 아니라 화장품으로 분장한 얼굴을 벗어던지고 민낯으로 만나길 권한다.

'나'의 태도는 상대에게 권리가 아니라 책임, 상대방을 위한 윤리적 책무로써 먼저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나'의 태도가 책무로까지 비약된듯하지만, 이런 점에서 태도는 비대칭적이다. 내가 상대를 위해 죽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상대에게 나를 위해 죽어달라고 강요할 수 없다."

이와 같이 '나'의 태도가 확립된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제부턴 모두가 코끼리가 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예화를 들어 조언한다. "개가 짖어도 코끼리는 묵묵히 걸어간다. 당신은 개를 길들일 수 없지만 무시할 수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고,

눈에 보이는 것은 믿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믿지 않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나아가 보이는 것만이 진리라고 웅변하는 시대에 우리는 산다. 과연 무엇을 보고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의 기준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 것일까?

'사람, 삶을 안다는 것'은 보이는 모든 것은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인가에 근거하고 있다고 조리있게 접근한다. 구체적이고 친절한 글 전개 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형상화하는 능력으로 보여주는 저자의 사상세계는 구체적인 현장의 경험 없이는 이루기 힘든 부분이다.

저자는 책 속에서 보통 '나'는 자기자신을 잘 안다고 생각하면서 익숙한 대상으로서의 자신을 탐구하려 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책의 얼개로 삶는 멀리뛰기 그 자체나 그 각 과정이 제시하는 삶의 원리 또는 성찰은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우리자신을 볼 수 있게 하는 좋은 현미경과 같을 수 있다. 즉 우리자신을 저자가 제공하는 이해와 성찰을 통해서 관조할 때 '나'를 알아가는데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고 더 쉬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서 우리가 이해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자신감 넘치고 아름다워질 것이다.

이 책의 1부에서는 '도움닫기'에 해당하는 나에 대한 탐험'을 제시한다. 우리는 '나'라는 존재를 인식해 보고, 가장 힘든 순간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고통(상실, 실패 등)에 대한 이해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모색, 또 이를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객관적인 '나'를 돌아보게 한다. 세상에 서 있는 '나'를 인식하기 시작하면, 이제 세상에서 '나'는 과연 무엇으로 살아가야 하는가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2부는 멀리뛰기에서 '발 구르기'의 동작에 해당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곧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내적조건인 믿음, 꿈과 비전, 사랑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3부에서는 멀리뛰기의 '공중자세'라고 할 수 있는데, 마치 땅을 단단히 딛고 기상하는 새처럼 '나'라는 존재의 성장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한다. 사람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며, 사람의 이러한 마음은 삶의 습관과 태도를 통해서 충분히 달라질 수 있음을, 작가는 이 장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4부는 멀리뛰기의 '착지' 부분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아리스토텔레스)라는 말처럼, '나'라는 존재가 이 세상에서 가치 있는 사람이 되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너' 또는 '우리'라는 올바른 관계 속에서 완전해 질 수 있다. 이러한 관계 속에는 부모, 가족, 친구 등 나와 가까운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 장에서는 이러한 사람 간의 관계가 올바르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사람이 지켜야 할 품격(효孝, 충忠과 서恕, 존중, 말, 겸손 등)이 필요하며, 이 품격을 통해 사람은 세상에서 올바른 '착지'를 할 수 있다고 제시한다.

사람의 삶이라는 것은 마치 물 흐르는 것과도 같아서 집중해서 생각해 보지 않으면, 어느 순간 나도 모르는 사이 시간의 역류에 휩싸여 허둥거리며 살 때가 많이 있다. 이러한 허둥거림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 작가는 '나'로부터 시작하여 '우리'가 이 세상에서 어떻게 함께 어우러져야 살아야 하는 지를 이 책을 통해 하나하나 차분하게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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