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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록'에 나왔던 'VX'…북한 화학무기 위협 재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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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2-25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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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배후라면 대량살상무기를 외국에 가져가 사용한 것"…국제사회 대응 주목

시민들이 北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독극물이 VX 신경독이라고 말레이시아 경찰이 발표하면서, 서방 언론들은 일제히 VX와 관련한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북한이 핵무기 뿐 아니라 탄도미사일에 화학무기를 실어 발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 사건으로 부각되면서, 국제사회에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NBC뉴스는 전직 나토 사령관이자 화학무기 전문가인 하미쉬 드 브레톤-고든과의 인터뷰에서 “VX는 지금까지 개발된 화학무기 중 가장 독성이 강하며, 가스 형태인 사린가스와 달리 꿀이나 자동차 오일같은 점성이 있는 액체의 형태로 돼 있다”고 보도했다.

브레톤-고든은 “손톱만한 크기의 캡슐에 담아서 올 경우 공항 검색도 쉽게 통과할 수 있으며 미세한 양을 피부에 접촉하는 것으로도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일한 해독제로 아트로핀이 있지만, VX는 워낙 빨리 작용하기 때문에 접촉 즉시 해독제를 주사해야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VX는 과거 1996년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영화 '더 록(The Rock)'에서도 등장한 적이 있는 화학무기다. 그러나 실제에서는 영화에서처럼 빠르게 발포되지는 않다고 NBC는 보도했다

영화 '더 록'에 등장한 VX 캡슐

 

또 김정남의 얼굴에 VX를 뿌리는데 2명의 여성이 동원된 것으로 미루어 이원화된 형태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CNN은 화학무기금지기구를 인용해 “두개의 물질이 섞이기 전까지는 독성을 띄지 않는 이원화 형태의 화학무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가디언도 두 명의 여성 가운데 한 명만 구토 증세를 보인 것에 대해, 이원 혼합물이 범행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첫 번째 물질을 바른 여성은 멀쩡하고, 두 번째 물질을 바르면서 VX로 변하는 과정에서 두 번째 여성이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서방 언론들은 VX가 유엔의 조약에 의해 금지된 물질이며, 지난 1991년에는 대량살상무기로 등록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NBC와 인터뷰한 브레톤-고든은 “VX는 생산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물질로 테러리스트들이 이를 제조할 수 없으며, 정부 차원의 연구실에서 생산할 수 있다”고 견해를 제시했다.

사건의 배후에는 평양이 있다는 점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브레톤-고든은 “만약 이번 사건에 국가단위의 배후가 개입돼 있다면 이는 대량살상무기를 다른 국가로 가져가 사용한 셈이 된다”며 “국제사회가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국제사회는 그동안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가능성에 대해서만 주목해왔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탄도미사일에 화학무기를 실어 발사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부각되고 있다.

핵탄두 소형화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화학무기는 이미 북한이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어 화학무기를 실은 탄도미사일 위협이 훨씬 더 위협적이라고 서방 언론들은 보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이날 조지워싱턴대 외교연구원 김두연 연구원을 인용해 “이번 VX 사용은 핵미사일 위험 뿐만 아니라 생화학무기와 사이버 공격 등이 모두 북한 정권의 대량살상무기 키트 안에 들어있다는 상기시켜 준다고 전했다.

북한은 2014년에 이미 2500~5000톤의 화학무기를 비축하고 있고, 다양한 생화학무기를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화학무기 전문가인 미국 미들베리칼리지의 미들베리국제학연구소(MIIS) 레이먼드 질린스카스 소장은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안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가 가능한 화학무기 사용 사건"이라고 분석하기도 해, 앞으로 국제사회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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