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이먼드 그린 (사진=NBA미디어센트럴)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독설가' 드레이먼드 그린이 경기 도중 폴 피어스(LA 클리퍼스)에게 건넨 '트래시 토크(trash talk)'가 농구 팬의 비판을 받고 있다. 도를 넘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그린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오클랜드 오라클아레나에서 열린 2016-2017시즌 NBA LA 클리퍼스와의 홈경기 초반 벤치에 앉아있는 피어스를 향해 "은퇴시즌을 기념하는 투어를 따라다닐만큼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하지는 않아. 그 정도 대우를 받을 정도는 아냐. 사람들이 그 정도로 당신을 좋아하는 않아. 자기가 무슨 코비 브라이언트라도 되는 줄 알아?"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시즌이 마지막이라고 공언한 피어스는 최근 경기 출전 자체가 많지 않은 베테랑이다. 이날도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트래시 토크'는 보통 코트 위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상대팀 선수를 자극하기 위해 시도한다.
그런데 그린은 상대 선수가 자유투를 던질 때 멀리 벤치에 앉아있는 피어스를 향해 큰 목소리로 독설을 날렸다.
그린은 피어스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 케빈 듀란트가 FA 자격을 얻고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를 떠나 골든스테이트로 이적했을 때 피어스가 듀란트의 결정을 크게 비판한 바 있기 때문이다.
듀란트는 지난 시즌 소속팀을 서부컨퍼런스 결승에 올려놓았고 골든스테이트에 3승1패로 앞서가며 파이널 진출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이후 3연패를 당해 탈락하고 말았다. 피어스는 우승에 근접한 강팀 소속의 듀란트가 자신을 탈락시킨 팀으로 이적하는 것은 못마땅하게 여겼다. 경쟁심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에 그린은 "피어스와 같은 사람의 말은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며 "애플에 다니는 직원이 구글로 옮긴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듀란트는 자기 개인 사업의 CEO같은 존재다. 한 팀에서 다른 팀으로 옮겼을 뿐이다"라고 듀란트를 두둔했다.
경기 도중 자신의 시야에 피어스가 들어오자 당시 기분을 참지 못하고 독설을 내뿜은 것으로 보인다.
1998년 NBA 드래프트 전체 10순위로 보스턴 셀틱스에 지명돼 지금까지 뛰고 있는 피어스는 살아있는 전설 중 한명이다.
피어스는 통산 1331경기에서 평균 19.8점, 5.6리바운드, 3.5어시스트를 올렸다. 10차례나 NBA 올스타에 선정됐고 2007-2008시즌에는 보스턴을 정상으로 이끌며 파이널 MVP를 받았다. 피어스는 최근 마지막 보스턴 원정에서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특별한 순간을 경험하기도 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지난 시즌이 은퇴 시즌이라고 공언한 뒤 각 도시를 마지막으로 방문할 때마다 극진한 대우를 받은 바 있다. 피어스 역시 NBA에서 훌륭한 경력을 남겼고 존경받은 선수였기 때문에 그린의 독설은 팬의 공감대를 전혀 얻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이날 경기는 골든스테이트의 123-113 승리로 끝났다. 골든스테이트는 3쿼터에서만 50점을 올리는 괴력을 발휘하며 클리퍼스와의 맞대결 10연승 행진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