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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의 꼼수 시나리오는? '하야→여론전→사법처리 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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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심판 승복도 답 못해" 헌재 흔들 의도 역력…결국 '나만 살고 보자'

 

"거대한 시나리오가 시작된 것 같다."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에 이어 '헌재농단'이라고 할 정도로 대통령측 대리인단의 막말이 난무했던 탄핵심판 16차 변론 기일을 지켜본 국회측 한 소추위원이 한 말이다.

이날 대통령측 대리인들은 대통령 탄핵심판을 파탄으로 몰고 갈 작정이라도 한 듯 탄핵심판과 재판관 흠집 내기 등 상식 밖의 막말과 선동으로 심판정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강일원 주심을 향해 '국회 대리인'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고,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에게도 "퇴임에 맞춰 과속진행 한다",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권성동하고 한 편을 먹고"라고 하는 등 시비를 걸었다.

소추위원들은 신성한 탄핵심판정이 사상 초유의 재판관·법정모독으로 더렵혀지는 이 광경을 보고 무언가 짜여진 각본이 작동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국회 소추위원 측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대통령 대리인단의 시나리오의 클라이맥스는 탄핵심판 선고 하루 이틀 전에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을 피하기 위해 '하야'하는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 대리인단의 변론 내용은 헌재의 재판 절차를 송두리째 부인하는 안하무인격 태도였다. 이것이 우연인가, 거대한 시나리오의 시작에 불과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 탄핵심판 '불공정 프레임' 씌우기…불복 명분 쌓기

재판관들의 심기를 건드려서 득 될 건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대통령측 대리인단의 노골적인 '몽니'는 탄핵심판 자체에 대해 '불공정' 프레임을 뒤집어씌우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결국 자신들이 원하는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불복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놓겠다는 의도다.

심판정 안에서 태극기를 꺼내 들거나 색깔론을 펴는 것도 판결에 불복하더라도 이를 지지해 줄 수 있는 세력을 끌어모으기 위한 성격이 짙다.

결국 헌재의 탄핵심판을 정치재판으로 끌고가 국론을 분열시켜, 보수 결집의 도화선에 불을 붙이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읽혀진다.

한 헌법학계 관계자는 "불리한 결과가 나왔을 때 공정한 재판이 아니라는 프레임을 통해 헌법재판의 결과를 훼손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며 "심판의 결론에 대해 정치적으로 비판할 여지를 남겨두려는 아주 납득하기 어려운 언행"이라고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기일인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이동흡 변호사 등 피청구인단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탄핵 직전 '하야' 카드…사법처리 피하려는 꼼수?

이런 흐름에서 박 대통령은 탄핵 선고 직전 '헌재가 불공정했음에도 국정혼란과 국론분열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물러난다'고 선언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탄핵 전 사퇴하면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받게 된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한다.

범여권에서 박 대통령이 자진 사퇴할 수 있도록 사법처리 면제 등 퇴로를 열어주자는 '질서 있는 퇴진론'이 다시 불거지는 것도 이런 시나리오와 연결돼 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전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박 대통령 자진 사퇴설'에 대해 "이 문제에 대해선 이미 청와대에서도 검토를 한 것으로 들린다"고 말한 바 있다.

청와대 일각에서도 "정치적 타협, 국민적 타협이 되면 사퇴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대선을 앞둔 여야 주자들이 보수층 여론을 고려해 사법처리를 밀어붙이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을 청와대가 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도 23일 "박근혜 대통령이 자진하야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박 대표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대통령이 그렇게 꼼수를 부리려고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시간벌기를 할 것이고, 친박 세력들은 대통령 후보나 당선자에게 압력을 행사할 것"이라며 "그렇게 검찰 수사를 피해보려고 하겠지만 그분의 갈 곳은 사저가 아니다. 이미 정해져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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