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체포된 북한 국적자 리정철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중문매체인 중국보에 따르면 리정철은 현지 경찰 조사에서 "나는 암살에 참여하지도, 김정남을 죽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리정철은 또 앞서 체포된 여성 용의자 2명을 알지 못하고, 공항 폐쇄회로 화면(CCTV)에 잡힌 4명의 용의자 가운데 자신은 없다며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고 해당 매체가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경찰도 흐릿한 CCTV 화면에 나온 4명의 남성 가운데 리정철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의 집과 직장에서 관련 증거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리정철이 접촉했던 인물과 통화·출입국 기록, 가정상황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 가운데 김정남이 독극물 공격을 받는 상황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도 일본 언론에 공개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 후지TV와 도쿄방송 등이 전날 공개한 5분 분량의 CCTV 영상에는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여성 2명의 공격을 받는 장면도 포함됐다.
한편 말레이시아 정부는 김정남 부검 등을 둘러싸고 자국을 강하게 비판한 북한 대사를 초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매체인 더 스트레이츠타임즈는 말레이시아 외교부가 강철 자국 주재 북한 대사에게 20일 열리는 비공개회의에 참석하라고 요구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강 대사는 지난 17일 김정남 부검결과 발표를 앞두고 "말레이시아 당국이 시신에 대한 부검을 강제로 진행했다"며 "이 문제를 국제재판소에 제소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