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열린 금융위와 장애인 단체 간담회(사진=금융위원회)
청각장애인 A씨는 한 카드회사에 가족카드 발급을 신청했지만 “본인 확인을 위한 음성통화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뇌병변 장애를 가진 B씨는 인터넷으로 대출을 신청한 뒤 금융업체 창구를 방문했다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안 업체측으로부터 대출이 안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발달장애아들을 가르치는 한 초등학교 교사는 체험학습을 앞두고 단체 보험가입을 신청했지만 학생들이 장애아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금융위원회가 소개한 장애인에 대한 차별 사례중 일부다. 금융위는 19일 “금융의 다양한 영역에서 장애인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 사례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전면적인 실태조사와 개선방안 마련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17일 ‘장애인 금융접근성 제고를 위한 간담회’를 갖고 장애인 단체 등으로부터 금융 이용상의 불편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한국농아인협회 측은 청각장애인의 경우 본인 확인을 위한 자동응답시스템(ARS) 인증방식이 불편하고 금융업체 지점을 방문해도 수화통역 서비스가 없어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측은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현금입출금기(ATM)에 접근하기가 어렵고 은행에 경사로가 없거나 창구의 턱이 높아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한국장애인단체 총연맹은 장애인의 보험가입을 제한하거나 차별하는 관행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청했으며 장애인부양을 신탁할 때 증여세를 면제해주는 한도를 현행의 5억 원에서 더 늘려 주고 원금 인출도 가능하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에 대해 “장애인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 관행이 여전히 남아 있어 금융권의 애로해소 노력이 더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서 이날 간담회를 계기로 개선과제를 적극 발굴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다음달까지 금융연구원과 함께 장애인 1천 명을 표본 추출해 1:1 면접방식으로 차별 사례를 조사하기로 했다.
동시에 금융감독원은 은행, 보험, 증권, 여신전문회사 등 64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장애인이 모바일 또는 ATM을 이용하거나 직접 창구를 방문했을 때 적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조사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실태조사를 토대로 차별대우 관행의 개선과 장애인을 위한 금융서비스 인프라 보완 등을 포함한 종합대책을 올 상반기안에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