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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영화 '눈길'에 성폭력 장면이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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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 한 영화들은 몇 차례 있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위안부'를 다룬 극 영화와는 조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여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영화보다 먼저 드라마화돼 대중들에게 다가갔다. 영화 '눈길'의 이야기다.

'눈길'에는 두 소녀가 등장한다. 부잣집 막내딸 영애(김새론 분)와 씩씩하지만 가난한 집의 딸 종분(김향기 분)이다. 평생 만날 것 같지 않던 두 소녀는 뜻밖의 장소에서 재회하게 되고, 함께 우정을 나누며 비극을 헤쳐 나간다.

이나정 감독에게 '위안부' 소재는 무거운 숙제나 다름없었다.

이 감독은 13일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 열린 '눈길' 시사회에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이고, 피해를 입은 분들이 생존해 계셔서 영화적인 볼거리로 소비하는 것은 또 하나의 폭력일 것 같았다. 그래서 최대한 간접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눈길'은 역사적 아픔에 대한 직시를 위해 '충격요법'을 택한 '귀향'과는 조금 다른 색깔을 가진다. '위안부' 소녀에 대한 성폭력 장면이 담기지 않은 것이 결정적 차이다. 주연을 맡은 김새론과 김향기가 미성년자 배우인 탓도 컸다.

이 감독은 "성폭력 관련 영화이기 때문에 미성년자 배우들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작품을 그리길 바랐다. 일본군과 피해자 역할을 분리해서 촬영하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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