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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물 백신'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부작용' 논란이 제기되면서 정부 구제역 백신정책의 보다 근본적인 개선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소 사육농가들이 유산과 원유생산량 감소 등을 우려해 백신접종을 기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 백신 부작용 우려, 농가 접종 기피박봉균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8일 기자 브리핑을 통해, "젖소는 백신을 접종하면 원유생산량이 감소한다는 게 보편적으로 나오는 의견"이라며 "보통 젖소는 하루에 35킬로그램 정도의 원유를 생산하는데 28킬로그램까지 떨어졌다는 얘기도 있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또, "한우의 경우도 임신한 소에 백신을 접종했을 때 주저앉고 유산했다는 보고도 있다"며 "농장들이 백신접종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젖소는 임신해서 10개월이 지난 뒤 첫 번째 송아지를 출산하면 2개월 정도 건유(송아지가 먹는 우유)기간을 거쳐 본격적으로 원유를 착유하게 된다. 태어나서 25개월 정도가 지나야 원유를 생산하게 된다는 얘기다.
이후 실제 원유를 생산하는 기간은 7개월 정도다. 이렇기 때문에 정부는 4~7개월 단위로 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젖소사육농장들은 한창 수익을 내야 하는 기간에 백신접종을 하면 원유생산량이 줄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방역당국은 충북 보은 젖소농장의 구제역 발생과 관련해 반경 3km이내 11개 젖소농장을 대상으로 항체 형성률을 조사한 결과, 1개 농장(72마리 사육)은 아예 접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4개 농장은 항체 형성률이 80% 이하로 나타났고, 6개 농장만이 88~100% 항체 형성률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박 본부장은 "항체가 형성된 농장들은 1번 이상은 백신을 접종했다고 봐야 하지만, 정기적으로 접종했는지는 좀 더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읍 한우농가와 관련해서도 반경 3km 이내 13개 한우농가 가운데 1개 농가(1마리 사육)는 항체가 나오지 않았고, 6개 농가는 80% 이하로 기준치를 밑돈 것으로 조사됐다.
박 본부장은 "우리나라는 한우 농가의 평균 사육마릿수가 30마리 정도로, 해마다 10여 마리가 가임한다고 봐야 한다"며 "이 중에서 한두 마리가 유산하면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접종을 꺼리게 된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또, "백신 구매량을 보면, 한 번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은 분명히 구매하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두 번, 세 번 구매한 농가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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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체형성률…2000년부터 이어진 보고서용 '정책수용률'일 뿐이처럼 소 사육농가들이 가급적 백신접종을 기피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발표한 항체 형성률 95%에 대해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박 본부장은 "발표를 드린 내용은 (실제 소 개체수에 대한) 항체 형성률이 아니다"며 전혀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 2000년부터 구제역이 처음 발생해 2010년까지 살처분 정책을 펴왔다"며 "이 때 OIE(국제동물보건기구)에 구제역 청정국 선언을 하기 위해선 바이러스가 순환하지 않고 있다는 입증 서류를 제출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당시 소 사육농가 14만 가구를 모두 조사할 수 없기 때문에 8~10% 정도의 농가를 선정해서 바이러스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며 "현재 샘플링 조사 대상이 10%로 정해진 계기"라고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따라서 "항체 형성률이 95%라는 얘기는 10%의 샘플링 농가 가운데 95% 정도가 백신을 접종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일종의 보고서용) 정책수용률로 봐야 한다"며 "개체 형성률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 본부장은 "문제는 농가당 1마리씩 조사를 하다 보니까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어서 앞으로는 6마리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백신 항체검사가) 양적인 부분에 성공했지만 질적으로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