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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새 사장 누가 될까… 방문진, 선임 일정 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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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법 개정안 국회 계류 상황 등 변수 존재

방송문화진흥회는 2일 오후 정기이사회를 열어 차기 MBC 사장 선임 일정을 의결했다. (사진=김수정 기자)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 이하 방문진)이 MBC 차기 사장 선임에 나선다. 야권 추천 이사들의 반발에도 여권 추천 이사들은 다수결로 주요 일정을 의결했다.

방문진은 2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에서 정기이사회를 열어 MBC 신임 사장 선임 일정에 대해 논의했다.

그 결과, 방문진은 내일(3일)부터 13일까지 MBC 사장 공모에 돌입하고, 16일 이사회에서 사장 후보를 3배수로 압축하며, 23일 이사회에서 최후의 1인을 선임하기로 의결했다. 오늘 의결한 대로 일정이 진행될 시, 최종 후보는 23일 주주총회에서 사장에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2월 선임된 현 안광한 사장은 이달 말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안광한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김장겸 보도본부장, 권재홍 부사장 등이 사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 야권 이사들 '선임 연기' 요청, 무시돼

이날 방문진에서는 MBC 사장 공모 일정을 이대로 진행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나와 격론이 벌어졌으나 여권 이사들이 '다수결'을 고집해 결국 의결됐다.

야권 추천 이완기 이사는 △방송법 및 방문진법 개정안('언론장악 방지법')이 국회에 계류되어 있고 △울산MBC 감사와 관련해 방문진 이사 전체 감사가 필요하므로, 선임 일정을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는 2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방송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되어 있다. (법안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인데다, 해당 법안은 많은 국민과 시청자들이 요청하고 있기 때문에 (통과 후로) 사장 선임 일정을 미뤄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일부 방문진 이사가 울산MBC 사장으로부터 고가의 선물을 주기적으로 받아온 것이 감사 결과 드러난 만큼, 현 방문진 이사들에 대한 특별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6. 12. 28. 울산MBC 사장, 회삿돈으로 본사 경영진에 '고가 선물')

지난해 11월 1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2012년 170일 파업 이후 처음으로 거리에서 대규모 조합원 결의대회를 열었다. '청와대방송 OUT'이라는 글자 모양대로 촛불이 늘어서 있는 모습 (사진=김수정 기자)

 

이 이사는 "방문진의 운영방식과 도덕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상태에서 방문진이 차기 사장을 선임하면 굉장히 정파적인 사장이 선임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별감사 후) 명쾌하게 진상규명이 되어 방문진이 도덕적으로 문제없는 상황에서 사장 문제를 해결하자"고 말했다.

방송법 개정안도, 방문진 전체 이사에 대한 감사도 2월을 기한으로 삼아 일정을 늦추자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또 다른 야권 이사인 유기철 의사도 이에 동의하는 입장을 취했다.

◇ "무자격 방문진이 뽑는 새 사장, 정당성 확보 못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조능희, 이하 MBC본부) 역시 긴급 성명을 내어 방문진에 차기 사장 선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MBC본부는 "김재철·안광한 체제에서 공영방송 MBC는 끝없이 추락했다. 뉴스는 편파와 왜곡으로 일관했고, 취재 현장에서는 시민들의 비난이 따갑다. 유능한 기자·PD·아나운서 100여 명이 여전히 제작에서 배제돼 있다. 무너지는 MBC를 지탱해오던 드라마와 예능의 인재들마저 무더기로 이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재철 체제 이후 예능에서만 30명 가까운 PD들이 회사를 떠났다. 제작의 자율성을 말살하는 윗선의 부당 지시와 개입에 질식한 것이다. 사장이 은밀히 만났다는 ‘국정농단 비선실세’의 아들이 드라마에 고액의 출연료로 ‘낙하산 캐스팅’되는 현실이 적폐의 단면"이라고 전했다.

MBC본부는 "안광한 경영진의 이 모든 역주행에 방문진은 눈을 감았다"며 "현 방문진은 MBC의 관리감독기구로서 주어진 사명을 스스로 내던졌다. 이미 자격 상실"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12월 28일, MBC기자협회와 MBC영상기자회 소속 기자들은 '근조 MBC뉴스'라는 피켓을 들어, '청와대방송'이라는 조롱을 받고 있는 자사 뉴스에 '죽음'을 고했다. (사진=김수정 기자)

 

MBC본부는 이사회 속기록 보존 및 회의록 실명 요구조차 부결시키는 등 수적 우위로 이사회 운영을 해 온 여권 이사들을 향해 "모든 책임의 중심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촛불 민심에 따라 국회가 탄핵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람들 아닌가. 이것만으로도 '무자격 방문진'이 뽑겠다는 MBC 새 사장은 아무런 권위와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MBC본부는 국회에 계류 중인 방송법 개정안이 처리될 시, 부칙에 따라 방문진 이사진과 MBC 경영진이 3개월 이내에 전원 교체된다는 점을 밝힌 후, 방문진에 △당장 사장 선임 절차를 중단하고 △MBC 총체적 붕괴 배후 노릇을 한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야3당과 무소속 의원들을 포함한 의원 162명은 지난 7월, '방송법 개정안'('언론장악 방지법')을 공동발의했다.

공영방송 이사회 여야 비율 7:6 완화, 중립적인 사장추천위원회 마련, 사장 선임 시 특별다수제(전체의 2/3 이사들의 찬성이 있을 때 가결하도록 하는 제도) 도입, 노사 동수 편성위원회 구성 등을 담고 있는 방송법 개정안은 새누리당의 방해로 오랜 시간 관련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달 18일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공청회가 열려 겨우 한 발을 뗐으나, 23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새누리당 위원들에 전원 불참해 또 다시 파행을 맞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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