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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빠진 반기문…길 잃은 새누리 탈당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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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나침반' 흔들리며 탈당 고심 거듭…충청권도 "입장 유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사진=이한형 기자)

 

설 연휴 전후로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됐던 새누리당 내 추가 탈당 움직임이 뚝 끊긴 분위기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가리키던 여권 내 '권력 나침반'이 반풍(潘風)의 약세에 흔들리면서, 탈당을 저울질하던 의원들도 길을 잃은 채 동분서주하는 모양새다.

◇ '반기문 바라기' 與 의원들 신중론…정진석·나경원도 '탈당 유보'

반 전 총장 귀국 전부터 향후 행보를 같이 할 것이라며 가장 적극적으로 협력의사를 밝혀온 이들은 새누리당 내 충청권 의원들이다. 충북 출신인 반 전 총장을 놓고 충청권 대망론을 그리던 이들 사이에서는 한 때 "공산당만 아니라면 반 전 총장을 따라갈 것"이라는 말까지 나왔었다.

최근에는 설 연휴 전후로 제 3지대로 나가 반 전 총장을 도울 것이라는 기류도 감지됐지만, 이제는 '입장 유보'로 방향이 틀어졌다. 반 전 총장의 파괴력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전 원내대표와 경대수, 이종배 의원 등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 8명은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여 '탈당 유보'로 입장을 정리했다. 정 전 원내대표는 회동 후 "원내에서 (반 전 총장을) 돕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내에서 반 전 총장 지지세력을 좀 더 모아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결국 반 전 총장에 대한 당내 확신 기류가 예전같지 않다는 뜻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충청권 의원들과 더불어 반 전 총장에 대한 협력 의사를 밝혀왔던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도 최근 탈당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반 전 총장에게 도움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불확실성 속에 선뜻 몸을 던지기 보다는 당분간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 새누리 수도권 의원들도 고심…바른정당으로 갈까?

수도권 등 새누리당 타 지역 의원들도 비슷한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이들은 '설 연휴 이후 집단 탈당'도 저울질 했지만, 결정 시점은 다시 뒤로 미뤄지는 분위기다.

일단 박순자, 홍철호 의원이 바른정당행을 선택한 가운데, 3~4명의 의원들은 2월 초 합류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산발적 탈당으로 기류가 전환된 데 대해 한 의원은 "탄핵 최종 결정이 나와야 움직이겠다는 의원들이 다수"라고 밝혔다.

탄핵 인용도 되기 전에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오히려 지역 여론이 악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진짜 속내는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바른정당 내 유력 주자가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반 전 총장과의 연대 가능성과 이에 따른 파급력 등 모든 게 손에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갈 길을 정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이날 "입당과 창당 등 빠른 시일 내에 결단을 내릴 것"이라면서도 개헌 논의를 위한 정당·정파 대표 협의체를 제안했다. 개헌을 고리로 한 '제 3지대 비문(非文) 연대 구축'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를 두고 "더이상 불확실성을 높이며 지지세를 잃을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입당을 하는 게 반 전 총장에게도 유리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쓴소리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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