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우리나라는 미국과 일본, 대만 등에 비해 잔류농약 허용기준이 매우 취약했다.
참깨와 참다래 등 농산물에서 등록되지 않은 농약 성분이 과다 검출돼도 다른 비슷한 기준을 적용해 사실상 묵인해 왔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해당 농산물에서 미등록 된 농약성분이 0.01ppm 이상 검출되면 시장에 출하할 수 없게 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하 농관원)은 참깨, 참다래 등 농산물에 대한 농약 잔류허용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PLS, Positive List System)'를 올해부터 적용한다고 31일 밝혔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견과류와 열대과일류에서 잔류허용기준이 없는 농약이 검출될 경우 다른 농산물에 적용하는 기준을 잠정 적용했다.
예컨대, 배추에만 적용되는 농약성분이 취나물에서 0.03ppm이 검출됐다면, 배추에서 허용한 0.05ppm을 적용해 시장 출하가 가능했다.
해당 농약성분이 취나물에서는 잔류허용기준이 없지만 배추 기준을 그대로 적용했던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특정 농산물에 대한 잔류허용기준이 없는 미등록된 농약이 검출될 경우에는 무조건 0.01ppm 기준이 적용돼, 이 취나물은 시장에서 판매가 금지된다.
실제로 농관원이 지난해 국내산 참깨에 대해 안전성검사를 실시한 결과 22종의 농약이 검출됐으며, 이 가운데 15종은 참깨에 미등록된 농약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PLS를 적용할 경우 부적합률이 0.5%에서 4.8%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참다래는 53종의 농약이 검출돼 이 가운데 28종이 미설정된 성분으로 부적합률이 5.0%에서 17.8%로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약관리법에는 해당 작물에 등록된 농약만 사용하도록 되어 있으나, 농가에서는 다른 작물에 사용하던 농약을 관행적으로 사용해 왔다"며 "앞으로는 농민들 스스로가 농약사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관원은 올해부터 참깨 등 견과류와 참다래 등 열대과일류에 대해서 우선 적용하고, 앞으로 모든 품목에 대해서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한편, 현재 전 세계에서 사용중인 농약 성분은 대략 600여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이미 지난 1960년대에 잔류농약허용기준을 강화했으며, 일본은 2006년, 유럽연합과 대만은 2008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농민들의 반발을 우려해 PLS 도입을 미뤄왔으나, 최근 미국산 아몬드와 필리핀산 바나나, 중국산 참께 등이 수입되면서 미등록된 잔류농약이 대량 검출돼 골치를 앓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