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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꼭 외치고 싶었다…"우리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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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飛上)한 아이들③] 18세 선거권 운동 나선 학교 밖 청소년들

지난해 대전CBS는 가정과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의 충격적인 실태를 고발했다. 가정과 학교에서 보호받지 못했던 아이들은 사회에서도 '가출·비행청소년'이라는 편견 속에 더욱 움츠러들어야 했다. 만약 사회가 편견 대신 관심과 도움을 준다면 이 아이들은 어떻게 달라질까? 대전CBS는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편견을 딛고 비상(飛上)한 아이들의 사례를 매주 소개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방황하던 내 삶에 악기가 말을 걸었다
② 나를 꺼내준 한마디 "넌 원래 그런 애 아니잖아"
③ 국회서 꼭 외치고 싶었다…"우리도 할 수 있다"
(계속)


지난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청소년 참정권 토론회에서 연극을 하고 있는 학교 밖 청소년들.

 

"애들이 뭘 안다고 투표, 선거야? 어른들 일은 어른들이 알아서 할 테니까 애들은 신경 끄고 공부나 해!"

"공부도 하기 힘들 애들한테 선거까지 시키려니까 걱정돼서 그러지."

'투표하기에는 이른 나이'라고 입을 모으는 할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아이들은 이렇게 말했다.

"'공부나 하라'는 말씀 대신 우리가 사는 이 나라에 당당하게 목소리 내는 법부터 가르쳐주세요."

지난 18일 학교 밖 청소년 7명이 직접 만든 연극을 들고 국회로 향했다. 주제는 '18세 선거권'.

최근 선거연령 18세 하향 조정을 두고 찬반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청소년 참정권 토론회에서 연극을 통해 목소리를 낸 것이다.

연극에서 '둘째'로 출연한 서지윤(18·여)은 연극의 대본을 직접 썼다.

지윤이는 "18세 선거권과 관련해 어른들을 인터뷰하는 장면을 우연히 보고 '어른들이 저렇게 생각하고 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어른들에게 우리는 이렇게 답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대본을 썼다"고 말했다.

지윤이는 지난 대선 때 지역별로 표 색깔이 뚜렷이 갈리는 모습에 실망감이 컸다고 했다. 이후 청소년들에게 연이어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지는 것을 보면서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했다.

"군대도 갈 수 있고, 면허도 딸 수 있는 나이인데 왜 투표는 못하는 걸까요?"

어른들에게 당차게 이 같은 물음을 던진 지윤이는 '학교 밖 청소년'으로 불리고 있다. 학교를 떠날 때 마음에 아픔이 있었던 지윤이는, 학교를 떠난 뒤 자신을 다르게 보는 시선에 더욱 움츠러든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랬던 지윤이에게 18세 선거권 운동은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고, 책임질 수 있는 치유의 시간이 되기도 했다.

"집에 혼자 있다보니 너무 막막한 마음에 청소년지원센터를 찾게 됐는데, 그곳에 계신 선생님을 통해 청소년 참정권을 위한 활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나도 그런 일을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저처럼 학교를 떠난 친구들과 함께 용기를 내게 됐어요."

지윤이와 친구들은 대전시의회 등과 함께 18세 선거권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연극에서도, 그리고 학교 밖의 삶에서도 '할 수 있다'를 보여주고 있는 지윤이. 지윤이에게 '선거권이 생기면 어떤 사람을 뽑겠느냐?'고 묻자 지극히 평범했지만, 어른들을 뜨끔하게 하는 답이 돌아왔다.

"정말 나라에 도움이 되는 공약을 내걸고, 그것을 잘 실행할 수 있는 믿음을 주는 사람을 뽑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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