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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타 논란' 수지 화보집 작가, 악플에 '모욕죄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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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하고 합리적인 비판은 문제 없어… 선처 없다"

2015년 10월 발행된 수지의 개인 화보집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2015년 나온 수지의 개인 화보집 'suzy? suzy.'가 온라인 상에서 로리타 논란으로 갑론을박이 뜨거운 가운데, 이 화보집을 작업한 사진작가 오선혜 씨가 도가 지나친 악플을 남긴 이들을 명예훼손 및 모욕죄로 고소했다.

오 씨는 2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고소장과 관련된 입장을 올렸다. 오 씨는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에 저작권 침해 및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 및 모욕죄 명목으로 악플러들을 고소했다.

오 씨는 "본인이 생각하기에 도를 넘은 비약이 아닌 정당하고 합리적인 비판을 토대로 의견을 개진했다면 아무 걱정하실 필요 없다. 같은 사진을 보고 다른 의견 낼 수 있다. 내가 맞으니 너는 틀렸어,라고 얘기한 적 없다. 다만 그 수위나 논지가 너무 비상식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기에 목소리를 낸 것"이라고 밝혔다.

오 씨는 "논란이 된 사진이 불편하고 수준 미달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건 개인의 자유니까. 그런데 로리타 클리셰 혹은 로리타 콤플렉스 요소가 짙으니 인정하고 그 점에 대해 사과해 달라. 이건 대체 무슨 억지 논리인가"라며 "그게 뭐든 당사자가 안했다는데 누군가 보기에 그럴 여지가 있으니 적당히 사과하면 모든 일이 해결되나. 바로 이런 어거지가 대중예술 탄압의 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23일 오선혜 씨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고소장 사진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오 씨는 "가장 화가 나는 건 로리타의 개념 외에 제가 그걸 연상케 하는 구도나 신체적 포즈, 요소들의 의미를 모른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는 것이다. 제가 그걸 왜 알아야만 하나. 그리고 그에 관한 특정한 가이드나 기준은 누가 정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오 씨는 "진짜 제 해명이 듣고 싶은 거라면 직접 대면해서 디테일하게 모두 설명해 드리겠다. 제가 2년 전 작성한 촬영 기획안 및 참조 레퍼런스, 아이디어 노트까지 싹 다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일 수지 씨와 저를 믿고 지지해주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유야무야 아니면 말고 식의 태세 전환으로 그냥 넘어가게 두진 않을 것"이라며 "선처 없다"고 강조했다.

오 씨는 24일에도 인스타그램 댓글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다시 한 번 피력했다.

그는 "페미니즘과 성소수자, 아동학대와 소아성애자, 여권신장 등에 관한 부분이라면 저도 당연히 관심을 갖고 전문 서적과 다양한 견해들을 찾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 모든 사회적 현안들과 로리타 클리셰를 같은 선상에 두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오 씨는 "로리타 자체의 개념을 배제하겠다는 게 아니다. 어떤 부분을 염려하시는지 안다. 결과물에 대한 도덕성과 윤리 부분에 있어서는 앞으로도 신중하게 고민하고 검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15년 10월 발행된 수지의 화보집 'suzy? suzy.'는 지난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일부 네티즌들은 수지가 입은 옷차림과 신발, 사진이 오래된 이발소에서 찍혔다는 점, 아빠 넥타이를 머리에 매고 있는 점, 다리에 멍이 있는 점, 고무장갑을 끼고 다소 멍한 표정으로 독특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점 등을 문제 삼아 로리타 및 매춘을 연상케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수지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20일 "복고, 키치 등 기획의도를 부각하기 위해 선택한 장소 및 의상인 바, (온라인에서 일고 있는 로리타 논란은) 촬영을 진행한 수지 본인 및 작가의 원래 의도와는 전혀 무관하다"며 악성 댓글과 공격성 발언에 법적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다음은 오 씨의 입장 전문.

수지 화보집 'suzy? suzy.' 화보집 사진작가 오선혜 씨 입장
오늘 고소장 접수했습니다.

저작권 침해 외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 및 모욕죄 명목입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도를 넘은 비약이 아닌 정당하고 합리적인 비판을 토대로 의견을 개진했다면 아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같은 사진을 보고 다른 의견 낼 수 있죠. 내가 맞으니 너는 틀렸어,라고 얘기한 적 없습니다. 다만 그 수위나 논지가 너무 비상식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기에 목소리를 낸 겁니다.

논란이 된 사진이 불편하고 수준 미달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건 개인의 자유니까요. 그런데 로리타 클리셰 혹은 로리타 콤플렉스 요소가 짙으니 인정하고 그 점에 대해 사과해달라. 이건 대체 무슨 억지 논리인가요?

그게 뭐든 당사자가 안했다는데 누군가 보기에 그럴 여지가 있으니 적당히 사과하면 모든 일이 해결 되나요.

바로 이런 어거지가 대중예술 탄압의 시발점입니다.

저는 분명히 그런 의도가 아니라고 밝혔고 불법 유포된 사진 컨셉에 대해서는 수지씨 소속사의 공지만 봐도 복고, 키치의 기획의도를 부각시키기 위함이라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미 '작가가 의도하지 않았어도 대중이 그렇게 해석하게 만든 네 잘못이다'로 결론을 낸 사람들에게 제 기존의 사진이나 작업 방향성, 화보집의 전체적인 맥락이 보일리 없겠지만요.

그러나 가장 화가 나는 건 로리타의 개념 외에 제가 그걸 연상케 하는 구도나 신체적 포즈, 요소들의 의미를 모른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는 겁니다. 제가 그걸 왜 알아야만 하나요. 그리고 그에 관한 특정한 가이드나 기준은 누가 정한 건가요?

예술가라 해서 로리타 클리셰에 대해 잘 알거란 확신은 뭐구요. 정보의 선택적 수용은 제 자유에요. 모르면 공부하라니. 대체 어디서 뭘 봐야 그런 사고방식이 가능한 겁니까.

사안이 사안이니만큼 많은 분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거 압니다.

그렇지만 정도는 지켜야죠. 이때다 싶어 현 사태에 편승해 본질을 흐리고 남 흠집내기에만 혈안이 된 일부 악플러들의 행태에 실로 기가 찹니다.

사진을 찍을 때도 셀렉을 할 때도 사진집이 출간되고 난 이후에도 상식의 범주를 벗어나는 해석이나 견해를 낸 이가 제 주변에는 단 한 명도 없었기에 더욱이요.

보는 이에 따라 이발소 사진의 분위기가 음울하고 음침하게 느껴질 수 있고 그건 저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역광에서 찍거나 원본 파일에 비해 전체적으로 어둡게 인쇄된 화보집 색감이 그런 분위기를 풍기는 요소들로 작용하고요. 거기다 유투브에 떠도는 저화질의 영상을 캡처한 사진 위주로 논란이 점화되다보니 오해의 소지가 없다고 볼 순 없죠.

그렇다 해도 그들이 제기하는 반론이나 주장들은 일반적인 선에서 통용되기에는 너무 과하고 도가 지나칩니다.

당당하면 제 딸도 그렇게 찍으라고요? 네. 지금은 없지만 미래에 제게 딸이 생긴다면 아이가 좋아하는 옷을 입고 자유롭게 포즈를 취하고 놀도록 내버려 둘 생각입니다. 다리를 쫙 벌리고 앉든, 손을 어디에 얹든 그냥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어떤 제재없이요.

더불어 그렇게 원하시는 해명을 안 한 것 역시 제 선에서의 역할은 이미 끝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제 사진이 대중에게 공개된 이상 그걸 보고 판단하는 건 대중의 몫이죠. 어떤 해석을 하든지요. 그래서 내내 감수했고요. 제가 입을 열면 오히려 여러분의 고유한 작품 해석의 자유와 사유를 침해하는 꼴 아닌가요.

저와 다른 의견 역시 무조건 외면하고 입막음한 적 없습니다.

다 떠나서 애초에 제가 해명을 했으면 아, 그런거구나. 동조하고 납득하실 건가요?

그 전에 제 사진을 보고 스스로 느낀 바가 있어 그런 해석을 내놓으신거 아닌가요? 제 해명 몇 줄에 돌아설 마음이라면 표현의 자유 들먹이는 건 자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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