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씨는 “최순실씨가 특정 폰(휴대전화)으로 전화가 오면 모두 나가라고 한 뒤 통화를 했고, 대통령의 목소리라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차씨는 28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증인으로 나와 박 대통령 측이 ‘최씨가 대통령과 직접 이야기하느냐’고 묻자 “박 대통령과 관계가 깊은 분(최씨)이라고 생각했다”고 답변했다.
최순실 게이트 관련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22일 서울 강남구 특검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최순실 특정폰 속 목소리, 朴대통령 추정"
차씨는 “특정 폰이 있는데, 그걸로 전화가 오면 (최씨가) 다 나가라고 하거나 자기가 나가 통화했다”며 “조용해서 다 들리는데, 대통령의 목소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것(특정 휴대전화)만 울리면 홀로 나가서 받았다”며 박 대통령과 최씨의 친분을 차씨가 알아챘다는 것이다.
앞서 정호성 전 비서관은 탄핵심판 증인으로 나와 박 대통령이 '차명폰'을 쓴 사실을 증언했다.
정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의 차명폰 연락처를 알고 있는 사람은 소수라며, “저나 이재만, 안봉근 비서관 정도”라고 했다.
‘문고리 3인방’과 박 대통령 사이 ‘핫라인’이 차명 휴대전화였던 것이다.
차씨는 최씨가 국무회의 기록 등을 종종 컴퓨터로 작업하는 것도 봤다고 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2일 서울 강남구 특검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김기춘, '어른'한테 얘기 많이 들었다"차씨는 또 최씨가 “전화가 올 것”이라고 말한 뒤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에게서 연락이 와 공관에서 정성근 문체부 장관 후보자, 김종 차관과 함께 만났다고 증언했다.
차씨는 당시 김 전 실장에게서 “어른한테 얘기 많이 들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김 전 실장이 언급한 '어른'이란 박 대통령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때부터 최순실이 이런 힘을 갖고 있다는 걸 알았다”는 게 차씨의 진술이다.
◇"최순실, 태릉선수촌 없애려…고영태와 연인관계 의심"차씨는 또, 최씨가 태릉선수촌을 없앤 뒤 민간 스포츠센터로 바꾸려는 계획을 세웠던 정황도 드러냈다.
차씨는 자신이 최씨와 함께 세웠던 ‘고원기획사’에서 스포츠센터 건립에 관한 이런 서류를 봤으며, 고영태씨로부터 태릉선수촌 폐지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차씨는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최씨와 고씨가 연인 관계로 보였다며, 최씨가 고씨에게 딸 정유라씨의 미행을 지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