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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에 반격 나선 부산영화제 "특검 적극 협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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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원금 삭감 지시에 대해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강수연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을 상영했다는 것이 지원금 삭감의 이유였다"면서 "지난 2년 간 영화제는 숱한 고초를 겪었는데 이 모든 일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비로소 실체가 밝혀졌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정권의 입맛에 맞게 문화계를 길들이겠다는 블랙리스트의 전모 또한 부산영화제 사건을 통해 단적으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김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시에 따라 지원금 삭감을 결정한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에 대한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영진위는 2015년 국제영화제 육성지원 사업에 책정된 35억 원만 집행하고 6억 원을 불용처리했다. 영화제 측이 밝힌대로 '예산을 다 쓰지 않는 한이 있더라도 정권에 밉보인 영화제에는 지원금을 줄이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결국 국제영화제 육성지원금은 2015년 35억 원, 2016년 32억 원, 2017년 25억 원까지 감소했다.

강 위원장은 "영진위가 영화 진흥이 아니라 영화 통제에 몰두한 결과"라며 "부산영화제를 포함한 한국의 국제영화제들은 해마다 줄어드는 지원금 때문에 국제영화제의 위상을 위협 받고 있다. 최순실의 각종 재단에 엄청난 돈이 몰려가는 동안 벌어진 일"이라고 따끔한 일침을 날렸다.

영화제는 감사원과 부산시 또한 공범이라고 지적했다.

감사원의 집요한 표적 감사, 이에 따른 부산시의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을 포함한 영화제 전·현직 직원 4명에 대한 검찰 고발 등이 바로 그 증거라는 것이다.

강 위원장은 "행정지도점검, 집행위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과 검찰 고발 등 부산국제영화제에 가해진 일련의 보복조치가 부산시를 통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난 2년 간 부산영화제가 겪은 일은 다시는 반복돼선 안 되는 참담한 사건이었다"면서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부산영화제 탄압의 실체는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영화제는 이를 위해 특검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다음은 부산국제영화제 입장 전문.

부산국제영화제 탄압의 실체는 전부 밝혀져야 한다!
마침내 부산국제영화제 탄압의 실체가 드러났다. 최근 특검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정부 지원금을 전액 삭감하라고 지시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을 상영했다는 것이 지원금 삭감의 이유였다.

지난 2년간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시와 감사원의 감사, 정부 지원금 삭감,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사퇴 압박과 검찰 고발 등 숱한 고초를 겪었는데 이 모든 일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비로소 실체가 밝혀진 것이다. 정권의 입맛에 맞게 문화계를 길들이겠다는 블랙리스트의 전모 또한 부산국제영화제 사건을 통해 단적으로 드러났다.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이 남긴 수첩에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다이빙벨'을 예로 들며 "문화예술계의 좌파적 책동에 전투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는 무조건 차단하겠다는 유신시대에나 가능한 발상이 박근혜 정부에서 일상적인 통치행위로 이뤄졌다는 사실에 영화계와 문화계는 물론 전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은 2014년 '다이빙벨' 상영 이후 문체부를 통해 "부산국제영화제 예산을 전액 삭감하라"고 지시했다. 실제로 2015년 4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글로벌 국제영화제 육성지원 사업 결정심사를 통해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지원금을 2014년 14억6천만원의 절반 수준인 8억원으로 삭감했다.

글로벌 국제영화제 육성지원 사업에 책정된 예산이 남아 있는데도 유독 부산국제영화제 지원금을 대폭 삭감한 이 결정은 정치적 보복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샀다. 당시 영진위는 정치적 보복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이번 수사 결과를 통해 영진위의 해명은 무색해졌다. 실제로 영진위는 2015년 국제영화제 육성지원 사업에 책정된 35억원 예산 가운데 29억원만 집행하고 6억원을 불용처리했다. 이미 책정된 예산을 안 쓰는 한이 있더라도 정권에 밉보인 영화제엔 지원금을 줄인다는 강력한 의지가 엿보인 대목이다.

이렇게 주어진 예산을 다 못 쓰는 상황이 벌어지다 보니 국제영화제 육성지원금은 2015년 35억원, 2016년 32억원에서 2017년 25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영진위가 영화 진흥이 아니라 영화 통제에 몰두한 결과이다. 부산국제영화제를 포함한 한국의 국제영화제들은 해마다 줄어드는 지원금 때문에 국제영화제의 위상을 위협 받고 있다. 최순실의 각종 재단에 엄청난 돈이 몰려가는 동안 벌어진 일이다.

박근혜 정부가 총체적으로 나서서 특정 영화를 상영한 것에 대한 보복조치를 한 것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14년부터 2015년에 걸친 감사원의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감사 또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지시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감사원의 집요한 표적 감사는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을 포함한 영화제 전·현직 직원 4명에 대한 검찰 고발까지 이어졌다. 부산시 또한 이런 과정에 직접 관여했다. 행정지도점검, 집행위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과 검찰 고발 등 부산국제영화제에 가해진 일련의 보복조치가 부산시를 통해 이뤄졌기 때문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향후 특검이 이런 모든 사태의 전모를 소상히 밝혀주길 기대한다.

지난 2년간 부산국제영화제가 겪은 일은 다시는 반복돼선 안 되는 참담한 사건이었다.

정권의 마음에 들지 않는 영화를 틀었다는 이유로 온갖 보복을 당하면서 20년간 쌓은 영화제의 명성이 크게 훼손됐고 쉽게 회복할 수 없는 깊은 내상을 입었다.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부산국제영화제 탄압의 실체는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를 위해 특검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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