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업체로 최순실씨 측 더블루K 파트너사인 스위스의 ‘누슬리’를 처음 언급한 건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증언했다.
박 대통령이 직접 더블루K 대표를 만나보라며 연락처를 줬다고도 밝혔다.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사진=이한형 기자)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업체 ‘누슬리社’ 박 대통령이 첫 언급”
김 전 수석은 19일 박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증인으로 나와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업체 선정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누슬리’ 업체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고 증언했다.
김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이 ‘누슬리를 포함해서 예산 절감 방안을 재검토 하라’고 당부했다”며 “박 대통령이 예산절감 차원에서 저에게 따로 지시한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개폐회식 회사가 선정이 안 돼 난항을 겪다 대림산업으로 추진됐는데, 박 대통령이 다시 전화해 '예산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업체 중에 누슬리가 있는데, 그 업체를 포함해서 다시 검토하라'고 당부했다”는 것이다.
스위스 누슬리사는 더블루K 파트너사로, 3천억원대 평창동계올림픽 시설 공사를 맡겨 최씨가 이권을 챙기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누슬리사가 시공업체로 선정되지 않은 뒤 지난해 5월 경질됐다.
박 대통령이 김종덕 당시 문체부 장관을 통해 해임을 직접 지시한 정황이 나왔다.
김 전 수석은 ‘대림산업이 시공과정이나 계약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이냐’는 강일원 재판관의 질문에 “보고 받은 적은 없다”고 답했다.
대림산업에서 누슬리사로 변경하더라도 예산절감 효과가 없었다는 게 김 전 수석의 설명이기도 하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빌딩에 위치한 최순실씨 소유의 회사 '더블루K' 사무실 (사진=이한형 기자)
◇“박 대통령이 직접 더블루K 연락처 건네…개인 채널로 판단”김 전 수석은 또, 박 대통령이 자신의 업무용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더블루K 조성민 대표를 만나라며 연락처를 줬다고 진술했다.
박 대통령이 접촉을 지시한 스포츠마케팅 업체는 더블루K 단 한 곳이었다. 김 전 수석은 "대통령과 개인적 채널이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김 전 수석은 박 대통령 지시로 지난해 1월 서울 정동에 있는 달개비식당에서 당시 조 대표를 만나 사업계획 등의 설명을 들었다.
김 전 수석은 다만 최순실 씨와 더블루K의 관계, 최 씨와 김종 전 문체부 차관과의 관계를 알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더블루K는 2016년 1월 K스포츠재단이 세워지기 단 하루 전 만들어진 최순실 씨의 개인회사로 지목된 곳이다. 체육계의 각종 이권을 챙길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의혹이 짙다.
김 전 수석은 검찰수사 당시 더블루K의 최씨 주도 사실을 알게 되자 "그것 참 지금 보니 한탄스럽다"고 진술했다.
이후 박 대통령은 안종범 전 수석에게도 같은 지시를 내렸고, 안 전 수석은 김종 전 문체부 차관과 함께 프라자호텔에서 조씨를 불러 면담했다.
김 전 차관은 김 전 수석이 검찰 수사를 받기 전 조씨를 소개해 준 건 자신이라고 진술하라는 요구를 했다는 정황도 의심을 사고 있다.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조카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사진=이한형 기자)
◇“교문수석 임명 차은택에게 처음 들어”한편, 김 전 수석은 자신의 임명 관련 이야기를 처음 한 것은 조카 차은택 씨라고 증언했다.
'지난 2014년 9월 교문수석과 관련한 이야기를 처음한 것은 차은택 씨였느냐'는 박 대통령 측 질문에, 이를 인정하며 "교문수석 후보를 추천하려는데 관심이 있느냐는 말을 들었다"고 답변했다.
차 씨 외삼촌인 김 전 수석은 최 씨 입김으로 2014년 12월 청와대에 입성한 의혹이 있다.
김 전 수석과 함께 차 씨 은사인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종 전 차관, 송석각 전 콘텐츠진흥원장도 최 씨가 차 씨의 추천을 받아 박 대통령에 천거한 '차은택 사단'으로 분류된다.
김 전 수석은 최 씨의 개입 여부는 몰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