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지선 (‘지선아 사랑해’ 주인공, 한동대 교수)
여러분 베스트셀러 ‘지선아 사랑해’의 이지선 씨 기억하십니까? 지난 2000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전신 3도 화상을 입고요. 온몸의 55%가 화상으로 얼룩졌습니다. 특히 얼굴을 심하게 다쳐서 수십 번의 수술을 받아야 했죠. 하지만 그 모든 난관을 꿋꿋이 이겨내고 우리 사회 긍정의 아이템이 됐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는가 했더니요. 작년 6월에 미국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마치고 올 3월 한동대학교의 교수로 새 출발을 한답니다. 참 반가운 얼굴,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시죠. 이지선 씨 연결돼 있습니다. 이지선 씨 안녕하세요?
◆ 이지선>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제는 이지선 교수님이시네요?
◆ 이지선> 아 네. (웃음)
◇ 김현정> 소감이 어떠세요?
◆ 이지선> 사실 기쁜 것도 많이 기쁜데요. 떨리기도 아주 많이 떨리고 부담스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강연 많이 했는데도 떨리세요?
◆ 이지선> 그전까지는 제 이야기를 하면 됐지만, 제가 제 이야기를 하는 건 틀릴 일이 없잖아요. 그런데 정확한 지식을 전달해야 하니까 좀 떨리네요.
◇ 김현정> 사실 2004년에 미국유학 떠났다는 거까지는 제가 알고 있었는데 그럼 몇 년을 공부하신 거에요, 미국에서?
◆ 이지선> 햇수로는 총 12년 있었고요.
◇ 김현정> 와, 설마 이지선 씨도 중간에 때려치우고 한국 돌아갈까, 이런 생각을 이지선 씨도 한 적이 있으세요?
◆ 이지선> 정말 많이 했어요.
◇ 김현정> 천하의 이지선이? (웃음)
◆ 이지선> 천하의 이지선, 아닙니다. 그런데 저는 워낙 소문을 많이 내고 와 있어서…. 어딜가나 함께 포기하지 말자고 격려했던 사람이 포기하고 오면 말이 안 되잖아요. (웃음)
◇ 김현정> 그렇기도 하네요. 그 과정, 12년이 말이 12년이지 어마어마한 시간입니다. 그 과정을 다 마치고 박사학위 딱 받던 그 순간 어떠셨어요?
◆ 이지선> 아…. 너무 감사했고요. 포기하지 않고 오다 보니까 하게 되었구나, 참 감사하다.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 김현정> 대학교수로 이제 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지선아 사랑해’의 저자 이지선 씨. 불의의 사고가 있은 지 햇수로 17년 된 거죠, 올해가?
◆ 이지선> 네, 그렇죠.
◇ 김현정> 참 긴 시간인데요. 수술은 정확히 몇 번이나 하신 거예요?
◆ 이지선> 어느 정도 세다가 횟수를 안 세게 된 게 30여 차례쯤 돼요. 그러다 횟수 세는 게 무슨 의미냐 이렇게 생각이 들어서요.
◇ 김현정> 그럼 30회는 넘은 거네요?
◆ 이지선> 네, 그렇죠.
◇ 김현정> 사실은 제가 이지선 씨하고 몇 년 전에도 인터뷰를 하고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었으니까 아는데, 최근 사진을 보니까 훨씬어 더 예뻐지셨어요.
◆ 이지선> 포토샵이 좀 돼 있긴 한데요. (웃음)
◇ 김현정> 뽀샵? (웃음)
◆ 이지선> 네. 그래도 많이 좋아졌어요. 너무 감사하고요.
'지선아 사랑해'의 주인공, 이지선 박사(사진=한동대학교 제공)
◇ 김현정> 조금 상투적인 질문인지는 모르지만 이제 연애나 결혼이나 이런 것도 생각해봄직 한데요?
◆ 이지선> 늘 생각했었고요. 그런데 잘, 그런 인연들이 잘 없었어요. 그래서 이야기 할 게 없네요.
◇ 김현정> 그래도 이상형이 있다면?
◆ 이지선> 이상형은 그냥 말 통하고 재미있게 그냥 친구처럼 지낼 수 있으면 참 좋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얼굴이 이렇게 훨씬 예뻐지니까 예전에는 예전에 저랑 인터뷰할 때는 그러셨어요. 한참 사고나서는 거울도 보기 싫고 내 얼굴 같지가 않다고요. 그런데 요즘은 어떻게 셀카도 찍고 그러세요?
◆ 이지선> 저는 사진, 워낙 찍는 거 좋아하고요. 남들은 여전히 불편해할 때도 저는 괜찮았거든요. 그래서 워낙 더 어려운 시절을 많이 지나와서, 늘 ‘아 오늘 얼굴 괜찮은데?’ 이렇게 생각하고 살았어요.
◇ 김현정> 참 이지선 씨가 좋은 게 이렇게 이지선 씨와 얘기하면 마음이 편해져요. 왜냐 매사에 담담하고 감사할 줄을 안다는 거예요. 그런데 여러분 생각해 보세요. 자그마치 30번이 넘게 수십 번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피부로 땀을 배출하고 숨을 쉬어야 되는데 화상으로 전신에 반이 땀구멍이 막혀 있는 상태죠. 수술대에 오를 때마다, 오를 때마다 무슨 생각하셨어요?
◆ 이지선> 아주 많이 했지만 또 떨리기도 하고 그렇긴 한데요. 그래도 피부이식수술이라는 게 제가 다치지 않은 제 피부를 떼어다 이식수술을 하는데 그래도 뗄 수 있는 피부가 있어서 참 다행이고 그냥 기대하는 마음이 커요.
◇ 김현정> 이런 생각은 안 들었어요? ‘나는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는데 왜 그날 술에 취한 그 차는 나한테 와서 사고를 냈을까? 그게 왜 나여야 됐을까.’ 이런 원망스러운 순간도 있었을 법한데요.
◆ 이지선> 초반에는 그런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죠. 그래서 했었는데요. 어쩌면 그냥 누군가에게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인데 그날 밤 그냥 저에게 일어난 거예요. 어쨌든 일은 일어났고 제가 다시 일어설 수 있을 때까지 도움주신 그런 분들의 마음이 참 감사한 것 같아요.
◇ 김현정> 누군가에게 일어났을 일이고 그게 내가 된 것뿐이지 내가 무슨 죄를 지어서도 아니고 그 후에 나에게 벌어진 감사한 일들을 먼저 생각하자, 이러신 거예요?
◆ 이지선> 네, 그렇죠. 비가 오면 모두가 비를 맞듯이 그냥 그런 일인 것 같아요, 이 일은.
◇ 김현정> 참 마음이 숙연해지는데 힘들 때마다 마음속으로 되새기는 말 같은 거 있어요? 좌우명 혹은 떠올리는 사람?
◆ 이지선> 인생이 결코 동굴이 아니라 터널이다, 이 말이 저는 늘 마음속에 있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 얘기는?
◆ 이지선>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너무나 깜깜해져서 이게 동굴이 아닌가 그냥 들어가도 끝이 없는... 사실은 그 어두울 때 멈추지 않고 계속 걸어가야 이게 동굴이 아니고 터널이고 그 끝에 빛이 나오는 것을 경험할 수 있거든요. 제 삶이 그랬었던 것 같아요, 저는.
◇ 김현정> 이건 동굴이 아니야, 이거는 터널이야. 계속 걸어가면 반드시 저쪽에서 광명이, 희망의 빛이 보일 거야 이런 생각, 참 좋네요. 그래요. 우리의 인생은 다 터널입니다. 절대 동굴이 아닙니다. 이제 강단에서 그 희망을 증거하고 후학을 키우는 선생님이 되시는 건데 어떤 스승이 되고 싶으세요?
◆ 이지선> 사실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너무나 어려운 일이잖아요. 사회복지사로 살아가는 일이. 그래서 이웃을 사랑하는 온전한 마음과 또 좋은 지식과 기술을 가진 사람들로 클 수 있게 가르칠 수 있도록, 또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도.
◇ 김현정>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사회복지사들 많이 키워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요.
◆ 이지선>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한동대학교 교수로 올 3월부터 강당에 섭니다. ‘지선아 사랑해’의 작가죠. 이지선 씨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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