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潘 정국구상…계산 복잡해진 범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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潘 "대선 전 개헌 어려워" 발언에 '文=반개헌세력' 규정 삐끗…범여 촉각 곤두

반기문 전 사무총장. 박종민기자/자료사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정치 구상의 대략적인 청사진을 부분적이나마 처음으로 밝히면서 범여권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5일 경남 김해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치맥(치킨·맥주) 간담회'에서 중대선거구제 도입이나 개헌의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시간 부족으로 대선 전 개헌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개헌에 대한 반 전 총장의 이런 입장으로 대선 전 개헌을 요구하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반(反)개헌주의자로 몰아붙이면서 '개헌 vs 호헌' 대립구도를 만들려던 범여권의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새누리당 안상수 의원은 지난 5일 국회 개헌특위 1차회의에서 "탄핵 결정과 상관 없이 대선 전에 결과를 봐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안 의원 뿐 아니라 새누리당 의원과 바른정당 의원들은 대선 전 개헌을 선호하고 있다.

이를 통해 권력구조를 의원내각제로 바꿀 경우 일정한 지분을 갖고 권력에 참여하거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설사 대선 전 개헌이 실패하더라도 대선국면에서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를 '호헌'을 통한 패권주의자로 몰아부칠 수 있다는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이 대선 전 개헌이 어렵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나타냄으로써 대선 전 개헌을 주장하는데 따른 진정성을 의심받을 처지에 놓이게 됐다. 개헌을 고리로 한 비문.반문연대도 그만큼 불투명해 졌다.

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개헌 이슈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권력구조 개편에서 의원내각제나 대통령 임기 3년 단축 등을 고리로 김종인 의원 등 민주당내 비문세력에게 구애의 손짓을 보낼 여지는 남아 있다.

설 이후 입당 여부의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말한 부분은 반 전 총장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해소해 준 부분이다. 제3지대에 오래 머물거나 독자 신당을 창당할 생각은 없음을 시사한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 입당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한 것은 새누리당 의원들을 '멘붕'에 빠지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반 전 총장은 "탄핵사태로 당이 쪼개지지 않았다면 새누리당에 들어가 경선도 했을 텐데 지금은 그럴 상황이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입당에 부정적이라면 '개혁적 보수'를 표방한 바른신당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반 전 총장 주변에 모여있는 인사의 면면을 보거나 스스로를 진보적 보수주의자로 규정한 점 등으로 볼 때 국민의당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반 전 총장이 바른신당으로 가게 되면 새누리당을 혁신하고 보수대연합의 주축이 되려련 계획이 어그러짐에 따라 이에 실망한 소속 의원들, 특히 충청권 의원들의 동요와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반 전 총장이 결국 자당 후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거는 후보 말고도 돈과 조직이 뒷받침 돼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는 당은 새누리당 뿐이라는 것이다.

이 당직자는 그러면서도 새누리당이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선(先) 쇄신, 후 영입' 입장을 역설했다.

인명진 비대위원장의 말에서는 '마이웨이'도 불사할 수 있다는 자존심도 느껴진다. 인 위원장은 17일 수원에서 열린 권역별 당직자 간담회에서 "우리는 반기문 없으면 큰 일난다 그런 거 아니다. 썩어도 준치라고 우리는 그렇게 안한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의 이런 발언에는 당의 몸값을 올리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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