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탁치니 억하고…" 악마의 문장 작성자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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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당시 홍승상 경감 추적 보도

박종철 열사 사망 30주기. (사진=자료사진)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쓰러졌다"
"보고가 청와대까지 올라갔으니까. 첫 단추를 잘못 꿴 거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에 의한 국정농단에 대해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지난 14일로 12차까지 진행됐다. 고 박종철 열사의 30주기와 맞물렸다.

1984년 서울대학교 언어학과에 입학한 박종철 열사는 학생운동을 벌이던 지난 1987년 1월, 서울 용산구 남영동 대공분실에 '참고인'으로 연행돼 고문을 받다 숨졌다.

당시 고문을 받던 중 사망한 그에 대해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경위서가 나왔다.

15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 문장을 만든 이는 홍승상(79) 씨다.

홍 씨는 당시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 소속이었다. 물고문을 한 당사자는 아니다. 그는 박 씨가 숨지고 5~6시간이 흐른 1월 14일 오후 5시께 고문경찰관들과 문답을 나눈 후 경위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당시 경찰관들은 검찰 수사에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하거나, 홍 경감이 만든 문장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실형을 살았던 경찰관은 한겨레에 "홍승상 씨가 한 것"이라며 "위에 보고하기 위해 보고용으로 쓴 것이다. 이후 상황이 달라졌으면 아니라고 해야 하는데 못한 것이다. 보고가 청와대까지 올라갔으니까. 첫 단추를 잘못 꿴 거다"라고 설명했다.

홍 씨는 사건이 일어난 후 3년이 지난 1990년 1월, 경정으로 승진한다. 1991년 7월에는 보국훈장 삼일장을 받는다.

"보고가 청와대까지 올라가 못 고친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경찰관은 한겨레에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유독 예외적이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는 "1986년에는 대공사건에서 의문사가 생겨도 이슈화된 적 없다. 다른 데서 해도 문제 되지 않았다. 우리만 문제돼 불만도 없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홍 씨는 자신이 문제의 문장을 만들었다는 말을 부인하며 관련 의혹들에 답을 거부했다.

그는 한겨레에 "(다른 사람들이 그런 얘기를 했는지) 말만 듣고서 알 수가 없고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내가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내가 관여한 게 없다", "아는 것도 없고 설령 알더라도 말할 수 없다"고 과거와 같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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