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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못 겪어본 뻔뻔한 美대통령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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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 개막②] 수단방법 안 가리는 트럼프式 ‘거래의 기술’ 감당할 수 있을까

오는 20일 트럼프 미국 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미국은 물론 전세계가 격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정부의 파고로 한반도 정세 또한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미국의 트럼프 정부 출범을 앞두고 나타날 현상과 위험요인을 진단하는 기획 시리즈를 6일에 걸쳐 연재할 예정이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트럼프 취임식 D-5일]
① 트럼프 시대 '미국 우선주의'가 덮친다
② 한번도 못 겪어본 뻔뻔한 美대통령 온다
③ 초강경 장군, 월가 초갑부...트럼프의 사람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사진 출처 = 도널드 트럼프 페이스북)

 

오는 20일 취임식을 갖고 대통령직을 시작하는 트럼프 당선자는 어떤 인물일까. 전세계의 시선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에게 몰려있는 가운데, 정치 아웃사이더인 그의 국정 운영방식이 곧 베일을 벗을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는 성공한 부동산 사업가이자 억만장자로, 미국의 리얼리티 TV쇼 '어프렌티스'를 진행하면서 최고 시청률을 올린 '연예인'이기도 하다. 어프렌티스를 통해 트럼프는 강경하면서도 대담하게 협상을 이끌어가는 유능한 사업가의 이미지로 미국 국민들에게 인식됐고, 이것이 예상을 뒤엎는 대선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미국 국민은 '워싱턴 정가에서 닳고 닳은 정치인'보다는 '수완 좋은 협상가'를 대통령으로 선택한 셈이다.

◇ 트럼프의 국정철학 "대통령은 협상가"

정치 경력이 없어 아웃사이더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사실 트럼프 당선자는 1987년부터 줄곧 미국 대선 출마를 공언해왔다. 당시에는 장난스럽게 받아들여지기도 했지만, 2011년에는 ‘불구가 된 미국: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법(Crippled America)’이나 ‘강경하게 대응할 때(Time to Get Tough)’ 등의 저서를 통해 자신의 국정 철학을 밝히는 진지함도 보였다.

트럼프의 저서나 그의 연설 등을 종합해보면 그는 '협상가'로서 대통령의 역할을 강조한다.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다른 나라와의 협상에서 최대한의 이득을 얻어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자신의 책에서 "대통령은 국가를 위해 큰 거래가 성사되도록 만드는 유능한 협상가일 뿐이며, 국가를 대표해 국민에게 이득이 되는 거래를 성사시켜야할 최고위 협상가"라고 썼다.

이는 트럼프가 부동산 업계에서 쌓은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각종 부동산 개발사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았으며 이 과정에서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각종 장애물을 헤쳐 나가기 위한 '거래의 기술'을 터득했다. 실제로 그가 쓴 책 '거래의 기술'은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그가 제시하는 협상의 기술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강경하게 나가라'는 것이다.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비난이나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체면을 던져놓고 싸움의 한가운데로 나서는 트럼프 당선자의 모습은 지난 11일 당선 후 첫 기자회견에서도 잘 나타난다.

지난 11일 당선 후 첫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사진=유튜브 캡쳐)

 

그는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한 CNN의 기자에게는 질문기회를 주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면박을 주고, 해당 기자와는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볼썽사나운 모습이라는 비난이 쏟아졌지만 그는 오히려 트위터에서 "가짜뉴스로 인해 신뢰도가 떨어져 CNN의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다"며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는 또 협상의 기본은 '상대방이 먼저 내용을 제시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절대로 먼저 자신의 패를 내놓지 않는다. 상대방의 약점을 공격해 불안하게 만들고 결국 그쪽에서 먼저 패를 보여주도록 유도한다.

◇ “터프하고 뻔뻔해져라” 트럼프식 협상술

트럼프는 과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증명서를 공개하라며 그의 출생의 비밀(?)을 파고들었다. 2011년 백악관 출입기자 만찬에서 오바마는 결국 자신의 출생증명서를 공개했고, 그날 함께 초대된 트럼프에게 조롱섞인 농담으로 반격을 퍼부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그날 만찬이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자신이 공격해왔던 오바마의 출생증명서가 결국 공개됐고. 대통령의 농담으로 그날 저녁 자기가 가장 각광받았다고 회고했다. 목표가 달성됐고 그것이 비난일지언정 자신에게 관심의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는 나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의 사고방식을 잘 보여주는 일화다.

트럼프 당선자의 저서 'Time To Get Tough'

 

트럼프 당선자가 대만의 차이잉원 총통과 전화통화를 하며 중국의 '하나의 중국(원 차이나)'을 흔드는 것이나, 주한 미군을 포함 해외 주둔 미군을 철수 시킬 수도 있다고 공공연히 주장하는 것 또한, 상대방의 약점을 협상카드로 잡고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돼야 한다.

뻔뻔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무례하기까지한 협상 전략으로 그는 막대한 부를 쌓았다고 자랑한다. 포브스가 트럼프 당선자의 총 재산이 45억달러(5조3천억원)라고 발표하자, 스스로 자기 재산은 87억달러(10조원)라고 항변할 정도다. 그러면서 자신의 협상력을 활용해 미국과 미국인의 재산 또한 그렇게 불려주겠다고 공언한다.

“미국이 예전의 명성을 되찾으려면 강경책을 채택해야 한다. 미국을 더 안전하고 더 강하고 더 자유로운 국가로 만들고 상대국이 아니라 우리 조국에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는 그런 대통령이 필요하다.” (트럼프의 책 'Time to Get Tough' 발췌)

우리나라를 향해서도 트럼프 당선자는 '우리 정부가 주한미군의 주둔비용을 온전히 감당하지 않으면서 안보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비난하고, '한미FTA를 통해서도 미국에서 막대한 무역 흑자를 빼내가고 있다'며 잔뜩 벼르고 있다.

앞으로 차기 대통령은 기존 정치인과는 다른 괴팍하고 강경한 사업가 스타일의 미국 대통령과 마주앉아 이런 문제를 협상해야 한다. 트럼프가 구사하는 '거래의 기술'을 잘 파악하고 그의 협상 전략에 휘말리지 않을만한 현명한 지도자를 뽑는 일이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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