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의 에이스 이재영은 경기 후 양 쪽 무릎과 발목에 얼음을 대고 나타나고도 특유의 함박웃음을 잃지 않았다. 오해원기자
“저는 ‘비타민’이에요. ‘비타재영’이라고 불러주세요”
흥국생명의 국가대표 레프트 이재영은 경기 내내 좀처럼 쉬지 않는다. 상대 서브를 받고, 또 세터가 올려준 공을 때리는 역할을 자처한다. 체력 고갈을 걱정한 감독의 배려도 마다할 정도로 이재영은 최근 들어 배구를 하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
이재영은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NH농협 2016~2017 V-리그’ 여자부 4라운드에서 23득점을 쏟으며 흥국생명의 세트 스코어 3-1 승리를 이끌었다. 23득점을 기록하는 동안 범실이 1개에 그쳤다는 점에서 더욱 알찬 경기력이었다.
경기를 앞두고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는 이재영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철저하게 관리하는 모습을 칭찬했다.
적지에서 귀중한 승리를 선사한 이재영은 대부분의 선수가 체력적으로 가장 힘들어하는 전체 시즌의 반환점을 돌아 후반기 일정에 돌입한 현 상황에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양쪽 무릎과 발목에 잔뜩 얼음을 대고 취재진과 만난 이재영은 “요즘 너무 행복하다”고 특유의 함박웃음을 지었다.
“솔직히 말하면 정말 많이 힘이 들다”고 토로한 이재영이지만 “점수가 나면 정말 짜릿하다. 그래서 오늘도 재미있게 즐기자는 생각으로 경기했다. 아무래도 작년보다 올해 멘탈적으로 성장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최근의 맹활약 비결을 소개했다.
이재영은 자신의 ‘강력한 멘탈’이 과거 배구 국가대표를 지낸 어머니 김경희 씨를 닮았다고 했다. 이재영은 “많은 배구 선배들이 ‘너희 엄마가 깡이 대단했다’고 말씀해주셨다. 운동에 대한 열정과 강심장 같은 모습이 어머니와 많이 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와 배구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하지 않지만 필요한 조언은 챙겨 듣는 편이다. 어머니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감사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