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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나는 철학자도 전문가도 아냐, 문맥만 고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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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국민, 대통령 말씀 통해 최순실 철학 들은 게 아닌가 씁쓸"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인 최순실씨가 5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 기일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비선실세' 최순실(61) 씨가 검찰에서 "평소 박근혜 대통령의 철학을 알기 때문에 의견을 제시했다"며 연설문 등을 수정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2차 공판에서 검찰은 피의자 진술 조서를 공개했다.

최 씨는 "대선을 치를 때부터 선거활동을 도와드리며 연설문, 말씀 자료와 관련해 의견을 줬다"고 진술했다.

이어 "정호성 비서관이 워낙 충신이라 제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최 씨가 제안한 내용 중 일부는 받아들여져 수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이 수정한 부분은 대체로 "마음을 표현하는 부분"으로, "이메일로 받아서 수정한 뒤 메일로 보내줬다"고 말했다.

최 씨는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 등은 어떻게 수정했는지 묻는 검찰에 "내가 철학자도, 전문가도 아니기 때문에 전체 말씀 자료를 다 쓸 수 있는 건 아니고 만들어진 내용의 문맥을 고쳐주거나 평소 대통령의 철학을 알기 때문에 의견을 제시했다"고 진술했다.

현재 직무정지된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검찰은 이같은 최 씨의 진술을 공개하면서 "결국 국민은 대통령 말씀을 통해 피고인 최순실의 철학을 들은 게 아닌가 씁쓸하다"고 말했다.

최 씨는 이 같은 대통령 연설문 수정 작업은 자신이 독일로 출국할 때까지 계속됐고, 그 과정에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는 자신의 선불폰을 이용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특히 최 씨는 정 전 비서관과의 통화를 위해 사용한 휴대전화는 다른 사람과 통화할 땐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 최 씨는 "내가 사용하는 게 통화 중일 수도 있고, 일반적인 얘기가 아니라 약간 마음에 걸렸다"고 말했다. 자신의 행위가 문제 될 수 있고, 정 전 비서관으로선 공무상 비밀 누설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최 씨는 미르·K스포츠 재단에 대해서도 정 전 비서관과 통화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이사장 등 임원 명단 중 일부와 재단 이름, 사업 추진 방향 등에 관해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대통령께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원진 전부는 아니고 '미르'라는 이름도 제가 정한 건 아닌 거로 생각된다"며 "'미르'는 차은택이 전적으로 추천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다만 K스포츠재단을 만드는 과정에선 김필승 초대 사무총장과 정현식 감사의 이력서를 정 전 비서관에게 전달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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