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한파에 덮인 유럽…모스크바 인근 영하 41도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온난화로 폴라 보텍스 남하가 원인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북극의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유럽 전역을 덮쳐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러시아는 120년 만의 최악의 추위를 기록해 모스크바 인근의 수은주는 섭씨 영하 41도까지 떨어졌다.

9일 BBC 등 유럽 언론에 따르면 8일 새벽 모스크바의 기온은 영하 27도까지 떨어졌고, 모스크바 인근 북동쪽에 위치한 코스트로마에선 한때 영하 41도까지 기온이 급강하했다. 러시아정교회 성탄절(Orthodox Christmas)인 7일 새벽 모스크바의 기온은 영하 30도까지 떨어져 금세기 이후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한파의 영향으로 8일 모스크바 공항들에선 항공편 34편이 지연되고 37편은 취소되는 등 교통편도 지장을 받고 있다.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동북 작센주가 영하 31.4도를 기록하는 등 독일 역시 기록적인 한파를 경험하고 있다. 발트해와 인접한 독일 북부는 얼음같이 차가운 비가 쏟아지면서 침수피해도 발생했다.

터키도 북극한파의 사정권을 비껴가지 못했다. 보스포러스 해협은 이스탄불을 강타한 눈보라로 폐쇄돼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선박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폴란드는 최소한 10명이 추위로 숨졌고, 체포 프라하에서는 올겨울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기록해 노숙인 2명을 포함해 3명이 숨졌다.

20년 만의 최악의 한파에 직면한 이탈리아에서도 노숙인을 포함해 7명이 숨지는 한파 사고가 발생했다. 시실리와 바리, 브린디시 등의 공항은 토요일인 지난 7일 오전(현지시간) 폐쇄됐고, 시칠리아 섬 등 남부지방의 도로도 쌓인 눈으로 차량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는 진귀한 상황이 연출됐다.

7일 오전 로마의 수은주가 영하 3도를 기록해 바티칸의 성베드로광장 분수대에 고드름이 매달리는 이색풍경도 등장했다.

역시 평소 온화한 그리스도 북부지방이 영하 15도까지 떨어져 아프간 이주민 한 명이 동사했다. 주요 섬들로 통하는 항로도 폭설로 폐쇄됐다. 그리스의 몇몇 섬들은 수천명의 해외 이주자들에게는 고향이나 마찬가지인데, 이번 한파로 임시 거쳐나 난방텐트로 이동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불가리아에서는 남동부 삼림지역에서 이라크 이주자 2명이 숨진채 발견됐다. 5년만의 한파가 몰아닥친 헝가리는 북부지역이 영하 23도까지 내려갔고, 겨울철 스키관광객이 많이 찾는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에서는 눈사태 주의보가 발령됐다.

◇북극 한파 왜

유럽을 기습한 살인적인 한파는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남하한 데 따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른바 ‘폴라 보텍스(polar vortex)’라 불리는 소용돌이 기류가 남하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북극권에 위치한 이 소용돌이는 대류권 중상부와 성층권에 존재하는데 북극의 온난화 때문에 움직임이 불안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폴라 보텍스는 극 지역을 빠르게 도는 제트 기류로 인하여 남하하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무는 특성을 지니고 있었는데, 북극 온난화로 제트 기류가 약화해 폴라 보텍스가 아래로 내려오면서 찬 공기가 유럽과 북미를 강타한 것이라는 게 기상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이 지난해 10월부터 11월 말까지 해빙의 범위를 관찰한 결과 역대 최저 수준을 보이는 등 북극은 매년 더워지고 있다. 이런 온난화가 폴라 보텍스를 불안정하게 확장시켜 북반구 곳곳에 북극한파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0

0

오늘의 기자

    많이본 뉴스

      실시간 댓글

        상단으로 이동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다음 카카오채널 유튜브

        다양한 채널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제보 APP설치 PC버전

        회사소개 사업자정보 개인정보 처리방침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