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개혁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한형기자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인적 쇄신을 국민의 뜻을 받들어 반드시 완수해야 한다"며 당에 남아 인적 쇄신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인적 쇄신은 당이 살고 보수가 살고 나라를 살리는 일이며 저에게 부여한 당의 뜻"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로선 인적쇄신 과정이 미흡하다는 게 국민 여러분의 의견이고 제 판단"이라며 "모든 노력을 다해 근본적 인적쇄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면서 "절제된 인적 쇄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 비대위원장은 "수술에 비유하면 꼭 필요한 부분만 절제하는 인적 쇄신을 할 것"이라며 "범위를 넓혀서 칼질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 극히 일부의 친박핵심에 대해서만 메스를 가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어 상임전국위가 정족수 미달로 회의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은 무책임하고 부끄러운 일이라며 "새누리당에 남아 있는 패권정치의 민낯"이라고" 회의를 무산시킨 서청원 의원 등에게 책임을 돌렸다.
인명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개혁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한형기자
그는 "대통령직을 잃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나는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며 "우리당이 국민 앞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것이 전국위원회에서 확인된 준엄한 당론이고 이를 역행하는 건 당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친박핵심 책임론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상임전국위도 다시 열겠다고 밝혔다. 이번주에 열 생각인 상임전국위가 또 무산될 경우 다시 소집하겠다며 "열번쯤 소집해 어떻게 하나 보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하지만 인적 쇄신 작업이 다소 거칠어 당사자들이 상처받고 반발하게 된 데 대해서는 본인의 책임이라며 넓은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인적쇄신 추진과정에서 오해될 미숙한 점이 있다면 전적으로 본인의 책임"이며 "마음의 상처가 있었다면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적쇄신 추진과정에서 빚어진 갈등과 관련해 일부 미숙한 점을 인정하고 양해를 구함으로써 서 의원의 날선 반발이 무뎌질 지 주목된다.
당 일각에서는 인 위원장이 서 의원의 상처를 보듬는 듯한 발언으로 함으로써 서 의원에게 퇴로를 열어준 것이라는 주목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인 위원장은 오는 11일 원외당협위원장과 사무처 당직자, 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친박, 비박 등 지긋지긋한 싸움을 끝내고 새누리당에는 친국민파만 있다는 다짐을 하겠다는 것이다.
대토론회를 당의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대화합을 실천하기 위한 첫 시작점으로 잡겠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인적 쇄신과 함께 정책 쇄신도 함께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인 위원장은 "국민과 동떨어진 정책에 대해 과감히 쇄신해야 한다"며 "독립된 기구를 설치해 당의 국고 사용 등을 점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비대위원은 명망가 중심이 아닌 학부형, 청년, 학생 등 각 분야의 대표자를 선발해 공모하려 한다"고 밝혔다.
서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폭로했던 국회의장 밀약설에 대해서는 "유신 시대에는 대통령이 의장 지명권이 있었지만 지금은 유신 시대가 아니다"라며 "8선이나 되는 사람이 뻔히 다 아는 사실인데 상식적으로 생각해 달라"고 의혹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