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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언론인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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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 블랙리스트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해직 언론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7년-그들이 없는 언론'에 출연한 MBC와 YTN 해직 언론인들이 바로 그 주인공.

영화 속 그들은 평범한 언론인이었다가, 회사로부터 일방적인 해직을 당한다. 이유는 한 가지다. 그들이 '낙하산 인사'를 거부하고, 공정 방송을 위해 싸워왔기 때문이다.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은 현실이 결국 이들을 거리로 내몰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실이 밝혀지면서 정부의 언론 통제 의혹이 짙어지고 있는 상황. 이런 사실을 수사기관보다 앞서서 밝혀내는 주체 또한 언론이다. 짧게는 5년, 길게는 7년 동안 지난한 싸움을 계속해 온 해직 언론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진=영화 '7년-그들이 없는 언론' 스틸컷)

 

◇ 정신 차린 언론들? 갈 길이 '구만리'

최승호 MBC 해직 PD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보고 느낀대로 기사를 쓰거나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했다. 그런데 그게 자신의 이익과 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이들이 우리를 잘라낸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불공정한 해고 사태는 결국 매체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공정성을 지켜야 하는 방송사 조직 내부에 바른 말을 하는 이들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최 PD는 "결국 우리의 해고로 인해 모든 언론인들의 지위가 흔들렸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불안감에 떨어야 하는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그렇게 나타난 현상이 정부가 발표한 입장만을 받아 읽어서 오보를 냈던 세월호 참사 보도 문제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MBC 보도 상황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촛불 집회 현장에서 MBC 기자가 국민들의 반감 때문에 회사 로고를 떼고 방송을 진행할 정도다.

최 PD는 "해고 언론인들이 완벽하게 현직에 복귀하고 불이익을 원상회복해서 제대로 된 보도를 다시 시작할 수 있을 때, 그들은 언론인들을 위협하고 협박해서 우리 마음대로 세상을 주무르겠다는 욕심과 욕망을 포기하게 될 것이다. 그게 우리를 자유롭게 하리라 생각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노종면 전 YTN 기자. (사진=영화 '7년-그들이 없는 언론' 스틸컷)

 

◇ 정치 상황 변하면 또? 결국 연대만이 살 길

노종면 전 YTN 기자는 "저희만 해고 당한 게 아니라 언론이 해고 당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지금 언론인들 누군가가 혹시라도 자기 검열을 하고 있다면 그게 바로 징계를 당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언론계가 비관에 빠진 시기는 지난 2012년 박근혜 정부 출범 시기와 맞물린다. 노동조합 파업으로 뜨거웠던 지난 날과 달리, 언론인들은 낙하산 인사, 부당한 해고 등으로 서서히 힘을 잃어 갔다.

노 전 기자는 "지금 좋은 보도하려고 힘내는 기자들이 많다. 커다란 정치 변혁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정치 상황이 또 시험에 들게 하더라도 거기에 넘어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조승호 전 YTN 기자는 처음에 '나만 열심히 하면 되는 거지 사장이 무슨 문제냐'라는 생각을 가졌다고 한다. 그런 그 역시 지금은 180도 바뀌었다.

조 전 기자는 "나만 노력하면 된다. 그것이 과연 해결책인지 생각한다. 물결을 바꿔야 하는 시기고, 그러려면 공정방송을 위한 제도적인 개선이 중요하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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