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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향없는 계란 無관세…'시큰둥' 마트, '신중' 식품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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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아직 수입 게획 없어", 식품업체 "맛이 생명, 품질 등 검증 필요"

지난해 연말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계란을 고르고 있다. (사진=정재훈 기자)

 

정부가 계란파동을 진정시키고자 4일부터 외국산 수입계란에 대해 무관세 조치 시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계란을 수입한 경험이 없는데다 품질과 가격 등 거쳐야할 관문이 아직 많아 실효성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외국산 계란을 대량으로 수입해본 경험이 없다는 것이다.

계란의 품질은 적합한지, 운송 비용은 얼마나 들지, 운송 과정의 손상 가능성은 얼마나 클지 누구도 확실한 답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연말 대형마트 등 민간업체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지만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우선 가격이다. 정부가 설명회에서 제공한 '계란 해외 유통 및 가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수입이 가능한 미국·스페인·캐나다·호주·뉴질랜드의 현지 계란 도매가격은 1개당 89~172원(12월19일 환율 기준)이었다.

연말 국내 계란 도매가격 250원보다 30~65%가 싸다.

하지만 여기에 운송 비용을 더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유통기한 문제로 항공편 이용이 불가피한 데다 신선란의 경우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보호용 완충재도 써야 해서 비용이 얼마나 추가될지 추산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면서 국내 계란과 가격이 비슷하거나 더 비싸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계란 가격이 안정되려면 싼 계란이 대량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수입계란 가격이 더 비싸진다면 뭐하러 힘들게 수입을 하겠느냐"면서 "자칫 혹 떼려다 혹 붙이는 꼴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계란대란을 해소하겠다는 정부 입장에는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면 누가 수입하려고 들겠느냐"고 고개를 저였다.

지난해 연말 김포 통진읍 한 도로에 마련된 거점소독시설에서 방역 관계자가 조류 인플루엔자(AI) 차단을 위해 차량 소독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계란 수입에 따른 국내 농가 피해와 소비자 반응 등도 걸림돌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일단 계란시장이 열리게 되면 국내 농가는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면서 "대기업이 앞장섰다는 비난으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쉽사리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털어놓았다.

계란을 사용해 제품을 만드는 제빵‧제과업계도 신중한 모습이다.

소비자의 입맛을 놓고 경쟁하는 만큼 가격 외에 품질이란 요소도 크게 작용한다.

한 제과업체 관계자는 "제품의 재료가 바뀌면서 맛에 차이가 날 경우 소비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면서 "계란의 가격보다 품질이 최우선 고려 요소인 만큼 꼼꼼히 따져보고 수입 여부를 결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나마 계란 수입에 적극적인 업체는 국내 제빵업계 1위인 SPC그룹이다. SPC의 파리바게트는 지난달 23일부터 19종 제품의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SPC는 하루 30톤 가량의 계란이 부족한 만큼 생산 재개를 위해 계란 수입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품질 유지 차원에서 돌다리를 신중하게 두드리고 있다.

파리바게트 관계자는 "단가가 조금 비싸더라도 생산 정상화가 시급한 만큼 계란 수입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수입 계란을 써서 빵맛이 떨어졌다는 인상을 고객들이 갖게 된다면 그 피해는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품질부터 운송까지 모든 단계를 신중하게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업체들이 계란을 수입한다면 일반 소비자 공급에 다소 여유가 생겨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업체들의 움직임에 무관세 조치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외침에 시장이 반응할지,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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