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기 치료'를 담당했다는 오 모 씨가 한겨레에 세월호 침몰 사고 당일 청와대에 들어간 일이 없다고 말했다. (사진=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의 '또다른' 비선의료진이 확인됐다. 그간 박 대통령의 '기 치료'를 정기적으로 해왔다는 오 모(76) 씨다.
2일 한겨레는 오 씨에게서 "박 대통령 대구 국회의원 시절 최순실 씨가 한 번 왔다 간 뒤부터 지난 2016년 여름까지 대통령을 정기적으로 청와대에서 치료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보도했다.
앞서 한겨레는 지난 2016년 12월 29일자로, 이영선 제2부속실 행정관이 정호성 당시 부속비서관에게 '주사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기치료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등의 문자 메시지를 4~5차례 보낸 사실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시기는 지난 2013년 4~5월께다.
이중 '기치료 아줌마'의 존재가 수면 위로 드러난 셈이다. 오 씨의 '기 치료소'는 서울 강남구 오피스텔에 있다.
오 씨는 한겨레에 "2016년 여름까지 대통령을 정기적으로 치료했다"며 "청와대에서 온 직원의 차를 타고 드나들었다"고 밝혔다.
이는 오 씨가 청와대 '보안손님'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오 씨는 자신을 데리러 온 청와대 직원이 이영선 행정관이나 정호성 전 비서관인지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또, 지난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 당일에 청와대에서 기 치료를 한 것이 아니느냐는 의혹은 부인했다.
그는 "보통 저녁 9시께 청와대에 들어가서 11시에 (치료를) 마쳤다"며 "단 한 번도 다른 시간대에 들어간 적이 없다"고 근거를 댔다.
오 씨는 박 대통령의 치료를 시작하게 된 경위도 설명했다.
그는 한겨레에 "박 대통령을 치료한지 10년"이라며 "(박 대통령 측으로부터) 세 차례 정도 거듭 연락을 받았으나 신원을 밝히지 않는 것이 수상해 응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오 씨는 이어 "응하지 않자 최 씨가 오피스텔을 방문했다"며 "최 씨가 (치료를 먼저 받아보기 위해) 다녀가면서 (박 대통령을 치료하는 일이) 결정됐다"고 말해 최 씨가 당시에도 박 대통령의 근저에서 보좌하고 있었음을 짐작케 했다.
그는 자신을 향한 언론의 관심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오 씨는 "잘못한 일도 아닌데 왜 내가 누구를 만나야 하느냐"라며 "기 치료는 불법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한겨레는 오 씨 '방문 치료' 가격은 10만 원이라며 외부 출장 진료일 경우 더 높은 가격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