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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논평] '군주민수(君舟民水)'의 무서운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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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2-3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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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료사진)

 

2016년 병신년(丙申年)은 정말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한 해였다.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건에 온 국민이 안타까워하며 함께 울었고, 100여 명의 사람을 죽인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온 국민이 경악하고 분노했다.

대한민국 전역을 긴장에 몰아넣었던 경주 지진은 며칠 전까지도 여진이 이어지는 등 아직도 진행중에 있으며 특히 지진이 발생하면 15분이 지나서 청와대에 보고하고, 깊은 밤에 발생하면 주무 장관의 단잠을 방해하지 않도록 다음날 보고하도록 한 기상청의 '국가지진센터 운영메뉴얼'은 지진의 위협보다도 무능한 정부의 무대책과 안이함에 더 겁을 먹게 했고 국가 존재에 국민들이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

또 시위 도중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사망한 고 백남기 씨 사건 처리와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시도 등에서 국가권력이 보여준 일련의 작태는 유신 데자뷰(deja vu) 현상을 일으키며 국민들의 불안감을 자아내고 국론 분열을 야기했다.

그리고 16년 만의 여소야대를 낳은 4·13 총선과 사드배치 문제, 최순실 등의 국정농단사건으로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심판에 처해지는 등 1년 내내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이로 인해 2016년 병신년(丙申年)은 우리 국민들에게 어느 조직이든 리더가 너무 중요하고 리더를 뽑을 때에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뼈저리게 깨닫게 한 소중한 해였다.

또한 대한민국 국민들이 더 이상 정치인들의 봉이나 피지배 대상이 아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확인시켜 줬다.

물(水)이 그저 배(舟)를 떠받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배(舟)를 뒤집기도 하는 게 물(水)이라는 것을 실증했다.

이를 반증하듯 대학교수들도 올해를 표현하는 한자성어로 '군주민수(君舟民水)'를 뽑았다. '군주민수(君舟民水)'는 '임금은 배고 백성은 물이나, 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사진=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율이 1월의 40%에서 지금은 4%로 고꾸라져 있다.

그럼에도 난파선에 타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은 거센 파도의 민심 물결을 여전히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 임하는 박 대통령의 태도를 보면 자진사퇴 거부는 물론 '저항'을 넘어 '판세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그러나 그동안 광장에 나간 1000만 명 가까운 촛불 민심은 절대 이를 허용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31일 새해 전야에도 전국에서 수백만 명의 촛불들이 모여 '송구영신(送舊迎新)' 대신, 박 대통령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자는 의미의 '송박영신(送朴迎新)'이란 주제로 집회를 펼치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한다.

국정농단 사건은 많은 국민들에게 이게 나라냐는 자괴감도 들게 했지만 달리 생각하면 하나님이 이 나라를 버리지 않고 참으로 사랑하신다는 것을 보여준 징표로 여겨지기도 한다.

여느 사건처럼 손발이나 꼬리만 자르고 달아나지 못하도록 국정 농단 세력들의 오장육부를 포함한 몸통이 백일하(白日下)에 다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국판 명예혁명의 촛불집회는 새해 정유년(丁酉年)에도 이어지면서 '앙샹레짐(ancien régime)'의 적폐를 청산하는 등 대한민국의 새 역사를 써 내려 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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