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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선투표제'로 판흔들기 시도했다 머쓱해진 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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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지도자회의 열어 논의"…文‧李‧안희정, 거절…朴측도 부정적…金‧千, 조건부 수용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결선투표제' 카드로 대선판 흔들기에 나섰다 머쓱해졌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26일 전격 회동한 뒤 야권 정치지도자 8인에게 결선투표제 등 정치개혁 과제 논의를 위한 '정치지도자회의' 개최를 제안했지만 상당수가 이런 제안을 완곡하게 거절하면서 불발에 그친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심 대표를 만나 "여러 당이 존재하는 가운데 적어도 국민 절반 이상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을 뽑아야 대한민국이 처한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다. 선거제도 개혁을 넘어 부패 기득권, 힘 있는 자들의 완강한 반대로 실천하지 못한 핵심법안을 통과시켜야 할 때"라며 심 대표와 정치지도자회의 개최를 공동으로 제안하기로 합의했다.

안 전 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을 만난서도 "(탄핵국면에서도 야권 정치지도자 8인이)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뜻을 모으고 결국은 대통령 탄핵안 (국회 본회의) 가결까지 갔다"며 "이번에도 8인이 모여 뜻을 모으고 거기서 합의한 내용이 포함된 법안을 2월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결선투표제 도입은 안 전 대표가 집중적으로 주장한 뒤 이재명 성남시장과 박원순 서울시장 등의 환영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정치지도자회의를 통해 관련 논의가 분출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야권의 비문(비문재인)·반문(반문재인) 후보들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넘지 않고는 대권을 잡을 수 없기 때문에 기존 판을 흔들 수단으로 결선투표를 내세운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안 전 대표의 제안을 기점으로 결선투표제 논의가 본격화될지 관심이 쏠린 이유다.

이날 회동에 배석했던 김경록 국민의당 대변인 역시 "(회동 전) 일부 인사들은 사전에 (결선투표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정치지도자회의 개최) 의사를 타진했는데 긍정적인 분들이 많았다"며 "(8인 모두) 참석하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해 기대감을 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안 전 대표의 제안에 대해 나머지 대선주자들이 미온적 입장을 밝히면서 안 전 대표의 판뒤집기 시도는 일단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번 대선에 곧바로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것이 어떤지는 국회가 논의하면 된다고 생각하지 대선주자 몇 사람이 모여서 논의할 문제는 아니"라며 "우선 야3당이 먼저 협의해 그 협의를 기초로 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논의하는 것이 옳은 순서"라고 일축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정치개혁의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이는 정치지도자회의와 같은 별도 단위가 아니라,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정당이 중심이 되어 논의하고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안희정 충남지사 역시 "촛불혁명 이후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개혁과제에 대해 야권의 주자들은 힘을 모아야 하지만 이 과제들은 정당 대표 간 모임을 통해서 논의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박 시장 측은 "대선주자들이 아니라 당지도부들이 국회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난색을 표했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과 천정배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만 조건부 수용의사를 밝혔을 뿐이다.

김 의원은 "두 분 제안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 촛불민심 요구사항은 개헌도 있고 법률 개정사안도 있기 때문에 하나의 의제에 얽매이지 말고 포괄적 개혁의제를 수시로 만나 논의하는 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천 전 대표는 "선거제도개혁과 개헌을 포함한 정치개혁 전반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는 자리라면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학습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원한 한 야당 관계자는 "지지율이 급상승하던 이재명 시장이 이른바 '비문(비문재인)연대' 논란 이후 지지율이 하락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문 전 대표를 고립시키는 형태로 특정 논의가 진행될 때 득보다는 실이 크다는 학습효과가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다만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여부 결정을 제외하면 내년 대선까지 이재명 시장의 약진을 만들었던 탄핵국면 등 별다른 정치이벤트가 없고, 1강다약(一强多弱)의 야권 대선주자 지형이 계속될 경우 언제든지 결선투표제나 개헌 이슈 등이 다시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번 제안으로 판을 뒤흔들 것이라는 기대는 안 했다"며 "다만 반기문 총장이 다음 달 중순 귀국한 뒤에는 다양한 논의들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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