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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정에게만 특별하지 않았던 KBL 최초 1000경기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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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정. (사진=KBL 제공)

 

"그냥 그래요."

삼성 이상민 감독은 23일 KGC와 원정 경기에 김태술이 아닌 주희정(39)을 선발로 냈다. 이유는 하나였다. 주희정의 1000경기를 축하하기 위해서다. 이상민 감독은 "태술이 때문에 많이 못 뛰어서 경기력이 떨어졌지만, 워낙 노련한 선수다. 쉬엄쉬엄하는 선수가 아니라 1000경기에 상관 없이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시작 1분20초가 흐른 상황. 임동섭의 파울과 함께 경기가 중단됐다.

양 팀 선수들은 양쪽으로 흩어졌고, 1000경기 출전 주인공 주희정이 코트 중앙으로 향했다. KBL 최초 1000경기 출전. 삼성 이상민 감독이 꽃다발을 전달했고, KGC에서는 부상 중인 양희종이 수트 차림으로 등장해 주희정에게 꽃다발을 선물했다.

금 한 냥이 들어간 트로피와 주희정이 입었던 5개 구단(나래-삼성-KT&G-SK-삼성) 유니폼을 축소해 만든 액자가 주어졌다. 이어 주희정의 아내와 세 딸과 아들도 함께 나와 주희정의 1000경기 출전을 축하했다.

주희정은 "너무나 감사드린다. 원정까지 왔는데 안양에서 배려해줘서 감사한다. 앞으로 더 겸손한 선수로 팬들에게 다가서겠다"고 말했고, 안양실내체육관을 찾은 팬들은 주희정의 이름을 연호했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주희정의 소속팀 별 모습. (사진=KBL 제공)

 

그만큼 대단한 기록이다. 어쩌면 절대 깨지지 않을 기록일 수도 있다.

KGC 김승기 감독도 "20년 동안 큰 부상 없이 1000경기를 뛰었다. 앞으로 나올 수 없는 기록인 것 같다"고 박수를 보냈다. 김승기 감독은 현역 시절 주희정과 트레이드된 경험도 있다.

경기 전 만난 주희정은 담담했다.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그냥 그렇다"고 손사래를 쳤다. 모든 사람이 박수를 보내는 기록이지만, 주희정에게는 그저 1001경기로 가는 길이었다. 주희정은 "사실 500경기 기록 때 누구도 1000경기를 뛸 수 있을 거라 말하지 않았다. 남들이 깨기 어려운 기록이라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주희정은 그야말로 KBL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주희정 다음으로 많이 뛴 선수는 이미 은퇴한 추승균 KCC 감독(738경기)과 서장훈(688경기)이다. 현역으로는 동부 김주성(666경기)가 주희정 다음이지만, 격차가 너무 크다.

주희정의 이름은 KBL 역사 곳곳에 새겨져있다. 22일까지 최다 어시스트(5342개), 최다 스틸(1495개), 국내 최다 트리플더블(8회) 모두 주희정이 1위다. 3점슛(1143개)은 2위, 리바운드(3408개)는 3위, 득점(8529점)은 5위다. 신인상과 MVP, 식스맨상을 모두 경험하기도 했다. 특히 2008-2009시즌에는 KT&G(현 KGC) 소속으로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에도 MVP를 수상했다. 주희정이 "1000경기보다 더 깨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는 또 다른 기록이다.

주희정의 역사. 프로 원년을 시작으로 2016-2017시즌까지 미디어 가이드북에 실린 주희정의 사진이다. (사진=삼성 제공)

 

누구보다 몸관리가 철저했다.

프로 원년부터 이날 KGC전까지 주희정의 소속팀은 총 1012경기를 치렀다. 주희정은 20년 동안 단 12경기만 빠졌다. 전 경기를 뛴 것만 13시즌. 가장 많이 쉰 것은 2003-2004시즌 4경기 결장이다.

이상민 감독도 "처음에는 슛이 없는 가드였다. 불과 몇 년후 슛도 갖췄다"면서 "연습을 많이 한 덕분이다. 늘 그렇게 부족하다 싶으면 연습으로 자기 것을 만든다. 그래서 대단하다. 꾀 부리는 것이 전혀 없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1000경기 출전의 고비도 있었다. SK 시절 김선형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고 식스맨으로 돌아선 뒤 "SK에서 선수 생활을 끝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상민 감독의 부름과 함께 삼성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고, 1000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까지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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