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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빚더미로 떼밀고 자기 곳간만 지키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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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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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낮춘 결과 가계부채는 폭증한 반면 재정정책의 소극적인 운용으로 정부 곳간은 넉넉해졌다. 정부 곳간을 지키기 위해 국민들이 빚더미로 떠밀린 셈이다.

경기대응 정책에는 정부지출을 늘리는 재정과 기준금리를 낮추는 통화정책이 있다.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저성정의 늪에 빠진 경기를 살리기 위해 한국은행은 지난 2012년 3.25%였던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1.25%로 2%포인트나 낮췄다. 금융위기 때보다 더 낮은 것이다.

저금리로 풍부해진 유동성은 자산시장을 자극해 부동산경기가 활황세를 보였고, 주택담보대출과 아파트 중도금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가계부채는 1300조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정부도 경기를 지원한다며 2013년과 2015년, 2016년 세 차례 추경을 편성하며 경기부양을 지원했다. 그러나 추경에도 불구하고 이 기간에 GDP에서 차지하는 정부지출 비중은 오히려 감소했다. 2012~2015년까지 GDP 대비 정부지출(총지출 및 순융자)은 평균 21.1%로 직전 4년(2008~2011년) 평균인 21.3%보다 0.2%포인트 낮다.

또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평균치(21.1%)와 같은 수준이다. GDP 대비 재정지출비중은 2006년 이후 21% 안팎에서 거의 변화가 없다. 정부가 중기재정건전성 목표에 따라 40% 이내에서 관리해왔기 때문이다. 추경을 편성하면 다음해 긴축 재정을 편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재정건전성을 관리해 온 것이다. 재정이 실제 경기부양을 위해 기여한 것이 별로 없다는 의미다.

덕분에 정부부채는 GDP의 40% 선을 유지하며 재정건선성 면에서 OECD국가 중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원론적으로 경기부양은 재정정책의 역할이고, 통화정책은 경기과열을 진정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경기가 부진할 때는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등 재정지출을 늘려서 경기를 지원하고, 경기가 과열돼 물가급등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기준금리를 올려서 수요과 공급을 억제한다.

그런데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중앙은행의 역할이 강화되면서 경기부양 정책에도 기준금리인하, 양적완화 등 통화정책이 적극 활용됐다. 금융위기를 극복하는데 재정을 소진한 미국을 비롯해 일본, EU등 기축통화국이 경기진작을 위해 전례 없는 완화적 통화정책에 나서면서 우리나라 등 나머지 국가들은 환율방어를 위해서도 기준금리를 내리는 통화정책에 적극성을 보였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재정정책의 여력이 있으면서도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통화정책에만 의존한 결과 국민이 빚을 내게해 성장률을 떠받쳐온 결과가 됐다.

KDI(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의 경우 3%의 경제성장률 중 1%가 건설투자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즉 경제성장률의 3분의 1을 부동산이 기여한 것이다. 이는 아파트 분양호조에 의한 것이고, 국민들이 빚을 내 집을 산 결과이기도 하다.

결국 경기부양을 위해 가계의 재무건전성을 희생하는 대신 정부의 재정은 여전히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또 다른 문제는 예산이 해야 할 역할을 통화에만 매달리다 보니 빈부격차를 더욱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세금을 거둬서 국회 심의를 통해 필요한 곳에 집행하는 재정은 부의 재분배와 정부 정책을 구현하는 기능이 있다.

반면 통화정책은 모든 경제주체에게 무차별적으로 적용된다. 금리인하의 경우 돈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만큼 부동산 보유자 등 자산가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세계적인 초저금리 속에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데는 이 같은 요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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